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와 중앙일보 등이 속한 중앙 그룹의 계열사가 발행한 영구채 기반 유동화증권과 전자단기사채 등 고위험 채권 3,300억 원어치를 같은 그룹 계열사들이 인수해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겉으로는 외부에서 자금이 수혈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룹 안에서 돈이 돈 것에 가까워, 정상적인 조달을 가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가 입수한 중앙홀딩스 내부 자금수지 검토 문건을 보면, 콘텐트리중앙의 영구채를 유동화한 특수목적회사 '에이치와이중앙제사차' 물량 1,820억 원은 올해 3월 말 기준 전액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에이치와이중앙제삼차' 물량 300억 원도 293억 원이 계열사 보유 중이고, 외부 투자자 몫은 7억 원에 불과합니다.
또, 메가박스중앙의 영구채를 유동화한 '세레니티제일차'는 509억 원 중 388억 원, '세레니티제이차'는 306억 원 중 185억 원을 계열사들이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확인되는 두 회사의 영구채 유동화 물량 2,935억 원 가운데 계열 보유분은 2,686억 원으로, 91.5%를 그룹이 스스로 떠안고 있었던 겁니다.
여기에 콘텐트리중앙이 인수한 메가박스중앙 전자단기사채 620억 원까지 더하면, 계열사들이 서로 사준 시장성 증권은 3,300억 원대에 이릅니다.
영구채, 즉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됩니다. 발행사 장부에는 빚이 아니라 자본이 늘어난 것으로 기록돼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증권을 같은 그룹 계열사가 사줬다면, 그룹 전체로는 외부에서 새로 들어온 돈이 사실상 없는 '무늬만 자본확충'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수개월마다 만기가 돌아오는 전단채를 계열사가 받아주면, 시장이 사주지 않아도 차환이 정상적으로 굴러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발행 물량이 계속 소화되는 모습은 그룹의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신호로 비칠 수 있습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한 계열사가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 나머지 계열사들이 돈을 투입한, 사실상 계열사 간 돌려막기"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발행사는 재무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영구채는 결국 회수할 수 없는 자금이 돼버린다"며 "계열사라 해도 각 회사의 이사회는 독립적인데, 그룹 내 다른 회사를 지키기 위해 자기 회사에 피해가 될 수 있는 결정을 내린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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