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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자전거 이용자도, 보행자도 위험하다… 한강다리 위 '불편한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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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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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665/0000007699?cds=news_media_pc&type=editn

 

자전거도로가 설치된 한강 다리는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그래서인지 한강 다리 위에선 보행자와 자전거가 뒤엉키는 위험한 장면이 매일 반복된다. '보행로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라'는 안내는 공허한 메아리가 된 지 오래다. 다리 위 보행로에서 "따르릉" 소리를 멈출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서강대교 보행로를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가 겹쳐 지나고 있다. 사진은 퇴근시간대 서강대교 모습.[사진|더스쿠프 포토]
서강대교 보행로를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가 겹쳐 지나고 있다. 사진은 퇴근시간대 서강대교 모습.[사진|더스쿠프 포토]

# "따르릉!" 지난 6월 29일 오후 서울 원효대교 보행로. 한강을 바라보며 걷는 사람들 사이로 자전거 한대가 빠른 속도로 질주했다. 벨소리에 놀란 시민들이 황급히 몸을 피했다. 폭 1.7m 남짓한 보행로는 사람 하나 비켜서기도 빠듯했다. 바로 옆 차도에서는 덤프트럭과 승용차가 굉음을 내며 쉴 새 없이 오갔다. 자전거는 멈추지 않았다. 벨소리가 울릴 때마다 보행자들은 걸음을 멈추거나 난간 쪽으로 몸을 붙였다.

# 원효대교에서만 그런 일이 벌어진 건 아니었다. 같은 날 찾은 서강대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행로 곳곳에는 '자전거 탑승 금지, 안전하게 끌고 가세요'라는 안내문이 10여개 붙어 있었지만, 이를 지키는 이용자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자전거 이용자들은 보행로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달렸고, 보행자들은 자전거가 지나갈 때마다 길을 내줘야 했다.

어쩌면 '예고된 풍경'일지 모른다. 한강엔 대교 28개와 철교 4개 등 모두 32개의 다리가 놓여 있다(서울시). 이중 공식적으로 자전거를 이용해 건널 수 있는 다리는 마포대교, 한강대교(구교·신교), 반포대교(잠수교), 잠실철교, 광진교 등 5곳뿐이다. 나머지 다리에는 자전거도로가 없다. 그러다보니,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가 좁은 보행로를 함께 이용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 법이 말하는 '자전거 길' = 그렇다면 자전거는 어디로 가야 할까. 법의 답은 명확하다. 도로교통법(제13조의 2)상 '차마車馬'에 해당하는 자전거는 원칙적으로 보행로에서 주행할 수 없다.

자전거 도로가 없는 구간에서는 차도의 오른쪽 가장자리를 따라 주행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보행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자전거를 끌고 이동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위반해 보행로에서 주행할 경우 최대 3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만 13세 미만 어린이, ▲만 65세 이상 노인, ▲신체장애인은 예외적으로 보행로 주행이 허용된다.

하지만 법의 원칙과 달리, 한강 다리에서는 보행로를 달리는 자전거가 흔히 목격된다. 그러는 사이 보행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날 서강대교를 산책하던 이나연(30)씨는 "자전거가 언제 뒤에서 나타날지 몰라 계속 신경이 쓰인다"며 "보행로인데도 마음 놓고 걷지 못하는 게 가장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행자 이재성(36)씨도 "자전거가 바로 옆을 빠르게 지나간 적이 있는데, 놀라서 소리를 질러도 이미 자전거는 저 멀리 가버린 뒤였다"고 토로했다.

반면 자전거 이용자들 역시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는 점에서 곤란함을 호소한다. 자전거 도로가 부족한 구간에서는 차도보다 보행로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 때문인지 자전거와 보행자 간 사고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보행로에서 자전거 주행 중 발생한 사고는 1928건이다. 2021년 274건에서 2025년 488건으로 1.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상자도 291명에서 507명으로 1.7배 늘어나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법적으로 자전거가 보행로를 달릴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다.

■ 해법과 현실의 예고된 충돌 = 서울시도 문제를 인식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서울시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한강 다리 위 자전거 단속 권한은 경찰에게 있다.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상시 단속이 어려워 신고가 접수될 때 현장에 출동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전거 탑승 금지 안내판을 설치하고 안전 홍보를 하는 정도다."

근본적인 해결책인 자전거도로를 확충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관계자는 "한강 다리 상당수는 수십년 전 자전거 통행을 고려하지 않은 채 건설돼 별도의 자전거도로를 설치할 물리적 여건이 부족하다"며 "대부분 다리의 보도 폭도 평균 1.7m 안팎에 그쳐 자전거도로를 추가로 조성하면 보행 공간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 역시 뾰족한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진단한다. 정경옥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말을 들어보자. "보행로에서 자전거를 끌고 이동하도록 하는 것은 해결책이라기보다 궁여지책에 가깝다. 한강 다리처럼 장거리 이동이 발생하는 구간에서 이용자들에게 이를 일률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 교량 외측에 데크(deck·교량 위 또는 교량 옆에 설치된 통행용 바닥 공간)를 설치해 자전거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추진하기는 어렵다."

■ 뉴욕과 도쿄의 선택 = 그럼 해외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미국 뉴욕시의 정책은 참고할 만하다. 뉴욕시는 보행자와 자전거 간 충돌을 줄이기 위해 차량 통행 공간을 일부 조정하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신설하는 방식을 택했다.

뉴욕시 교통국(NYC DOT)은 2021년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차량 주행 차로 중 내측 1개 차로를 자전거 전용도로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보행자와 자전거 이동 경로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구조 개편이 이뤄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도쿄의 '자전거용 대차(だいしゃ)'도 참고할 만하다. 도쿄의 레인보우 브리지는 안전상의 이유로 자전거 주행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대신 다리를 건너려는 이용자에게 입구에서 무료로 자전거용 대차를 빌려준다. 자전거 뒷바퀴에 장착하는 장치로, 구조상 자전거를 끌고 이동만 할 수 있다. 단순히 '내려서 끌고 가라'고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가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뉴욕은 차로를 내줬고, 일본은 자전거를 끌고 갈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방법은 달랐지만 지향점은 같다. '내려서 걸어가라'는 식의 공허한 권고나 시민 개인의 배려에만 의존하지 않고, 제도를 통해 실질적인 안전 구역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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