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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K-팝 좋지만 한국은 싫어”… 새로운 ‘혐한’ 왜 소셜미디어를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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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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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남미 등 해외 K-콘텐츠 소비층이 ‘왜곡된 한국’ 만들기도…엔터업계 새 리스크로 부상

 

[일요신문] 한국 네티즌들이 온라인에서 또 '혐한' 전쟁을 치렀다. 과거 온라인상에서 한국과 해외 네티즌 간의 갈등은 대개 일본, 중국처럼 역사·외교·경제 문제가 오래 얽힌 이웃 국가 사이에서 벌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 X(옛 트위터)와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충돌한 상대는 동남아와 남미 국가의 네티즌들이다. K-팝 아이돌과 K-드라마 등 한국 문화콘텐츠의 주요 소비 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의 해외 한류 소비층 내부에서 혐한성 여론이 만들어지는 새로운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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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기간 동안 X(옛 트위터)에서 벌어진 한국과 브라질 간 인종차별·혐한 관련 설전은 한국 축구선수 조규성의 햇빛에 탄 피부를 두고 브라질 X 이용자가 "미백 시술이나 보정 없는 한국인의 자연스러운 피부색"이라고 주장하면서 벌어졌다. 사진=X 캡처

 

논쟁은 한국 사회의 인종차별과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한다는 명분에서 시작됐다. 동남아 일부 이용자들은 한국인이 피부색 등을 이유로 동남아인을 깔본다는 주장을 앞세워 K-팝·K-드라마 보이콧성 게시물을 퍼뜨렸고, 브라질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더 나아가 한국인의 피부색을 두고 "백인처럼 보이기 위해 미백 시술과 포토샵으로 하얗게 만들지 말고 자연스러운 노란색과 갈색 피부를 사랑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까지 확산됐다.

 

여기에 "한국에서는 10대가 되면 부모가 생일 선물로 성형 수술을 받게 해준다", "한국인은 백인 같은 피부가 되기 위해 표백제를 바른다", "모든 한국 연예인은 회사와 의사가 만들어낸 조작된 외모"라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설전에 기름을 부었다. 동남아와의 논쟁은 지난 1월, 브라질과의 논쟁은 2026 북중미 월드컵 기간과 맞물린 6월에 각각 불거졌지만, 두 건 모두 K-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해 온 해외 이용자들이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한국을 비난하는 근거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닮아 있었다.

 

이번 논란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한국 콘텐츠 소비와 한국 사회 및 한국인 조롱이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이다. 앞서 일본·중국발 혐한 또는 반한류가 역사·외교 갈등과 결합해 표면화된 반면, 동남아·브라질발 설전은 한류 팬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해외 이용자들 사이에서 왜곡된 한국의 이미지가 사실이라고 여겨질 만큼 오래전부터 유통돼 왔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K-콘텐츠를 소비하면서 한국과 한국인을 조롱하는 해외 한류의 '소비와 혐오' 동시 발생 현상은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표한 '2026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동남아, 남미 포함 전 세계 30개 국가 및 지역의 한류 경험자 2만 7400명 가운데 한국 문화콘텐츠 평균 호감도는 69.7%로 나타났다. 그러나 동시에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37.5%로 5년 전인 2021년(30.7%) 대비 6.8%포인트 증가했다. 한류 소비가 커질수록 호감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피로감과 반감도 함께 커지는 양면성 구조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동남아·브라질발 설전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한국 콘텐츠를 매력적인 소비재로 받아들이는 해외 이용자들이 한국 사회와 한국인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한류 콘텐츠를 만든 사회와 그 구성원들을 비정상적이고 조롱 가능한 존재로 대상화하고 있다. 과장된 성형 루머와 피부색 조롱, 외모의 인종적 특징을 일반화하는 게시물이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확산되며 한류 소비와 한국에 대한 호감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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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서 한국인들과 인종차별 관련 논쟁을 벌인 일부 해외 네티즌들은 틱톡에서 본 혐한 콘텐츠를 주장의 근거로 삼기도 했다. 사진에는 "한국 아이돌 연습생이 계약서에 서명한 직후"라고 적혀 있다. 사진=틱톡 캡처

 

특히 성형, 피부색, 아이돌 외모처럼 이미지화하기 쉽고 대중에게 빠르게 전달되는 소재는 숏폼과 밈으로 재가공되면서 사실관계보다 조롱의 효과를 앞세우는 방식으로 활용돼 왔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공유된 루머와 과장된 주장은 해외 한류 소비층 안에서 한국과 한국인을 설명하는 고정된 이미지로 굳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설전에서 일부 해외 네티즌들은 한국과 관련한 왜곡된 주장의 근거로 "틱톡과 유튜브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라고 밝혀, 한국 네티즌들의 더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해외 한류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의 번역 계정도 이런 반응을 증폭시키는 통로로 작동한다. 숨피, 올케이팝, 코리아부 등 기존 영어권 한류 매체는 오래전부터 해외 팬들이 한국 연예 뉴스를 접하는 창구였지만 콘텐츠 선택과 번역 단계를 거치며 확실한 사실 전달보다 이슈성이 큰 소재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여기에 최근에는 판초아 같은 X 기반 팝컬처 속보 계정이 더해지면서 한국 관련 이슈는 더욱 짧고 자극적인 문장으로 해외에 유통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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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는 연예계 논란부터 작게는 한국 네티즌의 반응처럼 댓글이 붙기 쉬운 이슈가 반복적으로 소비되고, 이는 곧 해외에서 한국인 전체의 정서나 한국 사회의 고질된 병폐처럼 포장된다. 조회수와 공유, 댓글 반응이 곧 영향력과 수익으로 이어지는 플랫폼 구조상 K-팝과 K-드라마로 막강한 팬덤을 가진 한국 관련 문제나 연예계 논란이 손쉽게 네티즌들의 분노와 반박을 끌어내는 소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해외 한류 팬의 왜곡된 여론을 민감하게 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한국 관련 왜곡 여론이 곧바로 아티스트 개인을 향한 루머로 번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모두 성형한다"는 주장이 특정 아이돌의 얼굴과 과거 어린 시절 사진을 비교하는 게시물로 이어지고, "한국인은 모두 피부를 표백한다"는 주장 역시 배우와 가수의 피부색과 보정 여부를 둘러싼 조롱으로 확산된다. 특히 해외 활동 비중이 큰 K-팝 그룹에게는 단순한 악플을 넘어 이미지 훼손과 허위사실 유포의 직접적인 피해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익명을 원한 K-팝 엔터사 홍보 관계자는 "201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의 안티 팬들이 만든 허위 루머나 합성 사진이 해외 팬 사이트에 유포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지금은 반대로 해외에서 역수입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며 "실제 사진에서 아티스트의 피부색을 어둡게 보정하거나 얼굴을 이상하게 일그러뜨린 뒤 다른 사진과 비교해 성형 루머를 만들어내는 것은 국내보다 해외가 더 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의 왜곡된 여론을 되돌리는 일이 국내에 비해 어렵다는 점 역시 지적됐다. 이 관계자는 "해외 로펌을 통해 허위 사실을 적극적으로 유포하는 개인이나 커뮤니티 계정에 법적 조치 경고를 하기도 하지만, 이를 진실로 믿고 있는 해외 팬 전부를 대응하기에는 인력도 시간도 모자라다"라며 "이런 부분은 K-콘텐츠 업계를 넘어 한국에 대한 해외의 일반적인 시선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모니터링과 정정 정보 제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51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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