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 중 축구에 압도적으로 시도민구단이 많냐? 하면 이런 법령이 존재하기 떄문임
일단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르면 각 공공기관에서는 최소 한 종목 이상의 스포츠팀을 운영하도록 의무화해두고 있음.
지자체의 경우는 프로스포츠 육성을 위해서 출연 또는 출자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음.
그래서 각 지자체별로 개인 종목을 후원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음.
사실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시민구단은 축구에만 존재하는 게 아님.
최근에야 KBO 퓨처스리그의 울산 웨일즈가 창단하면서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건데, 이후로는 그쪽에서도 시민구단을 유치하려고 하는 중임.
근데 축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하나임. 바로 '경기장' 때문.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각 도시는 육상 경기장 공인 규격 2종 경기장을 두게 하고 있고, 대도시는 1종 경기장을 두게 하고 있음.
인구가 10만이 안되는 소도시에서도 5,000명 규모의 2종 경기장을 두게끔 하고 있음.
그러다보니, 각 지자체별로 자연스럽게 축구 경기를 개최할 수 있는 경기장이 확보되어있는 거고, 경기장을 새로 지을 필요가 없으니 축구팀을 운영하려고 하는 것.
사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2002 한일 월드컵이 끝나고 경기장이 놀고 있던 도시들의 사례를 보면 왜 팀들이 생겼는지 알 수 있음.
서울(2004년 안양 LG가 연고이전해서 들어와 FC 서울로 팀명 변경)
인천(2003년 인천 유나이티드 창단 후 2004년 리그 참가)
대구(2002년 대구 FC 창단 후 2003년 리그 참가)
광주(2003년 광주 상무가 창단 후 2004년부터 리그 참가, 2010년 해체되고 동년 광주 FC 창단)
서귀포(2006년 부천 SK가 연고이전해서 들어와 제주 유나이티드(현 제주 SK)로 팀명 변경)
연고 공동화 정책 때문에 비어있던 서울을 포함해서 월드컵을 유치했던 도시 10개 중에 5개가 놀고 있었고,
저런 경기장은 오히려 놀려두면 그게 적자 폭이 더 크기에 시민구단의 창단 명분이 먹힌 거임.
근데 이후에도 시도민구단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는데, 정치적인 이유가 큼.
높으신 분들이 자기 사람들 챙겨주기엔 그만한 곳이 없기 때문. 혹은 자기 지지율을 높이는 것에 신경쓰던지.
성남 FC만 하더라도 원래는 기업구단이었던 성남 일화였는데, 문선명 사후 축구에 관심이 없던 한학자와 문국진이 팀을 정리하려고 했었던 걸 당시 성남 시장이었던 이재명이 인수해서 시민구단화함 (원래 이재명은 성남시청 체육단을 재창단하면서 없어진 축구단도 다시 꾸리려고 했었음)
(참고로 성남 FC 초대 감독이 故 박종환이고, 대표이사가 신문선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이재명도 성남 FC를 정치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것으로 보임)
그럼 해외에는 이런 시민구단이 없냐? 있음.
터키(튀르키예) 쉬페르리그에도 시민구단이 존재하고, 중국 슈퍼리그는 물론 스페인 라리가에도 아주 유명한 시민구단이 둘이나 존재함.
바로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인데, 여긴 100% 소시오(시민주주)의 지분으로 운영됨.
그래서 회장 선출은 소시오들의 투표로 이뤄지는데, 웬만한 잘못을 저질러도 쫓아내기가 힘들어서 바르셀로나의 경우 전임 회장 바르토메우 때문에 팀이 공중분해될 뻔했고, 원클럽맨이던 메시를 떠나보내야 했음
아무튼 대충 정리해보면 시민축구단이 생기는 이유는
- 축구팀을 운영하기가 다른 프로 종목에 비해서 쉬워서
- 높으신 분들이 나중에 자기 사람 꽂아주거나 또는 자기 지지 기반을 쌓기 위해서
라고 볼 수 있음.
물론 나도 축구 보는 입장에서 화가 많이 나지만 잘못된 정보들이 있어서...
일단 기본적으로 축협이 K리그를 운영하는 건 아니고 (K리그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소관임)
K3리그, K4리그는 축협 소관이지만 세미프로리그고, 그 이하는 아마추어리그라 비판 논점에서 다소 벗어나있는 거라고 봄.
(저들이 별도의 자본 유치 계획 같은 것 없이 프로화를 노린다면 비판받아야겠지만)
또한 현재 국대 중 K리그를 거치지 않은 인물은 손흥민(그마저도 FC 서울의 유스였던 동북고 출신) 하나 뿐일 정도로 거의 모든 선수들이 K리그의 수혜를 입었음.
(이강인은 인천 유스 출신, 황인범은 대전, 김민재는 아예 세미프로인 경주 한수원에서 데뷔함. 조규성도 FC 안양 출신)
그렇기에 주장하는 것처럼 팀들을 그냥 다 없애버리면 사실 뛰는 선수들은 물론이거니와 구단 임직원들도 전부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 결과를 낳기에 극단적이지 않나 싶음.
물론 나도 장기적으로는 모든 시도민구단들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전의 케이스처럼 기업구단화되는 게 건강한 변화라고 생각.
아니면 정말로 시민들이 구단 운영에 참여할 수 있게끔 바뀌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