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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李대통령 '1000조 승부수' 띄웠다…'삼전닉스' 호남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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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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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9일 1000조원대 '호남 반도체' 카드를 꺼내 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른바 '삼전닉스'를 앞세워 수도권에 쏠린 첨단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겠다는 집권 2년차 최대 승부수다. 다만 새 산업 지도에서 대구경북(TK)의 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직접 주재한다. 부제는 '회복에서 대도약으로, 초격차 대한민국'.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로봇 등 3대 첨단산업을 수도권이 아닌 지방을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국가 성장전략이 한꺼번에 공개된다.


가장 주목받는 건 단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다. 광주·전남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함께 들어가는 '제2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광주 첨단3지구를 전공정 팹으로, 충남 아산을 후공정 팹으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규모가 압도적이다. 호남권에만 투입되는 돈이 1000조원 수준으로 점쳐지고, 삼성과 SK의 전체 지방 투자를 합치면 향후 10년간 2000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맞먹는 사상 초유의 투자다. 삼성·SK가 약 900조원을 쏟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웃도는 규모로, 호남에 들어설 반도체 팹이 최대 10기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3대 프로젝트는 권역별로 갈린다. 호남에는 반도체, 강원(동해)·충청(당진)에는 GS그룹 등이 주도하는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 영남권에는 한화·두산이 주도하는 우주항공·로봇 중심의 '피지컬 AI 벨트'가 들어선다. 충청은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까지 가져갔다.


문제는 영남권 피지컬 AI 벨트마저 경남 창원·사천이 중심이라는 점이다. 호남이 반도체, 충청이 패키징과 데이터센터를 나눠 갖고 영남의 몫은 경남으로 향하는 사이, 정작 대구경북은 반도체와 로봇 어느 쪽에서도 굵직한 신규 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새 산업 지도에서 TK만 공백으로 남은 셈이다.


지역의 위기감은 현실이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6·3 지방선거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팹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지만, 두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호남·충청으로 굳어지면서 취임도 전에 시험대에 올랐다. (중략)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은 "지역갈등을 불러오는 망국적 정략"이라며 "가장 먼저 시작한 대구경북 통합은 단칼에 무산시키고, 뒤늦게 뛰어든 전남·광주 통합은 전광석화처럼 완성시켜 호남에 대놓고 퍼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생존을 위해 발로 뛰는 기업이 경제 논리에 따라 가장 적합한 투자처를 찾고, 정부와 지자체는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자유시장경제의 기본"이라며 "기업은 정치가 아니라 시장을 보고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TK의 잠재력이 결코 작지 않다고 본다. 경북에는 울진 한울원전과 경주 월성원전 등 국내 가동 원전 26기 중 12기가 몰려 있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첨단 반도체 공장에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구미의 전자산업 기반과 포항의 연구개발 역량, 대구경북신공항이라는 카드까지 더하면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 강점을 국가 반도체 전략과 연결할 구체적 청사진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지금처럼 손 놓고 있다가는 산업 지도 재편 과정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호남 편중 논란에 정면돌파를 택했다. 지난 27일 하루에만 엑스(X)에 6건의 글을 올리며 직접 여론전에 나섰고, 물 부족 주장에는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고 받아쳤다. '특혜' 비판에는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가장 합리적인 반도체 중심지를 추가 조성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목적의 지역 갈라치기는 자제해 달라"고 맞섰다.


판은 깔렸다. 1000조원짜리 승부수가 '균형발전의 신호탄'이 될지 묻는 사이, 정작 균형발전의 또 다른 축이어야 할 대구경북은 손에 쥔 것 없이 발표를 지켜보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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