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이 부른 ‘친족특례’ 논란…“처벌 필요”vs“신중 접근”
친족 특례 조항은 가족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가족을 보호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데 이런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가능성’을 갖고 처벌을 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지난 1953년 형법 제정과 함께 만들어졌다. 해당 조항은 2005년 호주제 폐지로 ‘호주’ 표현이 빠지는 방식으로 한차례만 개정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는 친족 특례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는 형법의 ‘친족상도례’ 조항을 폐지했다. 친조상도례는 부모·자식 등 가까운 친족 사이에서 발생한 재산 범죄에 대해서는 형벌을 면제하는 제도인데, 국회는 지난 법개정에서 피해자가 고소할 경우 수사와 재판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당시 국회에서는 친족특례 조항도 개정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일단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장윤기 아버지 이전에도 조직폭력 사건이나 살인 사건 등 강력범죄에서 가족이 범인을 숨겨주는 등 수사를 방해했는데도 친족 특례로 처벌받지 않는 사례가 발생해 이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었다.
경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가족은 수사나 법을 잘 아는 현직 경찰 아버지였고, 리얼돌(사람 모양의 인형)을 버려준 건 법정 최저형이 (살인(징역 5년 이상)보다) 더 높은 강간 등 살인 혐의(사형 또는 무기징역)를 피하려던 목적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전략적인 증거인멸까지 가족이라는 이유로 처벌하지 않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유대관계도 가족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시대 상황을 반영해 친족 특례 조항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지난 2007년 ‘형법각칙 개정연구 보고서’에서 형법상 친족 특례 조항에 대해 “직계혈족, 배우자 또는 동거친족이라고 하더라도 가벌성에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개정된 민법과 변화된 가족관계를 고려한다면 모든 친족에 대해 임의적 감면하도록 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특례 조항을 남겨두되 가족 관계나 범행 등을 고려해 처벌 여부를 법원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취지다.
지난 2024년 헌법재판소는 친족상도례 조항 위헌 결정을 하면서 “친족 사이의 유대와 신뢰 관계는 절대불변의 것이 아니다. 심판 대상 조항은 피해자와 가해자 간 유대관계, 범죄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형을 면제하는 판결을 선고하도록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그동안 본성으로 인정됐던 행위가 친족 특례 조항 폐지로 한 순간에 범죄가 되는 것은 섣부르다며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형사 사건 경험이 많은 한 판사는 “친족특례를 그대로 두되 법원의 판단에 맡긴다고 하게 되면 결국 어느 선부터 증거인멸을 방어행위로 보호해주지 않고 처벌하겠다는 기준을 법원이 세워야 하는데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매우 정교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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