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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스마트폰 바꾸려다 '기겁'…"안 산다" 버티기에 폭탄 전망 [홍민성의 테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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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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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스토리 전해주는 남자' ②

 

"하반기부터 메모리값 떨어진다"
시장조사업체들 입 모으는 이유

 


"인공지능(AI)은 빅테크가 하는데, 왜 돈은 내가 더 내야 하지?" 요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가격표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들 겁니다. AI 산업혁명으로 D램과 낸드 가격이 뛰면서 전자제품 가격까지 밀어올렸는데요. 이제는 소비자들이 먼저 한계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비싸진 부품값을 완제품 가격에 계속 얹다 보면, 결국 소비자가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이 올 하반기부터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내려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전히 오릅니다. 다만 2분기처럼 한 분기 만에 50~60%씩 폭발적으로 뛰던 속도가 3분기부터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입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은 전 분기보다 13~18%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2분기 상승률이 58~63%였던 점을 감안하면 인상 폭이 크게 낮아지는 셈입니다. 낸드도 비슷합니다. 2분기에는 55~60% 뛰었지만, 3분기 상승률은 10~15%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왜 갑자기 속도가 느려진다는 걸까요. 공급이 넉넉해져서가 아닙니다. AI 서버 수요는 여전히 강하고, 메모리 공급도 빠듯합니다. 그런데 PC와 스마트폰 같은 소비자용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이 더 이상 높은 부품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이런 이유뿐만 아니라, 장기공급계약(LTA) 확산도 핵심 요인으로 함께 꼽힙니다.

 

트렌드포스는 "소비자 수용 한계치에 도달한 탓에 수요 성장세는 둔화할 것"이라고 했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 원가 상승이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제품 수요가 다소 줄어들고 있고, 장기 계약 체결로 인해 가격 고정 효과가 발생하면서 하반기부터 시장 상승세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봤습니다.


AI가 쏘아 올린 메모리값


이번 '칩플레이션'을 촉발시킨 곳은 AI 데이터센터입니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돌리려면 막대한 양의 메모리가 필요합니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만 있어선 안 됩니다. 그 옆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낸드 저장장치가 줄줄이 붙습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같은 빅테크가 AI 인프라에 돈을 쏟아부을수록 메모리 수요가 같이 폭증하는 구조입니다.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히 돈이 되는 곳에 물량을 먼저 보냅니다. 스마트폰이나 보급형 노트북에 들어가는 범용 메모리보다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의 수익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소비자용 D램과 낸드 공급은 더 빠듯해지고, 제조사들은 같은 부품을 더 비싼 값에 사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게 내 스마트폰값과 무슨 상관이냐고요. 원가를 뜯어보면 답이 나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800달러급(약 120만원)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D램·낸드 비용은 지난해 1분기 약 63달러에서 올해 2분기 291달러까지 뛰었습니다. 1년 남짓 만에 4.6배가 된 겁니다. 제조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14% 수준에서 40%까지 불어났습니다.

 

카메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만으로도 원가 부담이 큰 제조사들의 선택지는 뻔합니다. 가격을 올리거나, 저장용량을 줄이거나, 출시 물량을 줄이는 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돈을 내고도 예전보다 낮은 사양을 사야 하거나, 원하는 저장용량을 고르려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비싸면 안 산다" 반격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이미 출시된 갤럭시Z폴드7·플립7의 512기가바이트(GB) 모델 출고가를 각각 9만4600원, 폴드7 1테라바이트(TB) 모델은 19만3600원 올렸습니다. 출시 1년도 안 된 제품 가격을 올린 건 2022년 갤럭시탭S8 이후 약 4년 만입니다. 애플도 지난달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모델에 따라 100~300달러 인상했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메모리 공급난을 "100년 만의 홍수"라고 표현했습니다. 안정적인 공급망으로 버티던 애플마저 백기를 든 셈입니다.

 

그동안 전자업계는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가격 인상을 버텨왔습니다. 접는 스마트폰, AI PC, 초고성능 태블릿처럼 '비싸도 살 사람은 산다'는 제품군을 키운 겁니다. 그런데 이 전략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폴더블폰 고용량 모델은 이미 300만원을 훌쩍 넘어서 400만원대도 거론되고, 노트북 가격도 매년 뜁니다. 최근 가격이 오른 애플 맥북 프로 최고 사양 제품은 1699만원에 달하죠. 이러면 소비자들은 교체 주기를 늘립니다. 지금 쓰는 제품이 고장 나지 않았다면 굳이 바꾸지 않는 식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전망에도 이 분위기가 반영돼 있습니다. 가트너는 올해 말까지 D램과 SSD 가격이 합산 기준 130% 오르고, 그 여파로 PC 가격은 17%, 스마트폰 가격은 13%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 결과 올해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보다 10.4%, 스마트폰 출하량은 8.4% 줄어들 것이란 전망입니다. 트렌드포스도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이 올해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상황이 더 나빠지면 감소 폭이 15%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습니다. IDC는 메모리 부족이 이어지면서 올해 전 세계 PC 출하량이 1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불과 몇 달 전 전망치(2.4% 감소)에서 크게 낮춘 수치입니다.

 

특히 저가형 제품이 더 큰 압박을 받습니다. 고가 노트북은 가격을 올려도 일정 수요가 남지만, 보급형 제품은 몇만 원만 올라가도 소비자가 바로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마진이 얇은 저가 모델을 계속 팔 이유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란짓 아트왈 가트너 시니어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비용 증가에 따른 부담을 제조사가 자체 흡수하기 어려워지면서 수익성이 낮은 보급형 노트북의 사업성이 약화될 것"이라며 "결국 500달러 미만의 보급형 PC 시장은 2028년까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이번 하반기 전망이 흥미롭습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 둔화는 소비자에게 당장 '가격 인하'로 돌아오는 뉴스는 아닙니다. 오히려 전자제품 가격은 한동안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중요한 건 방향이 아니라 속도입니다. 빅테크의 AI 투자 열풍이 밀어 올린 칩플레이션이 소비자 저항이라는 벽을 만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생략

 

전자업계 관계자는 "AI가 만든 비용을 소비자가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메모리 회사는 여전히 돈을 벌고, 빅테크는 AI 서버를 계속 늘리겠지만,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사는 사람들의 인내심은 무한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5308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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