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안 받겠다” 단체행동 길 열리나…프랜차이즈업계 “브랜드 운영 흔들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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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乙 협상력 강화 위한 제도 개편
중소·소상공인에 대한 담합 '예외 허용'
개편안, 본사·점주 갈등 '촉진제' 우려
"특정 집단에 대한 예외는 '이중 잣대'"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제77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데일리안 = 김찬주 기자] 정부가 소상공인·중소기업의 공동교섭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담합 규정 적용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앞으로 가맹점주가 포함된 소상공인들이 프랜차이즈 본사가 공급하는 식재료 등에 대한 단가 인하를 요구할 수 있고, 반대로 소상공인들이 대기업에 납품하는 원·부자재에 대한 단가 인상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협상이 결렬 될 경우 이들이 본사로부터 납품 받기를 거부하거나, 대기업에 납품하기를 거부하는 '공동 거부행동'에 나서더라도 담합으로 처벌되지 않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을(乙)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편 방안'을 보고했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 공정거래법과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마련돼 입법이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담합은 둘 이상의 사업자가 합의해 가격·거래조건·거래량 등을 제한하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말한다. 위반 시 과징금, 형사처벌, 손해배상 책임 등이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개편안에 따르면, 단체 협상 참가자가 모두 소기업·소상공인일 경우 별도 심사 없이 공정거래법상 담합 규정의 적용이 면제된다.
국내 사업자의 98.2%(816만개)를 차지하는 이들이 약 3300개 대기업 및 중견기업과 단체 협상할 때 협상 참가자, 상대방, 행위 내용을 특정해 공정위에 통지하면 담합으로 보지 않으며 그 효력은 5년간 유지된다.
다만 공정위는 소비자 이익을 현저히 침해하는 경우 향후 금지명령 등 사후 통제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에서 열린 생존권 사수와 고용 정책 대전환 촉구 범 소상공인 결의대회에서 소상공인연합회 등 참가자들이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추후 담합에 대한 처벌 걱정 없이 ▲가격 ▲거래조건 ▲거래량 ▲거래 지역 등에 대해 협상이 가능해지며, 협상이 결렬 될 경우 공동 납품거부 등 단체행동에 나서도 '공정거래법상' 담합의 예외로 인정돼 처벌 받지 않는다.
공정위의 이번 개편안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장인 오세희 의원이 소상공인도 노동자처럼 단체교섭권을 줘야 한다며 발의한 '소상공인기본법 개정안'과 궤를 같이 한다.
이는 지난 4월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노총과의 간담회에서 "납품 업체끼리 또는 체인점끼리, 아니면 지점끼리 집단적으로 교섭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언급한 지 불과 2개월 만이다.
소상공인들은 대체로 반색하는 분위기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사장이다'에는 "대기업(및 본사)과의 협상에서 개별 사업자로는 협상력 자체가 없었던 구조가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서 의미 있는 조치인 것 같다", "우리들에게 실질적인 협상 수단이 생기는 것이라 의미가 크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시내 먹자골목에 위치한 식당에서 관계자들이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뉴시스반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해당 개정안이 시행되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교섭에 나서는 움직임이 확산할 가능성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는 신제품 개발 및 출시가 경쟁력"이라며 "예컨대 가맹점주가 신제품에 함께 나오는 소스 납품 단가가 비싸다고 단가 인하를 위한 단체교섭에 나서거나, 납품을 안 받겠다고 공동 거부행동에 나서면 본사 입장에서 신제품 개발에 주저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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