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는 작아지고 연애도 안하고."
일본 사회 전반에서 체격과 인간관계, 소비, 주거 공간까지 '다운사이징'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기 경제 침체와 가치관 변화가 맞물리면서 일본인들은 더 적게 먹고, 더 좁게 관계를 맺으며, 더 작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새로운 사회상을 형성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일 '협소한 일본(狭小ニッポン)'을 주제로 한 분석 기사에서 일본인의 평균 신장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20~30대 남성의 평균 신장은 170㎝ 초반에서 정체돼 있으며, 18세 기준 평균 키는 이미 한국(175㎝)에 추월당한 지 오래다. 메이지 시대 이후 경제 성장과 식생활 개선으로 꾸준히 커졌던 일본인의 체격이 1970~80년대 출생 세대부터 성장세가 멈춘 것이다.
식생활도 변화하고 있다. 일본인의 하루 평균 칼로리 섭취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가장 마른 체형을 가진 국민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과 식생활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체격 변화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의 인간관계 역시 갈수록 좁아지는 추세다. 하쿠호도생활종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고 답한 비율은 1994년 31.9%에서 지난해 10.3%로 크게 감소했다. 인간관계도 이성보다 동성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자신에게 아늑한 조합은 이성인가 동성인가'라는 질문에 '동성'이라고 답한 비율은 1994년 25.5%에서 2024년 64.8%로 급상승했다. 연애를 하지 않고 동성 친구만 만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인생 상담 상대는 학교 선배나 직장 상사보다 사회 경험이 풍부한 어머니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일본 청년들이 정치나 경제 등 사회 전반보다 자신의 삶과 또래 집단에 관심을 집중하는 안정 지향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눈에 띄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또래 집단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삶의 선택지를 스스로 줄이는 대신 현재의 안정과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소비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인터넷 뉴스 이용이 감소하는 가운데 상품 선택마저 인공지능(AI)에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다양한 선택지를 추구하기보다 '선택하지 않는 소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https://v.daum.net/v/20260704092018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