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남·녀 무용수가 4일(현지 시각) 열린 ‘제15회 모스크바 국제 발레 콩쿠르’(이하 ‘모스크바 콩쿠르’)에서 사상 처음 한꺼번에 시니어 1위를 차지했다. 1969년 창설돼 4년에 한 번 열리는 이 콩쿠르는 스위스 로잔, 미국 잭슨 및 유스아메리카그랑프리(YAGP) 등과 함께 세계 최고 권위의 발레 콩쿠르 중 하나다.
한국의 이강원(21, 한예종 4)과 김민진(20, 한예종 3)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열린 최종 결선 경연에서 각각 시니어 듀엣 부문 남자와 여자 금상(1위)을 차지했다. 또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 재학 중인 박큰별빛(15)은 주니어 솔리스트 금상(1위)을 받았다.
모스크바 콩쿠르는 시니어와 주니어로 나눠 솔로와 듀엣 부문에서 경연을 벌이는데, 듀엣 부문은 남녀 파트너의 점수를 개인별로 매겨 시상한다. 이 때문에 함께 춤춘 파트너의 수상 결과는 각자 달라지기도 하는데, 이강원과 김민진은 모두 최고의 평가를 받아 각각 금상을 받았다. 두 사람은 3라운드에서 ‘라 에스메랄다’ 파드되와 ‘백조의 호수’ 지그프리트·오딜 파드되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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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주기로 열리기 때문에 무용수들이 연령 제한(주니어 만 14~18세, 시니어 만 19~27세) 내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는 평생 단 한두 번에 불과하다. 게다가 러시아 발레의 까다로운 심사 기준을 절대평가처럼 적용해, 심사위원단 기준에 못 미치면 해당 부문 1위(금상)를 아예 주지 않는 것으로도 악명 높다. 지금 세계 발레의 수퍼스타가 된 마린스키 수석무용수 김기민도 2009년 대회 주니어 남자 부문 금상 없는 은상을 받았다.
올해 콩쿠르에 쟁쟁한 세계 최고의 발레 마스터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10인 중 한 명으로 참여한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는 “한국 발레의 힘을 세계에 각인시켜 준 날이었다. 수상 무용수들이 벌써 세계 유수의 발레단에서 입단 제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lib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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