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에어컨 보급률 20% 불과...미국 90%와 대조
선풍기· 얼음팩·샤워에 의존…열사병 사망자 속출
역사적으로 냉방 수요 저조·요금 부담·노후 건축
행정규제·탄소중립 등 에어컨 설치 발목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분수에서 열을 식히는 사람들. [로이터]](https://imgnews.pstatic.net/image/016/2026/06/27/0002662293_001_20260627140109826.jpg?type=w860)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에어컨이 없다!”
유럽에서 40도가 넘는 역대 최악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냉방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폭염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도 높은 에너지 비용과 오래된 건축 양식, 탄소중립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에어컨 보급이 쉽지 않아서다.
6월 유럽 곳곳 ‘폭염 신기록’…가정 에어컨 보급률 20%
유럽 각지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대규모 정전, 열차 운행 취소, 휴교, 사업장 단축 운영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이틀 연속으로 1947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더운 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24일 기준 전국 30개 거점 관측소의 주간·야간 기온 평균은 30도로, 전날 세운 기존 기록 29.8도보다 높았다.
AFP는 프랑스 6700만 인구 중 폭염 적색경보 영향에 있는 사람을 4400만명으로 추산했다.
CNN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유럽의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유럽 가정의 에어컨 보급률은 약 20%에 불과하다. 미국의 에어컨 보급률이 약 90%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방송은 “폭염이 더 일찍 시작된 동시에 40도 이상의 기온이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선풍기와 얼음팩, 찬물 샤워 등에 의존해 더위를 견디고 시민들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에서 에어컨 보급이 더딘 가장 큰 이유로 역사적으로 냉방 수요가 크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과거에도 폭염은 있었지만 장기간 이어지는 고온 현상은 드물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북유럽에선 냉방 설비가 필요한 환경이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에어컨은 오랫동안 생활필수품이 아닌 사치품으로 인식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브라이언 머더웨이 에너지효율·포용적 전환국장은 “유럽에는 에어컨 문화 자체가 없었다”며 “비교적 최근까지 냉방은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전기요금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유럽은 미국보다 에너지 가격이 높은 반면 평균 소득은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가 많아 에어컨 운영 비용 자체가 부담이 되는 경우도 많다고 CNN은 전했다.
건축 구조도 유럽에서 에어컨 보급이 적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에어컨이 대중화되기 이전에 건축된 노후 건물이 많아 중앙 냉방 시스템을 새로 설치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된다.
특히 영국 등 북유럽 지역의 주택은 애초 여름철 폭염을 고려하지 않고 건축됐다. 실제로 영국에의 주택 6채 가운데 1채는 1900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CNN은 전했다.
다만 유럽 전역에서 최고 기온을 매년 경신하는 탓에 전문가들은 앞으로 에어컨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IEA는 유럽연합(EU)의 에어컨 보급 대수가 2050년까지 약 2억7500만대로 늘어나 2019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https://mbiz.heraldcorp.com/article/10790032?ref=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