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억압 당한 적 없는 표현의 자유
27,886 206
2026.07.03 16:25
27,886 206
ZKDuSd


표현의 자유는 원래 그런 방패가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가, 말이 나오기 전에 입을 틀어막지 못하게 하는 원칙이다.(대한민국 헌법 제21조 제2항) 헌법이 사전 검열을 금지하는 이유이고, 붙잡혀 간 시인과 폐간당한 신문이 되찾으려 한 것이다. 핵심은 '사전'에 있다. 말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막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억압이다.


배재고 학생들의 입을 막은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자유롭게 외쳤다. 전국에 생중계되는 앞에서, 아무 사전 제지 없이. 표현의 자유는 완벽하게 작동했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그 자유의 침해가 아니라, 그 자유가 부른 결과다. 광주일고가 항의했고, 교육청이 조사했고, 협회가 징계했다. 자유롭게 외친 표현에 대한 응답이다.


그런데 홍석준의 어법에서는 이 응답이 억압으로 둔갑한다. 바로 여기서 표현의 자유라는 말이 껍데기만 남는다. 억압으로부터의 자유가, 결과로부터의 면제로 슬그머니 바뀐다. 말할 자유가, 말하고도 아무 일 없을 권리로 미끄러진다. 이 미끄러짐은 누구 한 사람의 잔꾀가 아니다. 장동혁은 커피 선택에 간섭하는 것을 '공산당'이라 불렀고, 홍석준은 조롱을 경계하는 것을 '공산주의'라 불렀다. 규제도 책임도 공산주의로 몰아가는 하나의 어법이, 반복되며 자리를 잡는다.


말이 이렇게 비어버리면, 함께 사라지는 것이 있다. 말의 무게다. 결과가 따르지 않는 말은 자유로운 말이 아니라 가벼운 말이다. 표현의 자유가 소중한 건 말이 힘을 갖기 때문이고, 말이 힘을 갖는다는 건 그 말이 누군가에게 가서 닿는다는 뜻이다. "스타벅스 가야지"는 광주에 닿았다. 닿은 무게만큼 책임이 따르고,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그 자유는 비로소 진짜 자유다. 책임을 지우면 자유도 함께 지워진다. 남는 것은 아무 데도 닿지 않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소음뿐이다.


하나 더 사라진다. 진짜로 입이 막힌 사람들을 지킬 힘이다. 표현의 자유라는 말은 본래 억눌린 자의 편에 서라고 있다. 그 말이 조롱하는 자를 감싸는 데 거듭 쓰이면, 말의 신뢰가 바닥난다. 그래서 정작 사전에 입이 막힌 사람이 "이건 표현의 자유다"라고 외칠 때, 그 외침마저 또 하나의 방패처럼 들린다. 정작 지켜야 할 사람 앞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말은 아무것도 막지 못한다.


7월 1일, 배재고 야구부는 6개월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다음 날 경기는 몰수패로 처리됐고, 봉황대기를 비롯한 남은 대회도 뛸 수 없게 됐다. 사실상 시즌이 끝났다. 무겁다. 홍석준의 눈에는 이것이 억압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 학생들의 입을 막지 않았다. 그들은 자유로웠고, 그 자유를 끝까지 행사했다. 지금 그들에게 도착한 것은 빼앗긴 자유가 아니라, 자유가 처음부터 지니고 있던 무게다. 자유란, 이만큼 무거운 것이었다





댓글 20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라네즈X더쿠🩶여름에도 매끈보송한 피부 완성! 네오 쿠션 더 매트 체험단 모집(50인) 498 07.01 62,485
공지 이미지 서버 작업 관련 안내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 경우) 07.01 24,85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666,49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096,64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565,13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341,69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73,65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0 21.08.23 8,637,22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5 20.09.29 7,540,19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6 20.05.17 8,757,76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645,23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649,12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07964 정치 與이언주, 얼굴 합성 음란물·성적 모욕 게시물에 입원 19:58 0
3107963 유머 인형뽑기했는데 엄마가 드러운 것만 긁어 모아왔대 5 19:57 276
3107962 이슈 GS25 춘식이 히퍼가 들어간 그릭요거트 출시 예정 1 19:57 161
3107961 이슈 [해외축구] 위르겐 클롭,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 Here we go soon 5 19:57 68
3107960 정치 박찬운 "민주당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속도전, 정치적 자해행위" 19:57 14
3107959 기사/뉴스 “주인 있는 고양이도 잡아먹어” 기괴한 ‘고기’ 산업…개 식용에 가려진 현실, 알고 보니 [지구, 뭐래?] 1 19:56 53
3107958 이슈 지드래곤, 국내 첫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홍보대사 발탁 3 19:54 186
3107957 이슈 박서준 인스타그램 업뎃 19:53 161
3107956 이슈 버섯 겁나 싫어하는 주우재가 먹고 맛있다고 하는 코스트코 버섯과자.jpg 12 19:53 973
3107955 이슈 머리카락으로 만든 원피스.gif 5 19:52 630
3107954 이슈 무신사 티비 나온 피프티피프티 2 19:49 586
3107953 이슈 [TXT의 육아일기] 카트도둑 쫓아가는 유준이 1 19:49 258
3107952 기사/뉴스 유승준 세 번째 비자 소송 항소심 9월 결론…LA 총영사 "병역기피 아이콘" 3 19:49 215
3107951 유머 오늘도 문으로 연주하는 툥휘 후이바오🩷🐼 4 19:49 434
3107950 이슈 현대자동차 × 포켓몬스터 굿즈 가격들 13 19:47 952
3107949 기사/뉴스 [검찰청 해체 D-91] 수사권 잃은 공소청, 사법통제권 상실 논란에 검사 이탈 가속 19:47 111
3107948 기사/뉴스 "후임병 만지고 입맞춤도"…폭행·성추행 혐의 20대, 1심서 '징역형 집유' 19:46 185
3107947 이슈 이동국 딸들 근황 28 19:46 2,886
3107946 유머 십오야 예능대결 1차 | 🤖나영석 𝑽𝑺 막내PD - 출연자 카리나 (6일까지 투표!!!) 2 19:46 203
3107945 이슈 해외 트위터 반응 터진 <저스트 메이크업> 영상...twt 4 19:45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