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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경찰, 장윤기 첫 수사 때 휴대폰 통화내역 1년치 조회도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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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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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을 처음 수사한 경찰이 살인범 장윤기(23·구속)의 1년 치 휴대전화 통신 내역조차 조회하지 않은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이런 사실은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의 보완수사로 드러났다. 한 현직 검사는 “형사 사건에서 피의자의 통신 내역을 조회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경찰이 처음부터 사건을 엉성하게 수사한 것”이라고 했다.

경찰로부터 장윤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장의 휴대전화 통신 내역은 물론, 장의 3년 치 금융 거래 내역, 범행 현장 인근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보해 분석했다. 그 결과 장을 단순 살인이 아닌 강간 등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현직 경찰관인 장의 아버지(55)가 아들 사건 수사팀장 등과 수십 차례 통화하고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정성호 법무장관은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경찰 단계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검찰에서 보완한 사항이 11개나 된다”고 했다. 경찰 수사가 허점 투성이였다는 뜻이다.

그래픽=김성규

그래픽=김성규


전남광주 광산경찰서는 사건 발생 9일 만인 5월 14일 장에게 단순 살인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광주지검에 송치했다. 그런데 검찰은 장을 4차례 불러 조사하고, 그의 원룸과 SUV 차량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해 경찰이 확보하지 못했던 차량 블랙박스 SD카드(저장장치)를 찾아냈다. 차량 트렁크 속 공구함 안에 숨겨져 있었다고 한다. 이 SD카드에는 장의 지인이 장에게 “형이 평소 말한 대로 살았다면 (당신은) 이미 성범죄자다”라고 말하는 내용이 녹음돼 있었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장이 여고생을 살해하기 전 성폭행을 시도하려고 한 사실을 밝혀냈다.

앞서 경찰은 이 차량을 압수수색 했지만, SD카드는 못 찾았고 케이블타이는 보고도 확보하지 않고 돌려줬다. 차량 핸들에서 혈흔도 발견됐지만 방치했다. 이 때문에 수사팀장 박모 경감이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됐다.

통신·계좌 내역·인근 차량 블랙박스 분석


특히 검찰은 장의 휴대전화 통신내역 1년 치를 확보해 분석했다. 그의 주변 인물이 누구인지, 범행 전후 동선은 어땠고 누구와 연락했는지, 공범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한 것이다. 강력 사건 전문 변호사는 “통신내역은 범행의 동기와 배경,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수사의 첫 단계나 마찬가지”라면서 “아무리 범인을 검거했더라도 통신내역부터 확인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장의 3년 치 금융 계좌 거래 내역과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장이 리얼돌(성인용 인형) 등 평소 성인 용품을 얼마나 자주 구매했는지를 확인했다. 장의 범행에 성적(性的) 동기가 있었는지, 범행 도구 등을 구매한 기록이 있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한 과정이었다. 당초 경찰은 장의 원룸에서 가슴 부위 등이 훼손된 리얼돌 2개를 발견하고도, 장 외에 다른 사람의 지문이나 DNA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압수하지 않았다. 결국 장의 아버지는 이 리얼돌을 여러 조각으로 부숴 폐기했다. 검찰은 이날 장의 아버지를 불러 조사했다.

이에 대해 광주경찰청은 “통신기록은 1개월치, 금융계좌는 3개월치 분석을 했다”며 “통상 1년치는 법원에서 영장을 잘 내주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단순 살인 규명에 필요한 분석만 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통 1년치 분석을 해야 범행의 동기와 공범 여부, 여죄 가능성 등을 두루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법원 영장은 필요성만 잘 설명하면 발부된다”며 “검찰은 기본 1년치 내역을 확보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찰이 압수한 다른 증거 자료도 다시 분석했다. 경찰이 확보한 범행 현장 인근 화물차량의 블랙박스와 도로 방범카메라 영상이 있었는데, 화질이 나빠 식별이 어려웠다. 이에 검찰은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 협조를 받아 블랙박스 영상을 확대하고 화질을 개선했다. 그 결과 장의 차량 조수석 뒷문이 열려 있는 모습, 장이 피해자를 강제로 차량에 태우려고 한 모습 등을 확인했다. 장이 주장하던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피해자가 저항하자 살해한 구체적 정황을 밝혀낸 것이다.

검찰은 장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도 다시 했다. 장과 자주 연락하던 고교 동창 3명을 찾아내 직접 조사했다. 검찰은 또 피해 여고생을 부검한 의사를 면담하고, 심리 분석 등을 통해 “자살을 결심했다가 피해자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장의 진술이 신빙성이 낮다고 결론 내렸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86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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