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의 ‘머니 명강’에는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가 출연했다. 10년 전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벌인 대국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인간인 그에게 ‘AI가 만드는 미래’와 우리의 대응 전략에 대해 들었다.
◇ 고정관념을 부수는 AI의 창의성

이 교수는 10년 전 알파고와 벌인 대국 당시 절망감과 암담함을 여전히 잊지 못한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것은 알파고의 ’37번째 수’였다. 그는 “AI 바둑이 더 창의적으로 느껴진 이유는 인간이 가진 고정관념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인간은 프로가 되는 과정에서 승리를 위해 정형화된 틀을 배우며, 알게 모르게 스스로를 고정관념 속에 가두게 된다. 반면 AI는 자유롭다. 바둑계에서 극 초반에 두지 말라고 금기시하던 ‘3·3’ 자리를 AI는 거리낌 없이 뒀고, 그것이 결코 틀린 선택이 아님을 스스로 입증했다. 이 교수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갇혀 있던 고정관념을 AI가 직접적으로 보여줬다”며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생성형 AI가 던져주는 추상적인 답변 속에서도 이런 고정관념을 깨는 힌트를 캐치해 내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AI가 인간을 지배하거나 결정권을 쥘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이 교수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 교수는 “AI는 이상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명확한 룰 안에서 중간 단계를 압도적인 힘으로 대체할 뿐”이라며 “최종 결정을 내리고 끝맺음하는 것은 결국 우리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딩을 전공하는 지인이 일자리 대체를 걱정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AI와 섣불리 경쟁하려 들면 오히려 시야가 좁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하던 일에 AI라는 도구를 ‘한 스푼’ 얹어 발전의 속도를 높이고 폭을 넓히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마추어들이 진짜 바둑을 즐기고 있어”
일자리 변화에 관해 이 교수는 냉철한 진단을 내놨다. 1000명이 하던 일을 AI의 도움으로 100명이 해낼 수 있게 되면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고용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제는 누군가 주어지는 일을 하는 취업의 시대가 아니라, 기획과 설계를 통해 스스로 방향을 제시하는 창업을 준비하며 모두가 ‘리더’가 되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봤다. 그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기획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AI가 보여주는 답변과 데이터에만 휩쓸려 보편화의 길을 걷는 것은 결국 AI에 종속당하는 지름길”이라며, “90억 인구가 가진 저마다의 개성을 살려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둑의 미래에 대해서는 “프로들의 바둑은 정답지를 보고 조합하는 형태로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지만, 오히려 스스로 생각하고 두는 아마추어들이 진짜 바둑을 즐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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