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년 역사의 여성 사학 숙명여고가 광복 이후 처음으로 남성 교장을 맞는다. 오랜 여성 교장 체제를 이어온 대표 여자 학교가 성별보다 학교 운영 역량을 앞세운 인사를 단행하면서 전통 있는 여자 학교와 여자대학의 리더십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교법인 명신여학원 이사회는 최근 정재완 전 교감을 숙명여고 차기 교장으로 선임했다. 정 신임 교장은 올해 9월 1일 취임해 2018년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태 이후 학교 정상화를 이끌어온 이혜숙 교장의 뒤를 이어 학교를 맡게 된다.
숙명여고는 1906년 고종의 계비인 순헌황귀비가 설립한 명신여학교가 모태다. 1951년 현재의 숙명여고 체제를 갖췄고, 2013년에는 숙명여중·고를 운영하는 명신여학원이 숙명여대를 운영하는 숙명학원에서 분리됐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 교장이 학교를 이끈 적이 있지만 광복 이후에는 줄곧 여성 교장 체제가 이어져왔다. 명신여학원 출범 이후에도 여성 교장이 학교를 이끌어온 만큼 이번 인사는 숙명여고 인사 문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학교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교장 인사를 둘러싸고 숙명여고 동문 교사와 비동문 교사 간 구도가 있다는 인식이 있었고, 남성 교사들의 승진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이야기도 적지 않았다”며 “이번 인사는 학연이나 출신보다 학교 운영 경험과 조직 관리 역량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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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희 기자(sh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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