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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해병대에서 벌어진 신종 딥페이크 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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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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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소속 여군 부사관이 같은 사단 소속 후배 부사관으로부터 딥페이크 성(性)범죄 피해를 당했으나, 부대 측이 피해자 보호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간조선이 입수한 해병대 류모 중사의 공소장 및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류 중사는 2025년 5월부터 2026년 1월까지 해병대 간부숙소 내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초·중·고교 동창과 여교사, 미성년자, 여군 동료 등을 상대로 70회에 걸쳐 허위영상물 1000여건을 제작하고, 이를 X(엑스·옛 트위터) 등을 통해 71회에 걸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를 당한 사람은 총 24명으로 이 중 12명은 본인이 딥페이크 성범죄의 대상이 됐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신원미상의 피해자 6명에 대한 불법촬영물 소지 △16세 미성년자 피해자를 포함한 아동·청소년성착취물 등을 간부 숙소 내에서 전송받아 소지한 혐의가 함께 적용됐다.

선배 부사관 상대로 딥페이크 제작

24명의 피해자 중 한 명인 해병대 여군 부사관 A(25)씨는 류 중사의 선배 부사관이다. A씨는 지난 3월 24일경 경찰로부터 자신이 딥페이크 범죄 피해자로 분류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류 중사의 다른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압수한 그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여군 부사관 A씨 사진이 발견된 것. 사실 A씨는 류 중사와는 일면식조차 없었다. 류 중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신원미상의 군인 동료로부터 A씨를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합성물을 전달받았다. 이후 류 중사는 군 인트라넷에서 A씨의 신상을 검색해 A씨의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등을 가져다가 또 다른 합성물을 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경찰으로부터 건네받은 사진에는 A씨의 얼굴에 다른 여성의 나체가 합성돼, 신원 미상의 남성과 성관계를 하는 모습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돼 있었다. 일부 사진에는 A씨의 얼굴과 함께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실명 문구가 성적 모욕성 표현과 함께 합성돼 있었다. 류 중사가 합성물 제작에 활용한 A씨의 사진은 류 중사가 다른 피해자들을 포함해 제작한 딥페이크 합성물 1000여장과 뒤섞여 있어, 실제로 얼마나 활용됐는지는 현재로선 파악조차 되지 않는 상태다. 류 중사는 지난 7월 9일 1심 공판에서 징역 3년형에 교육 40시간, 취업제한 5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군 동료 사이에서 합성물이 유통된 일명 '겹지인('서로 공통으로 아는 지인'의 줄임말) 능욕 딥페이크' 범죄이자, 군 내 간부숙소에서 군 인트라넷을 활용해 합성물이 제작됐다는 점에서 신종 군범죄로 규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군 차원에서의 이런 신종 성범죄에 대한 피해자 보호조치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A씨는 지난 4월 중순 소속 부대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두 달가량의 청원휴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부대 측은 "성범죄 피해자임이 밝혀지지 않으려면 최대 한 달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왔다. 정신적 고통을 받던 A씨가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보직 조정 요청 역시 부대 측은 "현재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하지만 부대관리훈령에 따르면 성희롱·성폭력 사건 피해자는 처리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있는 자의 보직 조정, 전출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사건 처리 부대장은 긴급한 직무상 필요성 등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부할 수 없다. A씨가 요청한 직무에 A씨와는 관련 없는 일로 공석이 생기면서보직 조정 요청은 보름여 만에 받아들여졌다.

지난 7월 14일 기자와 만난 A씨는 "이 같은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A씨는 "병사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며 "군내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도 부대는 최대한 조용히 넘기려고만 한다. 피해자를 보호하기보다 사건을 축소하는 게 지휘관 본인의 커리어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해자 문제로 지휘 라인이 문책받는 걸 두려워하다 보니, 정작 피해자가 필요한 조치를 요구해도 여러 핑계로 미루기 일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사건 발생 전 다른 사유로 소속 변경을 신청해 다른 부대로 옮긴 상태였다. 하지만 겹지인 중 누군가가 자신의 딥페이크 성적합성물을 제작해 류 중사에게 건넸다는 사실, 그리고 그 인물이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A씨는 또 다른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확산하는 군내 '겹지인' 딥페이크 범죄

A씨와 같은 군내 딥페이크 성범죄는 나날이 확산하는 추세다.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2024년 9월 한 달간 여군 딥페이크 피해 신고는 7건 접수됐다. 앞서 같은 해 8월에는 현역 군인 인증을 거친 이용자 900여명이 참여한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여군의 얼굴 사진을 합성한 성착취물이 제작·공유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경찰은 이를 같은 군, 같은 부사관이라는 공통점을 매개로 서로 모르는 이들을 연결해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이른바 '겹지인 이용 딥페이크' 범죄로 설명했다. 실제로 피해자 A씨와 같은 부대 소속의 여군 동료 B 부사관 역시 해당 부대에 입대한 한 병사로부터 비슷한 피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A씨는 내년 7월 전역을 결심한 상태다. A씨는 "제작 의뢰자가 누구인지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불안감을 떠안은 채 남은 복무 기간을 버텨야 하는 게 현재 상황"이라며 "내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부대는 선제적으로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취재에 응했다"고 말했다. A씨는 "혹시 저 같은 피해를 겪고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적어도 어떤 권리가 있는지는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후략)


https://n.news.naver.com/article/053/000005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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