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늦어도 달아난다”… 검찰청 폐지 앞두고 마약류 ‘통제배달’ 비상
세관서 적발한 마약류, 실제 배송처럼 꾸며 수거책 검거
중수청이 맡으면 영장 절차 길어져 수사 지체 우려
“배송 하루만 늦어도 수거책 잠적”… 수사 차질 가능성
(중략)
검찰청 폐지 후 ‘통제배달’ 권한 공백 우려
문제는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면 통제배달 수사가 지금보다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은 검사를 세관에 마약류 의심 물품 반출을 요청할 수 있는 주체로 규정하고 있다. 검찰과 관세청은 업무협약(MOU)을 통해 밀수 가액 500만원 이상의 중대 마약류 사건은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세관 적발, 검찰의 신속한 영장 청구, 통제배달 수사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검찰청 폐지로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지휘권이 사라지면, 검찰은 마약 밀수 수사에서 손을 떼게 된다. 이후에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관세청 특별사법경찰관이 수사를 맡게 되지만, 두 기관의 수사 권한은 다르다. 중수청 수사관은 마약류 범죄 중 밀수와 유통 범죄를 모두 수사할 수 있지만, 관세청 특사경은 밀수 범죄에 한해 수사권을 갖는다.
지금은 세관 적발, 검찰 영장 청구, 통제배달 수사가 한 흐름으로 이어지지만, 검찰청 폐지 이후에는 ‘마약류를 확보한 기관’과 ‘유통망을 추적할 기관’이 갈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가령 중수청이 통제배달 수사를 위해 관세청이 확보한 마약류를 넘겨받아 유통망 수사에 활용하려면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이 필요할 수 있다. 관세청은 밀수 범죄 수사를 전제로 마약류를 확보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중수청 수사관이 영장을 신청하고, 공소청 검사가 기록을 검토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이후 법원의 영장 심사와 발부 절차까지 거치면 수사가 지체될 수밖에 없다.
“배송 지연 눈치채면 바로 잠적”… 제도 보완 시급
통제배달 수사에서 배송 지연은 치명적이다. 배송이 늦어지거나 수사기관의 움직임이 드러나면 수거책이 이를 눈치채고 잠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해외 마약 조직이 우편물에 에어태그 같은 위치 추적기를 넣어 배송 경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며 “우편물 배송이 하루만 늦어져도 수거책이 수사기관의 움직임을 의심하고 달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검찰청 폐지까지 3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부장검사 출신으로 통제배달 수사 경험이 있는 이성일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의 직접 수사 권한뿐 아니라 특사경에 대한 지휘권이 없어지면 통제배달 수사를 개시하는 마약거래방지법상 검사의 반입 요청권도 개정해야 한다”며 “관세청 내 특사경의 장에게 반입 요청권을 부여해 통제배달 수사의 책임과 권한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약청’과 같은 별도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마약 사범이 급증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미국 마약청(DEA)이나 태국 마약청(ONCB)처럼 마약류 유통·밀수 첩보 수집과 수사를 전담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여러 차례 마약청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1174740?sid=102
조선비즈 김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