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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 대신 공감”…아이오아이·한로로가 보여준 ‘스토리’의 가치 [D:가요 뷰]

무명의 더쿠 | 11:36 | 조회 수 293


[데일리안 = 박정선 기자] 기획사의 대규모 프로모션과 대세 그룹들의 신곡이 음원 차트 상위권을 견고하게 장악한 상황에서도, 아티스트가 축적해 온 시간과 스토리가 리스너들의 정서를 자극하며 이례적인 성적을 거두는 현상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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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일회성 유행가로 소비하기보다 아티스트의 배경에 깊이 공감하고 연대하는 움직임이 차트 흐름에 두드러진 영향을 준 까닭이다. 청각적 자극이나 시각적 마케팅이 지배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대중이 정서적 유대를 기반으로 움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써클차트가 발표한 6월 디지털 종합 순위에 따르면, 차트 최상위권은 케이팝 트렌드를 선도하는 사운드로 촘촘하게 채워져 있다. 2위를 기록한 코르티스의 ‘레드레드’(REDRED), 3위 에스파의 ‘레모네이드’(LEMONADE), 4위 아일릿의 ‘잇츠 미’(It's Me) 등 탄탄한 글로벌 팬덤과 자본력을 앞세운 팀들이 상위권을 견고히 장악했다.

이 쟁쟁한 틈바구니에서 10년 만에 재결합한 아이오아이(I.O.I)의 ‘갑자기’가 종합 1위를 거머쥔 사건은 가요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시절부터 멤버들의 발자취를 지켜봐 온 리스너들이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아티스트의 발매 소식에 자발적인 스트리밍으로 화답한 것이다. 이는 아티스트가 지닌 유무형의 역사적 자산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함을 증명한 셈이다.

차트의 허리 라인인 중위권에서도 트렌디한 아이돌 음악과 웰메이드 감성 음악이 팽팽한 공존을 이루며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6위 리센느 ‘러브 어택’(LOVE ATTACK), 8위 최예나 ‘캐치 캐치’, 9위 하츠투하츠 ‘루드!’(RUDE!) 등 세련된 감각과 활발한 프로모션을 반영한 곡들이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는 와중에, 5위 악뮤(AKMU)의 ‘소문의 낙원’과 싱어송라이터 한로로의 돌풍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냈다. 특히 한로로는 별도의 대형 기획사 지원이나 공격적인 방송 활동 없이 ‘사랑하게 될 거야’(7위)와 ‘0+0’(10위) 두 곡을 동시에 톱10에 올렸다.

이러한 ‘스토리’ ‘서사’ 중심 곡들의 선전은 짧은 중독성만을 노린 숏폼 최적화 음악에 피로감을 느낀 대중이 가사와 멜로디의 내러티브에 집중하기 시작한 결과로 풀이된다. 15초 내외의 강렬한 훅을 강조하는 음악들이 시장에 쏟아지는 상황에서, 역으로 리스너들은 내면을 깊게 울리는 서정성으로 발길을 옮겼다는 점에서 음악 고유의 메시지가 지닌 자생력과 대중적 유대감의 가치가 더욱 돋보인다.

트렌드를 빠르게 좇는 제작 방식 외에도, 아티스트와 대중이 오랜 시간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서사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가 향후 음악 시장의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써클차트 김진우 데이터저널리스트는 “10년 만에 재결합한 아이오아이의 ‘갑자기’가 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은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며 “이는 단순한 음악적 소비를 넘어 시대를 공유했던 대중과 팬들의 향수와 이들의 데뷔 단계부터 성장을 지켜본 서사가 결합했을 때 음원 차트에서 어떤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했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19/0003111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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