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최초 비중 낮은 강남·서초
지난 달, 올해 중 최고치 기록
증여 및 무주택자 ‘세 낀 매수’ 허용 영향

서울 강남구 한 공인중개소 앞을 우산을 쓴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고가 아파트가 밀집돼있는 강남 및 서초에 ‘생애 최초 매수자’가 올해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억원 이상 주택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제한되는 등 강도 높은 규제에도 다주택자를 향한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기 이전, 현금·부동산을 동원한 증여 그리고 다수의 현금을 보유한 ‘영리치’의 매수 바람이 분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상가 등) 소유권이전등기 매수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강남에 생애 첫 부동산을 구입한 이는 224명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생애 최초 매수자는 전달(212명) 대비해서도 5% 늘었으며, 연초(174명) 대비해선 28% 급등했다. 특히 30세 이상 39세 미만의 30대 매수자가 13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40대(49명), 20대(21명) 등의 순이었다.
반포 등 고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서초구 역시 지난 달 생애 최초 매수자가 급증했다. 서초의 5월 생애 최초 매수자는 205명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2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연초(172명) 대비해 19%나 오른 값이다. 서초구 역시 30대가 108명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 다음 40대(44명), 20대(26명) 순이었다.
소유권 이전 등기의 경우 계약일로부터 최대 3개월 이내에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생애 최초 매수자의 강남·서초지역 주택 매수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부동산에 급매물 가격표가 부착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전문가들은 고가 아파트에 대한 3040의 생애 최초 매수가 늘어난 이유를 두고 부모의 자본을 동원한 증여와 일부 ‘영리치’의 매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거라고 본다. 특히 증여세가 부담스러운 이들이 저가양수도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
저가양수도란 말 그대로 저가에 매각하는 걸 의미한다. 가족·친족 등 특스관계인 간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부동산을 넘기는 ‘사실상 증여’다. 집을 매입할 현금만 가지고 있다면 양도세액이 증여 세액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다주택자가 주택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쓰인다.
특히 최근 베이비부머의 은퇴 시기가 맞물리며 자녀 세대가 빠른 속도로 부를 축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익명의 한 자산관리 전문가는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들의 실제 자신의 재산 60% 이상을 증여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재개 이전에 증여에 대한 상담이 한 바탕 휩쓸고 갔다”고 전했다.
아울러 세 낀 집을 현금으로 매수한 3040 ‘영리치’의 비중이 높아졌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김효선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구·서초구는 여전히 서울에서 생애최초 매수 비중 자체는 가장 낮은 지역”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무주택자에 한해 전세를 낀 채 주택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다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단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가 재개된 현재로선 강남권 거래와 증여, 저가양수도로 예상되는 직거래 등 모든 수치가 동반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부동산세제 개편 방향과 관련해 “다주택자나 실제 거주하지 않고 보유한 주택에 대해서는 정부가 인센티브를 줄 이유가 적어도 없지 않나”라고 말하며 실거주 목적의 주택과 투자 목적의 주택을 구분해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662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