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 사건을 수사한 팀장이 검찰의 추가 수사를 방해한 정황이 잇따라 드러났습니다.
KBS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은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이었던 박 모 경감이 '검찰에 장윤기 SUV 차량 수색 영상을 보내라'는 형사과장 지시에도 불응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지난 1일 장윤기의 부친 장 모 경감이 장윤기의 리얼돌(사람 모양 인형)을 폐기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바로 다음날인 2일 A 형사과장은 박 경감에게 검찰에 '차량 수색 영상' 등 누락된 증거를 보내라고 지시했습니다.
앞서 장 경감은 박 경감과의 통화 직후 장윤기 자취방에 찾아가 리얼돌을 폐기했는데, 광산서 수사팀이 자취방 주소와 출입 비밀번호를 알려줘 일반살인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강간살인죄의 핵심 증거가 될 물증이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이같은 증거인멸 관련 보도가 나오자, A 과장은 박 경감에게 "검찰에 안 보낸 것이 있으면 보내라"는 지시를 내린 겁니다.
그러나 박 경감은 해당 증거를 보내기 위한 전자결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박 경감이 증거 송부를 거부한 이후, 되레 차량 수색 영상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국수본 특별수사팀은 장 경감의 수사팀원인 B 순경으로부터 "박 팀장이 차량 수색 영상을 삭제하라고 지시해 컴퓨터 바탕화면에 있던 영상을 지웠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B 순경은 조사에서 "압수수색 당시 케이블 타이가 나오자 수사팀장이 '그냥 두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당초 알려진 혐의보다도 훨씬 적극적으로 박 경감이 '수사 방해 공작'을 하려 했던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경찰은 이같은 박 경감의 행위를 모두 구속영장에 담아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박 경감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나올 전망입니다.
검찰은 경찰이 핵심 증거를 누락하고 수사 정보를 장 경감에게 알려주는 과정에 경찰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광주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봉진 부장검사)는 어제 장 경감과 김 경사를 피의자로 입건해 광산서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장윤기가 범행을 저지르고 긴급체포된 다음날인 5월 6일 오전 8시쯤 김 경사가 장 경감에게 "윗선에서 장윤기 아버지인 네가 경찰인 걸 모르게 하라는 취지의 지시가 떨어졌다"고 전달한 대화 내용 등을 통해 윗선의 조직적 은폐 정황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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