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 없는 환자 입원 제한 관행…의료법 위반 여부 쟁점
법조계 "환자 치료받을 권리 강화 추세, 향후 판단 변수"
의협 "법보다 환자 안전 우선…상태 따라 개별 판단해야"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간병인이 없어 요양병원에 입원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공동간병 시스템을 갖춘 일부 요양병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요양병원이 환자 안전 등을 이유로 간병인이 없는 환자의 입원을 제한하면서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실제 요양병원 현장에서는 간병인이 없는 환자의 입원을 사실상 제한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는 ‘현재 병실이 없어 자리가 나면 연락드리겠다’거나 ‘대기 환자가 많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요양병원의 이같은 대응은 의료법상 ‘진료거부’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의료법 제15조는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환자가 간병인을 구하지 못한 사정이 과연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병원들은 간병은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간병은 식사·배설·이동·위생 관리 등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행위로 분류된다. 정부가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일부 요양병원에 한정된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간병인을 구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환자의 일상생활 지원까지 병원이 책임지게 되면 다른 환자 진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원계약의 법적 성격도 핵심 쟁점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입원을 허용하지 않는 것을 의료법상 진료거부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입원이 병원과 환자 간 계약이라고 본다면 계약이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반대로 입원 거부 자체를 진료거부로 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현행 법령만으로는 간병인 부재를 이유로 한 입원 거부의 적법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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