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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사는 동네 따라 아이 뇌 구조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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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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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37/0000038459?cds=news_media_pc&type=editn

 

[강석기의 뇌과학 리포트]美 워싱턴대 등 공동연구… “사회경제적 지위가 뇌 발달에 결정적 영향” 확인

사람의 말과 생각, 감정과 행동은 뇌과학과 떼려야 뗄 수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밀하게 우리를 움직이는 뇌. 강석기 칼럼니스트가 최신 연구와 일상 사례를 바탕으로 뇌가 만들어내는 마음의 비밀을 풀어준다.
 

“가난한 자의 고통이 자연 법칙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제도 때문이라면 우리 죄는 클 것이다.” 찰스 다윈이 한 말이다.

인생은 불공평하다고 느껴지는 것투성이다. 이 가운데 태생, 즉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났느냐는 가장 결정적인 불공평 요소다. 키와 외모 같은 신체적 특성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지위, 속된 말로 ‘금수저인지 흙수저인지’까지 좌우하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는 불평등이 심화할 때마다 큰 긴장에 휩싸였다. 때로는 그것이 기존 사회를 무너뜨리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구체제가 무너지고 형성된 새로운 사회에서도 구성원 다수가 사회경제적 지위의 불평등을 느끼는 건 인류의 비극이자 한계인 듯하다.
 

IQ보다 중요한 건 생활환경

최근 학술지 ‘사이언스’에 어린이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뇌 기능 및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금수저로 밥을 먹는 아이와 흙수저로 밥을 먹는 아이의 뇌가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아이가 다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수천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남자가 여자보다 키가 크다’는 표현과 같은 맥락이다. 개별적으로 보면 여자 평균에 비해 키가 작은 남자도 있고, 남자 평균에 비해 키가 큰 여자도 있다.

미국 워싱턴대를 중심으로 진행된 이번 공동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연구자들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여러 변수가 9~10세 어린이의 뇌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이를 위해 환경 요인과 특성을 12개 범주, 총 649개로 정리했다. 12개 범주는 사회경제적 지위, 화면 시청 시간, 인지 능력, 신체 건강, 정신 건강, 성격 등으로 분류했다. 이 중 사회경제적 지위 범주에는 가정 소득, 부모 교육 수준, 우편번호 등을 포함했다.

어린이 뇌 발달은 기능과 구조 관점에서 평가했다. 먼저 기능의 경우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피험자 뇌를 관찰해 ‘휴식 상태 기능 연결성’ 데이터를 얻었다. 이는 외부 자극이 없는 휴식 상태에서 뇌의 서로 다른 영역이 함께 활성화되는지를 측정한 것으로, 뇌가 제대로 작동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뇌 구조는 대뇌피질 두께로 평가했다. 아동기 발달 과정에서 학대나 방치 등을 겪으면 피질 두께가 얇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 연구 결과 어린이의 뇌 기능 및 구조와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변수는 사회경제적 지위 범주의 우편번호, 즉 피험자들이 사는 동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 강남구 부자 동네에 주소지를 둔 아이와 가난한 동네에 사는 아이의 뇌가 뚜렷이 다르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가난한 동네에 사는 아이들은 부자 동네 아이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뇌의 휴식 상태 기능 연결성이 떨어졌고 대뇌피질 두께도 더 얇았다.

반면 IQ(지능지수)가 뇌 기능 및 구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회적 통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인지 능력 범주에 속하는 IQ가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649개 변수 중 59위, 뇌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64위에 그쳤다. 뇌 기능과 연관된 상위 40개 변수 가운데 37개는 사회경제적 지위 범주에 속했고, 나머지 자리는 신체 건강 범주의 수면 시간(14위) 등이 차지했다. 뇌 구조와 관련된 상위 40개 변수 중에서도 35개가 사회경제적 지위 범주에 포함됐다.
 

잠 부족하면 일차 감각 및 운동 능력 감퇴

또 흥미로운 건 사회경제적 지위가 뇌 기능 및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특정 영역에서 두드러진다는 사실이다. 주로 일차 감각 및 운동 영역으로 알려진 부위가 큰 영향을 받았고, ‘이성의 뇌’로 불리는 전두엽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차 감각 및 운동 영역의 연결망은 수면이 부족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불안정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자들은 수면 시간과 만성 스트레스 정도가 뇌 기능, 즉 휴식 상태 기능 연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그 패턴이 사회경제적 지위가 미치는 영향과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연구자들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수면이 부족한 데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뇌 기능이 위축되고 뇌 구조도 불안정해진다고 해석했다.

(중략) . 연구자들도 이번 논문에서 “어린이들의 뇌 기능과 구조를 강화하는 효율적이고 신속한 방법은 수면 및 만성 스트레스와 관련된 생활 습관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 연구를 진행했다면 결과가 다르게 나왔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들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상관없이 대부분 수면 부족과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아이들이 보인 뇌 패턴이 한국 아이들 대부분에게서 발견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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