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제일고 재학생 중 총상으로 사망한 대표적 희생자는 고 박성용(당시 2학년)군과 고 전재수(당시 1학년)군 등이 꼽힌다. 박군은 시위 중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고, 전군은 집 인근 동산에서 놀다 계엄군의 총탄에 희생됐다. 
1,890 14
2026.06.30 12:16
1,890 14

"경기 끝납니다. 1987년 이후 지난 37년 동안 이곳 광주에서는 아무도 듣지 못했던 이야기. 기아 타이거즈가 2024년 정상에 오릅니다. 광주, 우리 시대 가장 큰 아픔을 야구로 극복한 도시에서 타이거즈는 운명이자 자랑이었습니다. 그런 기아 타이거즈가 7년 만에 프로야구 챔피언에 오릅니다." 



2024년 기아(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알리던 한명재 야구 캐스터의 우승 콜은 광주라는 도시가 겪어온 시간과 감정을 압축해 보여주는 한 장면으로 남았다.



5·18 민주화운동 이후 광주의 야구장은 단순한 운동경기장이 아니었다. 이웃과 자식이 군화발 아래 스러져간 상처, 그리고 오랜 침묵이 이어진 도시에서, 야구경기장은 함께 소리 지르며 응원하는 곳이었다. 이는 깊은 상처를 치유하난 집단적 회복의 의례가 됐다. 2024년 기아 우승 콜에서 "광주, 우리 시대 가장 큰 아픔을 야구로 극복한 도시"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도 이러한 역사적 맥락 위에 있다.



바로 이 도시의 기억이자 민주화 역사 위에서 차마 쉽게 믿기 어려운 장면이 등장했다.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경기장에서 광주일고 학생들은 기아타이거즈 응원가 '광주의 함성'으로 응원했다. 하지만 맞은편에서 배재고 학생들과 선수들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구호가 이어졌다.



같은 공간에서 한 쪽은 지역의 자랑스런 역사와 학교를 향한 응원이 이어졌지만, 다른 한쪽은 민주화의 역사를 폄훼하고 희생자를 모욕하는 표현이 쏟아져 나왔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제일고등학교는 계엄군 진압에 맞서 학생과 동문들이 저항에 참여했던 주요 현장 중 하나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제일고 재학생 중 총상으로 사망한 대표적 희생자는 고 박성용(당시 2학년)군과 고 전재수(당시 1학년)군 등이 꼽힌다. 박군은 시위 중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고, 전군은 집 인근 동산에서 놀다 계엄군의 총탄에 희생됐다. 그에 앞서 광주일고는 1929년엔 일제에 항거한 광주학생항일운동의 주역이기도 했다. 자부심을 가지기 충분한 고등학교이다. 



내 팀과 겨루는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라면, 과연 어떤 표현까지 허용될 수 있는 것인가. 상대의 경기력을 흔들겠다는 이유로, 수많은 이들의 피와 고통 위에 쌓인 민주화의 역사를 조롱하는 응원가가 아무 거리낌 없이 불려 나오는 현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타인의 고통 앞에서 이토록 무뎌지는 감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승리를 목표로 프로 무대를 꿈꾸는 학생 선수들의 입에서조차 혐오의 언어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는 사실은, 결국 우리 교육이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에 대해 무거운 질문을 남긴다.



-중략-



이번 사안을 둘러싸고 “몰라서 그랬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당시 기업 차원의 공개 사과와 역사 교육 조치가 뒤따랐던 사례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 같은 응원 문화를 두고 특정 커뮤니티에서 확산된 혐오 표현을 무비판적으로 학습한 결과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한 “논란이 생겨도 결국 사과하면 된다”는 잘못된 학습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가 제기되면 시간이 지나며 사그라든다는 인식이 결과적으로 유사한 상황을 되풀이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결국 이는 단순한 지식이나 역사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는 감수성의 문제라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경기장 안에서 나온 발언이 피해자와 유족의 기억, 나아가 한국 사회의 역사적 상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이 문제는 학생 개인의 일탈로만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무겁다. 이를 지켜본 어른들과 지도자, 학교 공동체가 어떤 응원 문화를 용인해왔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복되는 장면이 '몰랐다'는 말로 덮일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학교 스포츠 전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KBO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이러한 응원가가 등장했다는 점은 프로 선수로서 요구되는 책임 의식과도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다.


프로야구는 본질적으로 지역을 기반으로 형성된 리그다. 각 구단은 하나의 도시를 대표하고, 팬들은 그 팀을 통해 자신이 속한 지역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공유한다. 야구장에서의 응원은 단순한 경기 지지를 넘어, 때로는 그 지역의 기억과 감정을 함께 표출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결국 문제의 본질은 학생 선수의 기술이나 성적 이전에, 경기장과 훈련장 안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감각이 충분히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이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귀결된다.



출처 https://www.huffingtonpost.kr/article/258329

댓글 1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힌스X 더쿠🤍] 글로우의 편견을 깨는 쿠션 등장?! 차원이 다른 차세대 글로우 #화이트쿠션 사전 체험단 모집 226 00:05 4,52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752,78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227,41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651,62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490,978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80,88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0 21.08.23 8,643,28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20.09.29 7,544,31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9 20.05.17 8,768,33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652,17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661,563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12532 기사/뉴스 "5년짜리 단순 살인으로 낮춰라?"…장윤기 차에서 사라진 '그 증거' [스프] 10:38 0
3112531 이슈 진짜 미쳤나 오늘 출근길에 있었던 끔찍한일.threads 11 10:35 840
3112530 이슈 전개가 진짜 멜라토닌먹고꾼꿈같다…twt 2 10:35 165
3112529 기사/뉴스 [단독]JTBC 디폴트 여파…? '러브 바이러스' 편성 변경 10:35 191
3112528 이슈 요즘 미용 의사 월급 근황.jpg 13 10:33 1,559
3112527 기사/뉴스 이동휘 “소속사 대표 이제훈, 늘 폭풍 칭찬…그런데 기억나는 말은 없어” 솔직 2 10:33 368
3112526 기사/뉴스 올림픽공원 개표소 출입 막은 '올다르크', 내일 경찰 소환 조사 11 10:33 320
3112525 이슈 정준일 안아줘가 명곡인 이유.jpg 5 10:32 523
3112524 유머 충청도 흉가체험 보는데 저주문 충청도 사투리로 적혀있어 11 10:31 741
3112523 이슈 아버지 맥도날드에서 햄부기 기다리는 동안 밖에서 잘 기다리고 있으면 길가던 언니들에게 사진 한 방씩 찍힌다. 표정은 지주 있는 일이라는 듯이 최대한 시크하게... 4 10:30 1,199
3112522 기사/뉴스 넉살, 친누나 '묻지마 폭행' 피해 고백…"노숙자가 주먹으로, 13바늘 꿰매" 2 10:29 1,394
3112521 이슈 우리집 안경 미남 23 10:28 1,520
3112520 기사/뉴스 [단독] 광산경찰서장 “장윤기 아빠 이름도 몰라”…증거인멸 ‘윗선’ 엇갈리는 진술 15 10:25 1,049
3112519 기사/뉴스 [공식]'왕사남' 유해진X장항준, 또 함께..1600만 찍고 게임 모델로 1 10:24 478
3112518 정보 한국 영재에게 바둑 져서 울었던 일본 바둑영재 스미레 근황. 11 10:24 1,811
3112517 유머 2주 전, 그룹이 해체되었다 3 10:24 1,486
3112516 이슈 에어컨때문에 관리실에서 잠깐 집에 오셨는데 달래 또 달려가서 예쁨받는중 6 10:24 1,409
3112515 이슈 생각 보다 많다는 꿀빠는 직장에서 현타오는 사람들 37 10:24 1,970
3112514 이슈 몸에 닿는 제품은 알리테무에서 안 산다는 건 상식 아닌가요 23 10:23 2,148
3112513 유머 미나미의 애착 인형 PD니무 모음zip. 5 10:22 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