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인터뷰]적자에도 이어온 17년…CJ '저단백 햇반'의 소명
1,434 8
2026.06.30 15:46
1,434 8

정효영 CJ제일제당 식품한국총괄 R&D센터장이 말하는 식품기술의 미래
 

 

"돈을 더 받아도 좋습니다. 제발 생산중단만 하지 말아주세요."

 

17년이 지난 지금도 정효영 CJ제일제당 한국 R&D센터장(50·경영리더)의 기억 속에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는 말이다. 희소 질환을 앓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건넨 부탁이었다.

 

햇반 저단백밥은 일반 햇반보다 생산 시간이 10배 이상 걸리고 제조원가는 두 배가 넘는다. 효율도 수익성도 낮다. 기업이라면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2009년 첫 출시 이후 단 한 번도 생산을 멈추지 않았다.

 

"돈을 벌려고 만든 제품이 아닙니다. 그룹 차원의 지원과 소명 의식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지속되기 힘들었을 겁니다."

 

햇반 저단백밥의 출발은 시장조사도, 신사업 전략도 아니었다. 2009년 PKU(페닐케톤뇨증) 환아를 둔 한 직원의 건의가 계기가 됐다. 당시 국내에는 저단백 즉석밥이 없어 일본 제품에 의존해야 한다는 호소였다. 즉석밥 시장을 만든 CJ제일제당이라면 저단백밥을 만들어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부탁이었다.

 

정 센터장은 "누군가를 설득하는 과정이 없었다"며 "회사 차원에서 빨리 만들자고 방향성이 정해졌고 연구소와 공장이 함께 매달렸다"고 회상했다.

 

문제는 기술이었다. 햇반 저단백밥은 일반 즉석밥과 전혀 다른 공정을 거친다. 단백질 분해 효소를 투입한 뒤 오랜 시간 반응을 유지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조건이 맞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 기준을 벗어난 쌀은 모두 폐기했다.

 

"쌀을 정말 많이 버렸어요. 교대로 밤을 새워가며 겨우 완성한 표본이 이동 중에 바스러져 좌절한 적도 많았죠."

 

24시간 넘게 이어지는 시험 생산을 반복했다. 기존 생산 라인이 멈춘 심야 시간마다 공정을 돌리고, 날이 밝으면 다시 연구를 이어갔다. 밤새 공장을 지킨 뒤 아침 방송 촬영을 하러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건강한 사람에게 햇반은 수많은 즉석밥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하지만 희소 질환 환우들에게 저단백밥은 단순한 대체식이 아니었다.

 

출시 이후 매년 참석한 PKU 환우 가족 캠프에서 그는 저단백밥으로 떡과 김밥을 만들며 기뻐하는 부모들을 만났다. 평생 먹지 못했던 음식을 아이에게 처음 만들어 줄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제야 저단백밥의 의미가 선명하게 다가왔다.

 

"응용메뉴뿐만이 아닙니다. 주식인 밥을 저단백으로 만들면 환우들은 그만큼 다른 단백질 음식을 더 먹을 수 있게 됩니다. 메뉴 선택권을 늘려주는 셈이죠."

 

정 센터장이 17년 동안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이 제품을 포기하지 못한 이유다. 누구에게나 동등한 한 끼를 만드는 기술. 정 센터장이 20년 넘게 매달려온 소명이자 철학이다.

 

"엄마 밥보다 햇반이 더 맛있다"는 말의 비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엄마 밥보다 햇반이 더 맛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햇반의 공정과 기술을 알고 나면 이것이 농담만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정 센터장은 웃으며 "비결은 도정"이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즉석밥은 이미 도정된 백미를 사용하지만 햇반은 현미 상태로 원료를 들여와 공장에서 직접 도정한다. 계절마다, 품종마다 달라지는 쌀의 상태를 분석해 도정 조건을 바꾸고 도정 직후 바로 밥을 짓는다. 그는 "같은 쌀도 계절마다 모두 다르다"며 "소비자 입맛도 계속 변하기 때문에 연구는 끝이 없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기술은 햇반에서 끝나지 않는다. 햇반컵반, 비비고 죽, 저혈당밥, 저단백밥까지. 제품은 다르지만 뿌리는 하나다.

 

햇반은 고수익 사업이 아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바이오와 물류를 포함해 4.5% 수준이다. 그럼에도 30년 가까이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이 회장의 뚝심 덕분이다. 정 센터장은 "소비자의 식생활을 바꾸는 제품이라면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계속해야 한다는 회장님의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17/0001149655

댓글 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711,46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155,32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612,29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414,979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79,10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0 21.08.23 8,638,03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5 20.09.29 7,542,82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6 20.05.17 8,759,83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649,66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652,664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09049 이슈 미감이 이게 뭔가싶은 테일러 스위프트 결혼식 3 10:14 665
3109048 이슈 [놀러코스터] [예고] 고즈넉한 시골마을인 줄 알았는데...😰 동심의 반격, 날 것의 공포를 맞닥뜨린 멤버들! 1 10:11 242
3109047 유머 골똘히 생각중인 루이바오💜🐼 9 10:03 908
3109046 유머 2030년....2034년..... 월드컵 개최지.jpg 33 09:58 2,881
3109045 이슈 고양이 두 마리 키우는 아빠 말투 3 09:56 1,066
3109044 이슈 에어컨 하나로 다른 방도 시원하게 만들고 싶어 직접 3D프린터로 부품을 만듬 13 09:52 3,296
3109043 유머 ....살아계신 분 손 맞죠? 3 09:49 1,966
3109042 이슈 원래 강아지 모래사장 걸을 때 발바닥 쫙 피고 걸어요???????? 21 09:49 2,799
3109041 이슈 2008년 한국 1호선 20 09:49 1,166
3109040 유머 촬영하면서 월드컵 봤는데 져버려서 다들 기분이 태도가 되어버린 놀뭐팀..ㅠㅋㅋㅋㅋㅋ 9 09:44 3,614
3109039 이슈 애니 <마법기사 레이어스> 리메이크판 2026년 10월 7일 방영 확정 17 09:44 1,332
3109038 이슈 사쿠라 제돌시절.gif 22 09:43 2,266
3109037 유머 진짜 잘 구르는 푸바오.gif 41 09:43 1,674
3109036 이슈 사복 입고 최유정 응원하러 갔다가 앵콜 무대 라이브까지 한 아이오아이 4 09:41 1,571
3109035 이슈 블랙핑크 제니 최근 페스티벌 무대의상 세벌.jpg 29 09:39 4,738
3109034 이슈 현실감 없는 배우 원빈 20대 얼굴 16 09:38 2,932
3109033 이슈 어렸을 때 감동인데 커서 보면 공포인 장면 09:32 2,083
3109032 유머 쟁반노래방 자리 바꾸고 싶은 이효리 3 09:31 1,631
3109031 이슈 테일러 스위프트 결혼식으로 피해 입은 주변 상인 인터뷰 140 09:29 16,576
3109030 이슈 [KBO] KBO리그 2026시즌 시청률 TOP50 (~7/4) 5 09:29 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