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금 79만좌↓투자자예탁금 21조↑
자산 형성 노력에도 투자 위험 확대
#1. "예금 이자로 내 집 마련? 꿈도 못 꾸죠. 적금 깨서 삼성전자랑 SK하이닉스를 샀습니다."
직장인 이모(31)씨는 올해 초 만기가 남아 있던 적금을 해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서다. 인공지능(AI) 열풍과 반도체 랠리가 이어지면서 두 종목에 자금을 집중한 것이다. 최근 주가가 급등하며 수익이 늘자 추가 매수를 위해 신용대출까지 받았다.
이씨는 "월급을 꼬박 모아도 집값 오르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며 "예·적금만으로는 자산을 불리기 어렵다고 판단해 주식 비중을 늘렸다"고 말했다.
#2. "다들 삼성전자 사길래 저도 샀어요."
사회초년생 박모(27)씨는 월급이 들어오면 일정 금액을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한다. 처음에는 적금으로 돈을 모았지만 자산 형성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느껴 투자로 눈을 돌렸다. 지금은 출근 전과 점심시간마다 주가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박씨는 "주변 친구들끼리도 적금보다 주식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며 "삼성전자는 가장 익숙한 종목이라 자연스럽게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
2030세대 자금이 예·적금을 떠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쏠리고 있다.
정부는 청년 자산 형성과 증시 활성화를 위해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있지만, 시장이 흔들릴 경우 손실 부담은 결국 개인이 떠안아야 하는 형국이다.
1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정기예금 계좌 수는 2241만1000좌로 전반기보다 74만3000좌 감소했다.
정기적금 계좌 수도 같은 기간 79만2000좌 줄어든 1679만4000좌를 기록했다.
반년 만에 예·적금 계좌가 153만5000좌 감소한 셈이다.
반면 증시 대기자금은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투자자예탁금은 연초 89조5211억원에서 지난 8일 110조8744억원으로 21조3533억원(23.8%) 증가했다.

실제 신규 투자자 유입도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증권사 3곳(하나·KB·NH투자증권)의 신규 계좌 개설 현황을 보면 신규 계좌 10개 중 4개 이상은 20·30대가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9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은행 예·적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빚내서 투자(빚투)'도 확산하고 있다.
같은 기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7조4207억원에서 37조1999억원으로 9조7792억원(35.7%) 늘었다.
지난해 7월 8일 20조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17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2030세대의 자산 형성 환경 악화가 꼽힌다.
저축만으로는 주택 구입이나 자산 증식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금·이자·보험료 등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비소비지출)도 커지고 있다.
생략
증권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는 저축만으로 자산을 늘리기 어려운 현실이 있지만 대출을 활용한 투자는 하락장에서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은 투자 기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단기 수익에 집중하기보다 꾸준한 적립식 투자와 분산투자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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