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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함성 대신 확성기 소리…인질 잡힌 ‘케이팝 성지’ 올림픽공원 [D: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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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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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3106503?sid=103

 

6·3 선거 시위 장기화에 공연 취소·장소변경 등 여파 지속
공원 내 다른 공연장에도 피해...소음·언어폭력에 노출
"대관료 감면, 티켓 취소 수수료 부담 완화 등 현실적 대책 필요"
[데일리안 = 박정선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대중음악 공연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선거 관리 부실을 규탄하고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대와 유튜버들이 개표소였던 핸드볼경기장(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 출입구를 에워싸고 농성을 이어가면서, 공원 내 다른 공연장들까지 도미노로 운영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뉴시스

ⓒ뉴시스이미 6월 중하순에 예정되었던 대형 행사들은 줄줄이 계획을 변경해야 했다. 지난 6월 20일과 21일 양일간 열린 ‘2026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은 핸드볼경기장 무대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공연을 불과 며칠 앞두고 88호수수변무대와 우리금융아트홀로 공간을 분산해 운영했다. 한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할 페스티벌 무대가 쪼개지면서 관객 동선이 꼬이고 입장 방식이 바뀌는 등 현장 혼선이 발생했다.

앞서 6월 중순 개최 예정이던 ‘넥슨 메이플스토리 쇼케이스’ 역시 시위 장기화 조짐에 행사 장소를 일산 킨텍스로 급히 변경했고, 하이브의 ‘위버스콘 페스티벌’ 역시 관객 동선과 대기 구역을 전면 수정하는 타격을 입었다.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한 공연들도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능했다. 지난 6월 20일과 21일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일본 밴드 킹누(King Gnu)의 내한 공연이 대표적이다. 공연 자체는 취소 없이 열렸으나, 외부에 대기하던 관객들은 시위대가 동원한 대형 북 소리와 고출력 확성기 소음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특히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공연장으로 입장하는 관객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을 따라다니며 고성을 지르거나 욕설을 퍼붓는 사태가 벌어져 현장은 극심한 불쾌감과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다. 돈을 지불하고 문화생활을 즐기러 온 관객들이 정치적 구호와 언어폭력을 감내해야 했던 셈이다. 또 다수의 해외 관람객의 유입이 집중되는 케이팝 콘서트의 경우, 공연이 열린다 하더라도 현재의 무질서한 환경이 국가적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략). 당장 7월 4일과 5일 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2026 박서진 전국 앙코르 콘서트’의 경우, 장소 이전 및 공연 일정 변경 등의 방안을 고려했으나 최종적으로 공연을 취소했다. 다음 달 17~19일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동방신기 유노윤호의 솔로 콘서트, 31일~8월 2일로 예정됐던 밴드 엔플라잉의 라이브 콘서트 역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SM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

SM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이처럼 공연이 축소되거나 장소를 급하게 바꾸면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고스란히 중소 기획사들의 몫이다. 장소 변경에 따른 추가 대관료와 무대 재설치 비용, 시위 여파로 인한 안전 우려 때문에 발생하는 취소표 환불 수수료 등은 규모가 작은 기획사에 치명적이다. 한 중소 대중음악 기획사 관계자는 “공연 한 건을 무산시키거나 장소를 옮길 때 발생하는 손실액이 회사의 한 해 매출과 맞먹는다”며 “정치적 시위라는 외부 요인 때문에 왜 대중문화 종사자들이 연쇄 부도 위기에 몰려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현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들을 가장 절망하게 만드는 것은 피해를 구제받거나 보상받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공연장 대관 계약서와 공연 취소 보험조항에서 정치적 집회나 선거 사태는 기획사의 과실이 없는 ‘불가항력적 사유’로 분류된다. 다만, 이로 인해 관객 안전을 위해 사설 경호 인력을 평소보다 2~3배 이상 추가 배치하는 비용이나 시스템 렌털 위약금 등 실질적인 손해는 기획사가 독박을 쓰는 구조다.

현재 공단 측은 취소 공연 등에 따른 소실 규모를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것이 이후 실질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국내 주요 대형 공연장들이 명칭만 아레나일 뿐 법적으로는 ‘체육시설’로 등록되어 있어, 선거법 등 공공 목적의 조치가 내려지면 대중음악 공연은 언제나 행정 순위에서 뒤로 밀려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셈”이라고 꼬집었다.

공연업계는 정부와 관계 기관이 방관을 멈추고 현실적인 구제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헌법상 보장된 권리인 것처럼, 합법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공연을 준비해 온 아티스트와 기획사, 스태프들의 생존권과 영업의 자유 역시 보호받아야 마땅하다는 논리다.

고기호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회장은 “예기치 못한 사회적 갈등의 비용을 대중음악계가 일방적으로 떠안는 것은 부당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피해 기획사들을 대상으로 한 대관료 감면, 티켓 취소 수수료 부담 완화, 안전한 대체 장소 이전 지원 등 현실적인 지원 방안이 반드시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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