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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사태와 사모펀드 자본주의의 민낯

무명의 더쿠 | 07-03 | 조회 수 1563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보냈다. 3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라는 요구다. 7월 3일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앞두고 나온 조치다.

기한 내 실현 가능한 자금계획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회생계획안은 관계인집회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회생절차 폐지, 나아가 파산·청산 검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향한 책임론이 커지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사모펀드는 자본시장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부실기업을 구조조정하고, 산업 재편을 촉진하며, 잠든 자산을 효율화하는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문제는 기업을 인수한 뒤 장기 경쟁력보다 자산 유동화와 투자금 회수에 더 무게를 뒀는지 여부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 닥친 경영난 속에서 자구책으로 추진한 점포 매각과 세일앤리스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점포를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것은 위기 때 선택할 수 있는 경영 수단일 수 있다. 그러나 영업의 근거지인 점포를 팔고 다시 임차하는 구조가 반복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기업은 자산을 잃고 고정비 부담은 커진다. 단기 유동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 장기 체력은 약해진다. 오프라인 유통업에서 점포는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다. 고객 접점이고 물류 거점이며 브랜드 신뢰의 기반이다.


같은 위기 속에서도 경쟁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활로를 찾았다.

이마트는 가격 경쟁력, 통합 매입, 점포 리뉴얼, 창고형 할인점 강화 등을 통해 본업의 체질을 바꾸려 했다. 롯데마트도 식품 중심의 매장 재편과 온라인 배송 경쟁력 확보에 공을 들였다. 성과의 크기는 달랐지만 방향은 분명했다.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를 본업 경쟁력 강화로 돌파하려 한 것이다.

반면 MBK가 점포 매각과 세일앤리스백을 반복하는 동안 홈플러스가 본업 경쟁력을 얼마나 회복했는지 의문이다. 

물론 홈플러스 위기를 전적으로 MBK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오프라인 유통업은 구조적으로 어려웠다. 이커머스 확산, 쿠팡의 성장, 소비 패턴 변화, 코로나19 후유증은 대형마트 전반을 흔들었다.

MBK 역시 기존 투자금 소각과 긴급운영자금 투입 등 나름의 역할은 했다.

그러나 구조적 위기가 있었다는 사실이 지배주주의 책임을 지우지는 못한다.

기업을 산다는 것은 주식만 사는 일이 아니다. 그 기업에 딸린 고용, 협력업체, 입점 상인, 지역상권, 소비자 신뢰까지 함께 떠안는 일이다.

서울회생법원이 요구한 2000억원 자금 조달 계획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대주주와 채권단, 이해관계자들이 얼마나 실질적인 책임을 질 것인지를 묻는 기준선이다. 

투자 수익은 사적 영역에 남겨두고, 투자 실패의 비용은 노동자와 협력업체, 채권단과 지역사회가 떠안는 구조라면 시장은 그 자본을 신뢰할 수 없다.

자본시장의 중요한 축인 사모펀드는 그에 걸맞은 책임도 져야 한다. 위기 때 채권단, 협력업체, 노동자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려면 대주주가 먼저 충분한 책임을 보여야 한다.

홈플러스 사태는 기업을 지배한 자본이 위기 앞에서 얼마나 책임 있게 행동했는지를 묻는 사건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MBK만이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 전체를 향해 있다. 책임 없는 소유가 반복된다면 사모펀드 자본주의는 혁신이 아닌 불신의 다른 이름이 될 것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43/0000099935?type=editn&cds=news_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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