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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리뷰] '호프', 소문난 잔치에 잘 차린 진수성찬⋯제대로 돈값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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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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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 10년 만 신작 '호프', 7월 15일 개봉


황정민·조인성이 완성한, 세상 가장 강렬한 추격전⋯액션 신세계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소문난 잔치에 입이 떡 벌어지는 진수성찬이 잘 차려졌다. 이제 그걸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어떤 말도 필요 없다. 무조건 극장에 가서 보고 판단해야 하는 영화다. 어떤 이유에서든, 제대로 돈값 하는 영화 '호프'다.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황정민과 조인성, 정호연, 음문석 등이 출연했고,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이 외계인을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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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무언가에게 습격당한 소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는 범석과 성기(조인성 분)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범석은 마을에 발생한 참담한 상황에 당황하고,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성애(정호연 분)와 노인들뿐인 마을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놈을 쫓아 산으로 향했던 청년들과 성기는 되려 놈들의 사냥감이 되어 버린다. 무지가 빚어낸 불행의 씨앗은 입장의 차이를 거쳐 온 우주의 비극이 되고야 만다.



무시무시한 크기와 압도적인 힘으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은 의문의 생물체가 등장하기까지, 러닝타임 156분 중 초반 1시간 가까운 시간은 황정민의 원맨쇼라고 해도 될 정도다.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차와 건물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이 존재를 공포와 불안감을 가진 채 끝까지 추격한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황정민에게 이입해, 황정민의 시선으로 이 존재를 따라가게 된다. 꽤 긴 시간임에도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마치 내가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리얼함과 타격감,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빠져드는 몰입감 때문이다.



외계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후반은 성기 역의 조인성이 책임진다. 황정민과 정호연이 자비 없는 총기 액션으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면, 조인성은 뛰고 구르는 것은 기본이고, 눈으로 보고도 안 믿기는 승마 액션으로 놀라움을 자아낸다. 아무리 높이 올라갔다가 떨어져도 끈질긴 생존력으로 불사신처럼 살아나는 조인성이 안쓰러울 정도. 특히 극 후반 한 발로 말을 타고 아스팔트 도로를 내달리는 시퀀스는 '웃픔'을 유발하는 '호프'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그 어떤 액션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승마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 조인성의 '피땀눈물'에 감탄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이와 동시에 이 모든 액션을 CG 도움 하나 없이 감행한 나홍진 감독의 무서운 독기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외계인의 비주얼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속도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낮에 등장한 외계인이라는 점도 신선하다. '추적자', '황해', '곡성' 등 전작에서 느껴지던 나홍진 감독 특유의 눅눅함이나 묘한 찝찝함이 덜하고, 중간중간 픽 웃게 되는 개그 코드가 있다 보니 전체적으로 유쾌한 분위기가 난다. 또 인간과 외계인의 대립이라는 명확한 노선은 극에 쉽게 접근하고 몰입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여겨진다.


물론 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객이라면, 그 어떤 단서도 주지 않고 쭉 일직선으로 내달리기만 하는 이야기에 물음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인간과 외계인의 각기 다른 관점, 인간과 외계인 사이에 생긴 오해로 인해 벌어진 비극을 인지하게 되는 순간, 이 극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결말 또한 나홍진 감독의 의도는 분명히 있지만, 관객 각자마다 받아들이고 상상하는 바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어 더 흥미롭다.



황정민과 조인성은 이름값 그 이상의 열연으로 극을 가득 채운다. 황정민이라 가능했던 범석이고, 조인성이라 대단했던 성기다. 두 사람이 아닌 캐스팅을 상상할 수 없는, 대체불가 배우들이다. 특히 놀라운 건 조인성의 거친 매력의 새 얼굴이다. 훌륭한 액션 못지않게, 비주얼과 감정표현 등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든 조인성의 연기 변신이 놀랍다. 외계인을 만났을 때의 공포감을 표정과 눈, 목에 돋은 소름으로 실감 나게 표현했으며, 악에 받쳐 강하게 소리를 내지르는 절박함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호프'로 처음 영화에 도전한 정호연은 카체이싱과 총기 액션을 무난히 소화하는 것은 물론 인간미가 돋보이는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연기하며 황정민과 맛깔스러운 호흡을 완성했다.



이처럼 나홍진 감독의 역작이자, 모든 것을 다 갈아 넣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 '호프'는 극장에서 꼭 봐야 할 이유가 차고 넘친다. 스크린에서만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네마틱한 체험과 스펙터클한 재미가 가득하다. 영화가 끝난 후 등장하는 쿠키 영상도 놓치면 아쉬운 지점. 올해 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호프'가 영화계의 진정한 '호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http://m.joynews24.com/v/1985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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