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억압 당한 적 없는 표현의 자유
4,215 55
2026.07.03 16:25
4,215 55
ZKDuSd


표현의 자유는 원래 그런 방패가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가, 말이 나오기 전에 입을 틀어막지 못하게 하는 원칙이다.(대한민국 헌법 제21조 제2항) 헌법이 사전 검열을 금지하는 이유이고, 붙잡혀 간 시인과 폐간당한 신문이 되찾으려 한 것이다. 핵심은 '사전'에 있다. 말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막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억압이다.


배재고 학생들의 입을 막은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자유롭게 외쳤다. 전국에 생중계되는 앞에서, 아무 사전 제지 없이. 표현의 자유는 완벽하게 작동했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그 자유의 침해가 아니라, 그 자유가 부른 결과다. 광주일고가 항의했고, 교육청이 조사했고, 협회가 징계했다. 자유롭게 외친 표현에 대한 응답이다.


그런데 홍석준의 어법에서는 이 응답이 억압으로 둔갑한다. 바로 여기서 표현의 자유라는 말이 껍데기만 남는다. 억압으로부터의 자유가, 결과로부터의 면제로 슬그머니 바뀐다. 말할 자유가, 말하고도 아무 일 없을 권리로 미끄러진다. 이 미끄러짐은 누구 한 사람의 잔꾀가 아니다. 장동혁은 커피 선택에 간섭하는 것을 '공산당'이라 불렀고, 홍석준은 조롱을 경계하는 것을 '공산주의'라 불렀다. 규제도 책임도 공산주의로 몰아가는 하나의 어법이, 반복되며 자리를 잡는다.


말이 이렇게 비어버리면, 함께 사라지는 것이 있다. 말의 무게다. 결과가 따르지 않는 말은 자유로운 말이 아니라 가벼운 말이다. 표현의 자유가 소중한 건 말이 힘을 갖기 때문이고, 말이 힘을 갖는다는 건 그 말이 누군가에게 가서 닿는다는 뜻이다. "스타벅스 가야지"는 광주에 닿았다. 닿은 무게만큼 책임이 따르고,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그 자유는 비로소 진짜 자유다. 책임을 지우면 자유도 함께 지워진다. 남는 것은 아무 데도 닿지 않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소음뿐이다.


하나 더 사라진다. 진짜로 입이 막힌 사람들을 지킬 힘이다. 표현의 자유라는 말은 본래 억눌린 자의 편에 서라고 있다. 그 말이 조롱하는 자를 감싸는 데 거듭 쓰이면, 말의 신뢰가 바닥난다. 그래서 정작 사전에 입이 막힌 사람이 "이건 표현의 자유다"라고 외칠 때, 그 외침마저 또 하나의 방패처럼 들린다. 정작 지켜야 할 사람 앞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말은 아무것도 막지 못한다.


7월 1일, 배재고 야구부는 6개월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다음 날 경기는 몰수패로 처리됐고, 봉황대기를 비롯한 남은 대회도 뛸 수 없게 됐다. 사실상 시즌이 끝났다. 무겁다. 홍석준의 눈에는 이것이 억압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 학생들의 입을 막지 않았다. 그들은 자유로웠고, 그 자유를 끝까지 행사했다. 지금 그들에게 도착한 것은 빼앗긴 자유가 아니라, 자유가 처음부터 지니고 있던 무게다. 자유란, 이만큼 무거운 것이었다





댓글 5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라네즈X더쿠🩶여름에도 매끈보송한 피부 완성! 네오 쿠션 더 매트 체험단 모집(50인) 493 07.01 58,913
공지 이미지 서버 작업 관련 안내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 경우) 07.01 21,56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664,90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096,10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563,05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337,819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73,65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0 21.08.23 8,637,22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5 20.09.29 7,539,53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6 20.05.17 8,757,76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645,23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649,12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07824 이슈 최유정 입덕직캠 썸네일 투표 17:42 22
3107823 팁/유용/추천 산리오+ 먼슬리 배경화면 2026년 7월호 (산리오 캐릭터즈🐬) 2 17:41 196
3107822 기사/뉴스 '케데헌' 아덴 조, 이탈리아서 뜻깊은 '한국식 결혼식' 7 17:40 662
3107821 이슈 부산의 난이도 헬 교차로.gif 4 17:39 359
3107820 유머 허남준이 보낸 커피차에 낙서한 차승원 5 17:39 810
3107819 정보 ??? : 요즘 슼에 자주 올라오는 '멜론 일간 추이' 표는 어디서 보는 거야??? 팬이 만드는 거야???.jpg 3 17:39 280
3107818 정치 새로 뽑힌 울산시장한테 역대급 훼방 놓는중인 국민의힘.jpg 17 17:38 657
3107817 유머 내 상추 도둑놈의 자슥새끼 넘버 1을 잡았다 8 17:37 642
3107816 이슈 토이 스토리 5 아이맥스로 본 찐후기ㅋㅋㅋㅋ.gif 1 17:35 894
3107815 기사/뉴스 성추행 피해로 부대 옮긴 여군, 전출부대서는 성폭행 당해 40 17:33 2,397
3107814 기사/뉴스 서울교육청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 진심으로 반성…재심 전제 아냐" 33 17:33 814
3107813 유머 헤이그 협약 위반.jpg 1 17:33 1,043
3107812 이슈 저번에 핫게 갔던 4.3 사건 김향기 주연 영화 <한란> 넷플 공개 5 17:32 496
3107811 정보 메가박스 홍대 <날씨의 아이> 특별 극장 상영 17:31 129
3107810 이슈 취향차이라는 엔믹스 해원 앞머리 있없 21 17:30 543
3107809 정치 이병태 “5.18은 성역인가?…‘야구부 처리 모습’ 북한 같다” 48 17:30 816
3107808 이슈 매번 레전드 갱신하는 신혜선 짤 모음ZIP 1 17:30 427
3107807 이슈 요즘 여기저기서 엄청 보이는 티셔츠 디자인....jpg 6 17:29 1,563
3107806 유머 제가 알파니까 박아서 해결해볼게요.. 다들물러서세요 11 17:28 896
3107805 기사/뉴스 [공식] 장윤정, 모친 육씨 행방 전혀 모른다…연락 끊은 지 오래 12 17:26 1,4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