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을 앞두고 진행하는 공개 토론회의 패널 상당수가 그간 보유세 강화를 주장해온 인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적정 보유세’ 수준 등을 논의할 자리임을 고려할 때 토론회가 보유세 인상을 전제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하지만, 이른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 토론회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13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오는 1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여는 부동산세제 관련 토론회엔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나선다. 강 교수는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높여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해온 인물이다. 종부세의 경우 100% 지방으로 교부된다.
이어지는 50분간의 패널 토론엔 △진창하 한국주택학회장(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남기업 ‘토지+자유 연구소’ 소장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가 참여한다.
학계와 연구단체, 금융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들로 꾸렸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보유세 강화와 실거주 중심의 과세체계 개편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대표적으로 남기업 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2017년 대선후보 시절 공약인 ‘국토보유세’를 구상한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 이광수 대표도 투기수요 억제를 위한 보유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꾸준히 피력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심충진 교수는 양도소득세·종부세 공제기준을 ‘보유’에서 ‘거주기간’으로 바꿔야 한단 입장을 밝혀왔고, 중도성향인 함영진 랩장 역시 거래세 성격인 양도소득세는 낮추되 보유세 실효세율을 올려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 때문에 토론회가 정부의 세제 개편 방향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절차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세제개편안 발표 열흘 앞두고 보유세 강화에 우호적인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토론회를 여는 만큼 결론이 사실상 정해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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