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동산 전방위 매수
올해 들어 집값 10% 안팎으로 뛴
안양·동탄·구리서 30대 비중 높아
은평구 등 정비사업 초기단계지역
다세대 주택 매입도 ‘2030’이 주도

서울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김 모(38) 씨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신축 아파트 청약을 노렸으나 최근 강북·서남권 재개발 빌라 매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6300만 원을 넘기고 전세난에 구축 아파트 값까지 올라 빌라라도 사서 재개발을 기다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김 씨는 “아파트는 이미 너무 올라 지금 가진 돈으로는 살 수가 없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올 들어 서울 15억 원 이하 중저가·중소형 아파트의 상승세를 이끌어온 30대의 매수 행렬이 경기 아파트와 서울 연립·다세대를 넘어 정비사업이 극초반인 재개발 시장까지 번지고 있다.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분양가 상승과 전월세난이 심화하자 자금력은 부족하지만 정보력이 앞선 30대를 중심으로 재개발 빌라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비아파트 거래량은 이 같은 재개발 투자 확산에 힘입어 4월과 5월 각각 5000건을 넘어섰다. 서울 비아파트 거래량이 5000건을 넘어선 것은 2022년 5월 이후 4년 만이다. 비아파트 거래에서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월 31.7%로 30%대에 올라선 뒤 올해 4·5월에는 34~35%까지 확대됐다.
특히 2030세대의 서울 비아파트 투자는 정비사업 초기 단계인 지역에서 눈에 띄게 늘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의 A중개업소 대표는 “녹번동 35-78번지 일대가 지난해 11월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됐는데 선정되기 얼마 전부터 매수세가 확 몰렸다”며 “매수자 10명 중 8명은 30대였다”고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선에 성공함에 따라 신통기획이 다시 속도를 내면서 재개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도 매수세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다.
일부 핵심지는 재개발 사업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연번 부여’ 단계에서도 가격이 급등하는 분위기다. 연번 부여는 주민들의 동의서 징구를 위해 구청이 관리번호를 부여하는 절차로 신통기획의 사실상 첫 단계다. 지난해 12월 연번이 부여된 후 올해 5월 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동작구 사당21구역의 경우 연번 부여 즈음부터 거래가 급증해 5월 중순까지 74건의 다세대 주택이 거래됐다.
거래마다 가격은 껑충 뛰어 연번 부여 이전 대지 지분(3.3㎡)당 7000만~8000만 원이었던 다세대 가격은 연번 부여 직후 1억 2000만 원 안팎으로 뛰었고 현재는 1억 5000만 원부터 호가가 시작한다. 인근 B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소형 다세대의 경우 지분당 1억 8000만 원까지 거래되고 호가도 비슷한 수준에 형성돼 있다”며 “연번 부여 직전의 매수자들은 평당 1억 원 이상 저렴하게 매수한 셈”이라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638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