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벼락거지될까봐 남들따라 투자했다가 상투잡고 죽을때까지 빚만 갚은 화가
2,326 3
2026.07.15 19:53
2,326 3
<<< 화가 얀 판 호이엔(Jan van Goyen, 1596 ~ 1656)은 튤립 알뿌리 투기에 빠져 본업도 잊고 지내다가 거품이 꺼지자 천문학적인 빚을 떠안았는데 죽기 전에 갚긴 갚았다. 평생 거의 2,000점에 가까운 그림과 데생을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도 그는 네덜란드 미술사에서 가장 다작한 화가로 여겨진다. >>>



https://img.theqoo.net/HuLyIJ
호이엔의 1641년 작품 '폭풍우'. 하는 투자마다 실패하는 '마이너스의 손'이었던 탓에, 화가의 삶도 이 그림처럼 폭풍같았다.



https://img.theqoo.net/tnYTAL
같은 시대 화가 제라드 테르 보르흐가 그린 호이엔의 초상화.

성공 가도를 걷던 호이엔은 1636년 어느 날 이상한 얘기를 듣습니다. 얼마 전 동방에서 들어온 튤립이라는 꽃이 있는데, 이 꽃을 사면 누구든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겁니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튤립에 무슨 가치가 있다고….” 피식 비웃고 넘어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갑니다. 친척 누구는 튤립 거래로 떼돈을 벌어 은퇴했다고 하고, 옆 동네 누구는 튤립을 판 돈으로 집을 몇 채나 샀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수습생 녀석들도 튤립 얘기뿐. “지금 안 사면 바보”라나요. 호이엔은 ‘벼락 거지’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화가로 살아온 지 20년은 된 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캔버스와 씨름하는 고단하고 단조로운 생활. 큰 불만은 없었지만, 좀 더 여유 있게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해가 바뀐 1637년 1월 27일. 호이엔은 큰맘 먹고 지인에게 튤립 뿌리 9개를 수천만 원에 샀습니다. 처음엔 불안했지만, 다음 날 아침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하는 가격에 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가즈아~!” 그는 일주일 뒤인 2월 4일 1억원어치 튤립 뿌리를 ‘추가 매수’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날인 2월 3일, 튤립 거래의 중심지였던 하를렘에서는 이미 시세 폭락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상투를 잡은 겁니다. 값비싼 투자 상품이었던 튤립은 한순간에 그저 흙 묻은 풀때기로 변해버렸습니다. 이게 바로 인류 역사상 최초의 거품 경제 현상인 ‘튤립 파동’입니다.


https://img.theqoo.net/JhhlTQ
'위트레흐트 근처의 펠쿠스 게이트'(1646). 다소 칙칙해 보일 수도 있지만, 안개 낀 네덜란드 특유의 축축한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낸 걸작이라는 게 유럽 사람들 얘기다.



https://img.theqoo.net/QpgSBM
당시 튤립 가격 그래프.


https://img.theqoo.net/ndjkgl
얀 반 호이엔의 '폭풍'(1637). 투자가 크게 실패한 해에 그린 그림이다. 그림 오른쪽 아래에 있는 농부 한 명이 검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화가의 속도 이렇게 까맣게 타들어가지 않았을까. 미묘하고 부드러운 색감 표현이 특징이다.



잘 하는 걸 하자. 확실히 호이엔은 그림에서만큼은 천재적인 수완을 발휘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투자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던 1656년, 그의 빚은 18억원에 달했습니다. 다행히도 이 빚은 그가 남긴 재산으로 다 갚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사들인 집 6채는 총 15억6700만원에 팔렸고, 남긴 그림들과 물건이 2억4150만원에 팔렸거든요.


- 호이엔이 평생 남긴 그림은 확실히 기록된 것만 해도 1200점. 실제로는 약 2천점에 달할 것으로 추정 -



이렇게 열심히 그린 덕분에 이자를 내고 ‘적자 인생’을 면할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호이엔의 그림은 그가 죽은 뒤 금세 유행에 뒤처진 작품이 됐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습니다. 시장에 그림이 너무 많이 풀린 탓에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하찮게 여기기 시작했거든요. 호이엔이 재평가된 건, 작품 하나하나의 완성도보다 독창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20세기에 들어선 뒤였습니다.


...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www.hankyung.com/amp/202302249590i

에서 발췌 후 일부 덧붙임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테일러라이프X더쿠💛 해외에서 먼저 뜬 그 성분✨ ‘무쿠무쿠 브이’ 체험단 50인 모집 106 00:05 16,968
공지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시크릿모드 사용자들 필독 (사용안함 옵션 추가)📢 07.13 42,39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316,61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728,79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613,32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200,88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0 21.08.23 8,652,58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20.09.29 7,555,90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9 20.05.17 8,776,65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660,66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672,244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16231 이슈 리얼한 호프 후기 22:57 256
3116230 정보 일본 음원 스트리밍 & 다운로드 랭킹 (7월 둘째주) 22:56 47
3116229 이슈 인생 성공한 문희준 1 22:56 409
3116228 이슈 흑인이 왕홍 메이크업을 받으러 가면 7 22:53 892
3116227 유머 정일영 교수 남학생이 사진 찍자하면 안 찍어준대 25 22:53 1,576
3116226 이슈 17년 전 어제 발매된_ "Super Magic" 22:49 126
3116225 기사/뉴스 "약 30알 꿀꺽하니 환각 보이네"…10대 여학생의 놀이가 된 'OD' 2 22:49 1,093
3116224 정보 요즘 트위터 오타쿠들한테 화제되고 있는 트윗..........twt (일반인인 내가 가수가 되... 심심하고 할 거 없는 덬들한테 강력 추천) 3 22:49 641
3116223 이슈 무대인사에서 투슬리스 모자 써주는 나홍진 감독 24 22:49 1,152
3116222 유머 덕후끼리 덕질해야 하는 이유 3 22:48 460
3116221 기사/뉴스 부동산 일타강사 나선 오세훈 "부동산에 여야 없다" 23 22:47 573
3116220 이슈 ‘돼’와 ‘되’를 헷갈리지 않는다는 NCT 천러.jpg 5 22:46 735
3116219 기사/뉴스 '식민지배 상징' 日신사에…"좋은 역사교사 되게 해달라" 한글 소원 논란 5 22:46 451
3116218 이슈 펜디 행사 고현정 4 22:46 1,310
3116217 기사/뉴스 전도유망 수원 성골유스 골키퍼 데뷔전이 스트라이커 출전! 이경준에 큰 상처를...이정효 감독 최악의 선택, 역대급 충격패 악몽으로 22:45 146
3116216 이슈 삼성은 지구상에서 가장 이상한 회사야 17 22:44 2,639
3116215 유머 나고없들을 위한 고양이 가챠 1 22:44 407
3116214 이슈 폐닭을 농장에 풀어놓은 이유 1 22:44 351
3116213 이슈 데자부 그 자체인 오늘자 쇼챔피언 리센느 무대 3 22:44 386
3116212 유머 비오는 날 윗집 할머니에게 온 전화 7 22:43 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