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모든 농촌이 자본의 시나리오대로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치밀한 전술과 끈끈한 연대로 난개발과 싸운 두 명의 이장이 있다. 충북 괴산군 사리면 대기마을 김용자 이장과 경북 고령군 우곡면 포2리 곽상수 이장이다.
지자체와 민간 기업이 지역의 운명을 좌우할 협약을 맺었는데도, 그 내용은 협약 당사자가 아닌 주민에게는 원천적으로 닫혀 있는 것이다.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토지 사용 동의 단계였다. 사업 부지의 40%를 차지하는 특정 문중의 임원진이 이미 찬성 쪽으로 기울어 도장을 찍기 직전이었다. 업체가 토지 소유자의 동의를 받으면 인허가 절차가 급물살을 타게 된다. 김 이장은 즉시 문중 내 반대파를 설득해 임원진을 교체하는 초강수로 이를 막아냈다.
"거기서 도장 찍었으면 끝났어요. 인허가가 통과되고 나면 군수가 바뀌어도 소용없을 수 있었어요." (김용자 이장)
이후 주민들은 2021년 6월부터 248일간 산업단지를 추진한 군수를 비판하며 매일 군청 앞 1인 시위를 벌였다.
"매일 아침 농민들이 양쪽에 서서 출근하는 군수를 향해 시위를 했죠. 동네가 좁으니까 몇 표를 모으면 낙선시킬 수 있는지 표 계산이 가능했고요. 승산이 있다고 봤습니다." (김용자 이장)
결국 산업단지를 강행한 현직 군수는 낙선하고 전면 재검토를 약속한 새 군수가 당선되며 메가폴리스 산단은 완전히 백지화됐다. 주민들이 승리한 것이다. 승리의 경험으로 자신감을 얻은 사리면 주민들은 현재 축사와 폐공장 등 악취 시설을 정비하고 마을 주민들을 위한 생활 복지 인프라를 개선하는 농촌공간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522425
큰일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