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억압 당한 적 없는 표현의 자유
20,894 181
2026.07.03 16:25
20,894 181
ZKDuSd


표현의 자유는 원래 그런 방패가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가, 말이 나오기 전에 입을 틀어막지 못하게 하는 원칙이다.(대한민국 헌법 제21조 제2항) 헌법이 사전 검열을 금지하는 이유이고, 붙잡혀 간 시인과 폐간당한 신문이 되찾으려 한 것이다. 핵심은 '사전'에 있다. 말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막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억압이다.


배재고 학생들의 입을 막은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자유롭게 외쳤다. 전국에 생중계되는 앞에서, 아무 사전 제지 없이. 표현의 자유는 완벽하게 작동했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그 자유의 침해가 아니라, 그 자유가 부른 결과다. 광주일고가 항의했고, 교육청이 조사했고, 협회가 징계했다. 자유롭게 외친 표현에 대한 응답이다.


그런데 홍석준의 어법에서는 이 응답이 억압으로 둔갑한다. 바로 여기서 표현의 자유라는 말이 껍데기만 남는다. 억압으로부터의 자유가, 결과로부터의 면제로 슬그머니 바뀐다. 말할 자유가, 말하고도 아무 일 없을 권리로 미끄러진다. 이 미끄러짐은 누구 한 사람의 잔꾀가 아니다. 장동혁은 커피 선택에 간섭하는 것을 '공산당'이라 불렀고, 홍석준은 조롱을 경계하는 것을 '공산주의'라 불렀다. 규제도 책임도 공산주의로 몰아가는 하나의 어법이, 반복되며 자리를 잡는다.


말이 이렇게 비어버리면, 함께 사라지는 것이 있다. 말의 무게다. 결과가 따르지 않는 말은 자유로운 말이 아니라 가벼운 말이다. 표현의 자유가 소중한 건 말이 힘을 갖기 때문이고, 말이 힘을 갖는다는 건 그 말이 누군가에게 가서 닿는다는 뜻이다. "스타벅스 가야지"는 광주에 닿았다. 닿은 무게만큼 책임이 따르고,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그 자유는 비로소 진짜 자유다. 책임을 지우면 자유도 함께 지워진다. 남는 것은 아무 데도 닿지 않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소음뿐이다.


하나 더 사라진다. 진짜로 입이 막힌 사람들을 지킬 힘이다. 표현의 자유라는 말은 본래 억눌린 자의 편에 서라고 있다. 그 말이 조롱하는 자를 감싸는 데 거듭 쓰이면, 말의 신뢰가 바닥난다. 그래서 정작 사전에 입이 막힌 사람이 "이건 표현의 자유다"라고 외칠 때, 그 외침마저 또 하나의 방패처럼 들린다. 정작 지켜야 할 사람 앞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말은 아무것도 막지 못한다.


7월 1일, 배재고 야구부는 6개월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다음 날 경기는 몰수패로 처리됐고, 봉황대기를 비롯한 남은 대회도 뛸 수 없게 됐다. 사실상 시즌이 끝났다. 무겁다. 홍석준의 눈에는 이것이 억압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 학생들의 입을 막지 않았다. 그들은 자유로웠고, 그 자유를 끝까지 행사했다. 지금 그들에게 도착한 것은 빼앗긴 자유가 아니라, 자유가 처음부터 지니고 있던 무게다. 자유란, 이만큼 무거운 것이었다





댓글 18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라네즈X더쿠🩶여름에도 매끈보송한 피부 완성! 네오 쿠션 더 매트 체험단 모집(50인) 496 07.01 61,445
공지 이미지 서버 작업 관련 안내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 경우) 07.01 23,57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666,49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096,10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563,98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340,24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73,65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0 21.08.23 8,637,22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5 20.09.29 7,539,53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6 20.05.17 8,757,76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645,23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649,12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07892 유머 2026년은 귀여운 외계인 영화가 뜨겁다 18:52 115
3107891 이슈 백종원 대패삼겹살 원조 논란과 별개로 흥미로운 대패삼겹살 비화.jpg 2 18:50 308
3107890 기사/뉴스 오윤아, 이혼 11년 만에 재혼 "발달장애 아들, 손자로 받아준 시부모에 확신" 11 18:50 1,023
3107889 이슈 2세대를 주름잡았던 유명 아이돌들이 생각하는 더쿠 이미지.....jpg 5 18:50 322
3107888 기사/뉴스 밸로프 '마스터 오브 판타지' 15년 만에 부활 프로젝트 진행 1 18:48 67
3107887 이슈 [단독] "아동학대 부실 대응"...양주시 공무원 인사위 회부 18:47 221
3107886 유머 하마를 보고 우린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4 18:47 271
3107885 기사/뉴스 '용원게이' 장용원, 결혼식 사진 공개 "♥공주님 사랑해" [★해시태그] 1 18:45 1,162
3107884 기사/뉴스 김호중 이래서 가석방으로 풀려났나…같은 날 1627명이나 가석방됐다는데 3 18:43 825
3107883 이슈 햄버거 시키고 별점 1점 준 이유 16 18:43 1,694
3107882 기사/뉴스 수원 '파란대문 장미' 잘라간 60대 2명…"집에서 키워보려고" 15 18:42 1,111
3107881 이슈 ITZY(있지) Full Performance @ 2026 Mawazine 1 18:42 41
3107880 이슈 이번에 스페셜 MC에서 정규직으로 승진했다는 남돌.twt 1 18:42 375
3107879 이슈 OXY - Keyveatz(키비츠) [뮤직뱅크/Music Bank] | KBS 260703 방송 18:40 44
3107878 이슈 선입선출 신경 쓰라고 했죠? ^^ 36 18:38 3,210
3107877 유머 사람 쓰레기 되는 거 한순간이네.. 17 18:37 1,859
3107876 이슈 로맨스 드라마 클리셰 와장창ㅋㅋㅋㅋ 1 18:37 1,264
3107875 이슈 어제부로 문닫은 헬리오시티 식사 서비스 23 18:36 2,464
3107874 이슈 '무섭노' 썼다 억까 당하는 중인 아이돌 181 18:34 10,124
3107873 기사/뉴스 “앗, 내 복숭아 어디갔어”…수확 앞두고 싹쓸이 당한 농가 ‘눈앞 캄캄’ 11 18:34 1,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