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한국 축구가 끝내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첫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차전에서 체코를 2 대 1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멕시코(0-1 패)와 남아프리카공화국(0-1 패)에 연달아 덜미를 잡히며 조 2위 직행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조 3위로 밀려난 뒤 다른 조의 결과를 기다리는 '구걸 신세'를 이어가던 한국의 실낱같은 희망은 28일 열린 K조 최종전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에 3 대 1 역전승을 거두며 소멸됐다. 우즈베키스탄이 전반 10분 엘도르 쇼무로도프의 선제골로 앞서가며 한국에 기적을 안겨주는 듯했으나, 후반 들어 요안 위사의 멀티골과 피스통 마엘레의 역전골을 앞세운 콩고민주공화국의 맹공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결국 조별리그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자멸한 대가를 처절하게 치른 셈이다.
문제는 대표팀의 무능과 준비 부족으로 초래된 탈락의 화살이 엉뚱한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승리로 한국의 탈락이 확정되자마자, 국내 대중문화계에서 맹활약 중인 방송인 조나단의 개인 소셜 미디어(SNS) 계정은 순식간에 악성 댓글로 도배됐다. 조나단이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이라는 황당한 교집합 하나만을 근거로 삼은 비이성적인 분풀이다.
실제로 현재 조나단의 SNS 댓글창에는 "솔직히 속으로 콩고 응원하셨죠? 진출 축하드립니다", "빨리 댓글창 막으세요. 멍석말이의 민족이 몰려옵니다", "국외 추방 가자" 등 조롱을 넘어선 인종차별적이고 공격적인 악플이 실시간으로 쏟아지고 있다. 8세 때 가족과 함께 한국에 정착해 학창 시절을 모두 광주에서 보내고,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공유하며 100만 크리에이터로 성장한 방송인에게 오직 '혈통'을 빌미로 축구 패배의 앙갚음을 시도하고 있는 꼴이다.
조나단은 자신만의 건강한 웃음을 제조하며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아티스트다. 그가 고향 국가의 축구팀 승리를 제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한국 대표팀의 탈락에 어떠한 원인 제공도 하지 않았다. 잘못된 애국심의 가면을 쓰고 타인의 공간에 찾아가 쏟아내는 광기 어린 '인터넷 멍석말이'는 국격만 떨어뜨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