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억압 당한 적 없는 표현의 자유
53,168 284
2026.07.03 16:25
53,168 284
ZKDuSd


표현의 자유는 원래 그런 방패가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가, 말이 나오기 전에 입을 틀어막지 못하게 하는 원칙이다.(대한민국 헌법 제21조 제2항) 헌법이 사전 검열을 금지하는 이유이고, 붙잡혀 간 시인과 폐간당한 신문이 되찾으려 한 것이다. 핵심은 '사전'에 있다. 말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막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억압이다.


배재고 학생들의 입을 막은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자유롭게 외쳤다. 전국에 생중계되는 앞에서, 아무 사전 제지 없이. 표현의 자유는 완벽하게 작동했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그 자유의 침해가 아니라, 그 자유가 부른 결과다. 광주일고가 항의했고, 교육청이 조사했고, 협회가 징계했다. 자유롭게 외친 표현에 대한 응답이다.


그런데 홍석준의 어법에서는 이 응답이 억압으로 둔갑한다. 바로 여기서 표현의 자유라는 말이 껍데기만 남는다. 억압으로부터의 자유가, 결과로부터의 면제로 슬그머니 바뀐다. 말할 자유가, 말하고도 아무 일 없을 권리로 미끄러진다. 이 미끄러짐은 누구 한 사람의 잔꾀가 아니다. 장동혁은 커피 선택에 간섭하는 것을 '공산당'이라 불렀고, 홍석준은 조롱을 경계하는 것을 '공산주의'라 불렀다. 규제도 책임도 공산주의로 몰아가는 하나의 어법이, 반복되며 자리를 잡는다.


말이 이렇게 비어버리면, 함께 사라지는 것이 있다. 말의 무게다. 결과가 따르지 않는 말은 자유로운 말이 아니라 가벼운 말이다. 표현의 자유가 소중한 건 말이 힘을 갖기 때문이고, 말이 힘을 갖는다는 건 그 말이 누군가에게 가서 닿는다는 뜻이다. "스타벅스 가야지"는 광주에 닿았다. 닿은 무게만큼 책임이 따르고,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그 자유는 비로소 진짜 자유다. 책임을 지우면 자유도 함께 지워진다. 남는 것은 아무 데도 닿지 않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소음뿐이다.


하나 더 사라진다. 진짜로 입이 막힌 사람들을 지킬 힘이다. 표현의 자유라는 말은 본래 억눌린 자의 편에 서라고 있다. 그 말이 조롱하는 자를 감싸는 데 거듭 쓰이면, 말의 신뢰가 바닥난다. 그래서 정작 사전에 입이 막힌 사람이 "이건 표현의 자유다"라고 외칠 때, 그 외침마저 또 하나의 방패처럼 들린다. 정작 지켜야 할 사람 앞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말은 아무것도 막지 못한다.


7월 1일, 배재고 야구부는 6개월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다음 날 경기는 몰수패로 처리됐고, 봉황대기를 비롯한 남은 대회도 뛸 수 없게 됐다. 사실상 시즌이 끝났다. 무겁다. 홍석준의 눈에는 이것이 억압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 학생들의 입을 막지 않았다. 그들은 자유로웠고, 그 자유를 끝까지 행사했다. 지금 그들에게 도착한 것은 빼앗긴 자유가 아니라, 자유가 처음부터 지니고 있던 무게다. 자유란, 이만큼 무거운 것이었다





댓글 28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V 컬러링] 🎀리센느🎀 통화 연결 영상 설정 더블 당첨 이벤트 00:11 584
공지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시크릿모드 사용자들 필독 (사용안함 옵션 추가)📢 07.13 58,84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331,56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739,36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642,52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202,92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0 21.08.23 8,655,38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20.09.29 7,555,90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9 20.05.17 8,780,46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662,08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674,709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17243 이슈 언더커버 셰프 예고에 잠깐 나온 정체 공개된 후 반응 09:00 9
3117242 유머 NCT 준비는 보통 몇학년 때 해요????.jpg 09:00 29
3117241 이슈 넷플릭스 피셜 상반기 흥행한 한국드라마들.JPG 08:59 176
3117240 유머 결혼식에 화동이 잠에 들어 버려서ㅋㅋㅋ 8 08:54 1,048
3117239 기사/뉴스 주성치 신작, 韓 여자 축구 비하 논란..서경덕 "한국이 반칙왕?"[스타이슈] 1 08:54 253
3117238 유머 엄마 솔직히 말해줘.. 혹시 나 입양했어?? 12 08:50 1,498
3117237 유머 양세형이 군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었던 이유 6 08:49 1,279
3117236 유머 강아지 전용오토바이 2 08:49 325
3117235 유머 육아하다 지친 고양이가 선택한 것 10 08:48 769
3117234 기사/뉴스 허남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액션 장르 해보고 싶어" [RE:뷰] 6 08:48 389
3117233 이슈 (ㅅㅍ)원피스 팬들 난리난 원피스 떡밥 추측 가설 20 08:47 1,094
3117232 이슈 연화소라는 중국 디저트계 딤섬. 8 08:45 1,378
3117231 정보 신한플러스/플레이 정답 3 08:45 138
3117230 이슈 K-명언 1 08:44 529
3117229 기사/뉴스 넷플릭스 상반기 성적표 공개..韓 최고 흥행작은 '참교육'[스타이슈] 1 08:42 302
3117228 유머 웹소설 작가가 급결말로 완결때린 이유 16 08:40 2,629
3117227 유머 강호동 : 라면에 우유 넣어 먹으면 얼굴 안붓는다고 그랬나? 6 08:40 1,352
3117226 이슈 이번주 월드컵 결승전 열려야하는데 뉴욕 뉴저지 현재 모습: 4 08:40 1,515
3117225 팁/유용/추천 문장부호를 사용해서 간단하게 표 만들기 5 08:36 740
3117224 이슈 서인국X박지현 주연 tvN 월화드라마 <내일도 출근> 9~10회 스페셜 선공개 영상 08:35 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