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가 임신중절 의약품(미프진)의 국내 도입 방안을 검토하라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반발하고 나섰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이 대통령이 전날(14일) 국무회의에서 임신중절 의약품을 도입하기 위한 실용적인 해법을 찾으라고 한 것을 두고 "최소한의 법·제도적 장치도 없이 임신중지를 의료진 재량에 맡기겠다는 것은 환자와 의료진을 위험에 빠트리는 무책임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임신중절 약물 도입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다. 다만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모자보건법' 등 관련 법 개정을 이유로 허가 심사를 보류하고 있다. 지난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으나 관련 법 개정은 7년째 제자리 상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각각 발의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원칙적으로는 임신중지 허용 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 안에 의사가 처방하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지금 (약물이) 필요한 여성들이 해외에서 약을 구매하고 있다. 정부가 책임을 피하고 국민만 위험에 빠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니 "대체 입법 전이라도 의사가 재량으로 해당 약물 처방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면서 관련 부처 협의를 주문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이 대통령 지시가 "의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직선제 산의는 "관련 입법 공백이 여전한 상황에서 명확한 법적 기준 없이 의사가 임의로 투약 주수를 판단해 처방했다가 발생할 의료사고나 법적 소송 위험에 대해 정부는 어떤 대책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외 직구 등 검증되지 않은 경로로 관련 약물이 유통되는 상황은 막아야 하나 "관리 없는 유통 허용 또한 위험"하다고 했다. 대통령 지시는 "약물이 안전하다고 하니 '일단 판매부터 허용하고 보자"는 땜질 처방"에 불과하다고 했다.
직선제 산의는 "안전한 시행은 의사 개인의 재량이 아니라 최소한의 표준 의료 기준을 법제화하는 데서 시작한다"면서 "약물적 임신중지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와 제도 틀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임신 주수와 적응증, 금기사항, 사전검사는 물론 사후관리와 응급 대응을 포함하는 국가 표준 진료지침 수립도 강조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역시 14일 성명에서 이 대통령 지시는 "초법적이고 편법적"이라고 규탄하고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의료 현장 우려를 외면하고 도입을 강행할 경우 "전면적인 거부 운동을 포함해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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