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발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올해 2분기 9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10.5%’로 정해진 특별경영성과급 재원 마련을 위한 충당금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06조원가량의 분기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역대 최고 실적인 것은 물론,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의 영업이익 기록마저 뛰어넘어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이익을 벌어들였다.
삼성전자는 7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연결 기준)으로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29.31%, 영업이익은 1810.26% 늘어난 수치다. 특히 역대 최고치로 집계된 올 1분기 실적(매출 133조8700억원, 영업이익 57조2300억원)을 한 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올 1분기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023~2025년 3년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금액(82조9000억원)보다도 올 2분기 이익이 많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인 89조4000억원은 증권가 컨센서스였던 84조5994억원보다 높다. 글로벌 빅테크를 통틀어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종전 최고 기록인 엔비디아의 올해 2~4월 분기 영업이익은 535억달러(약 82조원)인데,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이날 환율 기준 584억달러다.
삼성전자보다 높은 분기 영업이익 기록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직후인 2022년 2분기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거둔 865억달러(약 132조원) 정도가 유일하다.
이날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DS) 부문이 실적 고공행진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DS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80% 안팎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반도체 장기 공급계약 확산에 최대 수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날 메모리 3사의 2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을 75~80%로 전망했다. 앞서 미국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3분기(3~5월) 영업이익률은 81%였고, 이달 말 발표되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72%)보다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빅테크 영업이익 1위 고지에 오른 데는 AI 서버 및 고성능 컴퓨팅 확대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품귀현상과 메모리 가격 폭등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인프라 투자와 AI 에이전트 확산 흐름을 타고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물론이고 주문형반도체(ASIC), 중앙처리장치(CPU), 범용 메모리 수요까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메모리 3사 가운데 최대 생산능력(캐파)을 보유한 삼성전자는 메모리 수요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를 보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 1분기 기준 전 분기 대비 80~85%, 2분기 50% 올랐고, 3분기에도 가격 오름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실적 향상에 보탬이 됐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 하반기에는 분기당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장기공급계약(LTA) 관행이 확산하면서 안정적 수익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무엇보다 내년도 HBM의 평균판매가격(ASP)은 올해 대비 91% 오를 것으로 관측되는 등 삼성전자가 최근 기술력을 회복한 HBM에서도 상승세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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