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상 물가의 대표 품목인 계란값이 한 판 8천원에 육박하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조류인플루엔자(AI)와 산란계 감소에 따른 일시적 공급 부족을 원인으로 꼽는 반면 현장에서는 사육환경 규제와 생산 기반 위축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25일 기준 특란(XL) 1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5천277원으로 지난해보다 55.6%, 평년(3천531원)보다 49.4% 올랐다. 대구는 5천18원으로 지난해보다 45.1%, 평년보다 51.4% 상승했다. 경북도 5천21원으로 1년 전보다 59.4%, 평년보다 53.1% 뛰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격 급등의 근본 원인으로 지난해 겨울 고병원성 AI를 지목한다. 실제로 지난해 겨울 고병원성 AI로 산란계 1천134만 마리가 살처분되면서 6월 기준 계란 일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3% 감소했다. 가금농장 AI 발생도 62건으로 전년보다 26% 늘었다. 산란계는 병아리에서 알을 낳기까지 18~20주가 걸려 살처분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공급 감소 배경에는 정책 요인도 얽혀 있다. 정부는 2017년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닭 한 마리당 사육면적을 기존 0.05㎡에서 0.075㎡로 늘리는 사육밀도 개선 정책을 도입했다. 신규 농가는 이미 적용받고 있으며, 기존 농가는 내년부터 의무 대상이 된다. 업계에서는 일부 농가가 이 규제를 피하려고 노계를 조기 도태하면서 산란계 수가 일시에 줄었고, 축사 증·개축도 악취 규제와 주민 민원에 막혀 공급 부족을 키웠다고 주장한다.
이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계란 생산비에서 시설비 비중은 1.5%에 불과하고, 사료비(56.9%)와 병아리 비용(20.3%)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생산비 증가 효과가 과도하게 평가됐다고 반박했다.
가격 형성 과정도 논란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대한산란계협회의 가격 고시 행위가 자유로운 가격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9천4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생산량은 전년보다 2.0% 늘고 소비량은 1.7% 줄었지만 산지가격은 오히려 16.6% 상승했다. 협회가 개당 고시가격을 146원에서 190원으로 올린 뒤 실제 산지가격도 평균 193원에 형성됐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한다.
반면 협회는 AI로 인한 공급 감소와 사료비 등 생산비 상승이 가격 급등의 본질적 원인이라며 가격 고시가 시세를 결정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한다. 협회 측은 행정소송을 예고했고, 농식품부도 협회 설립허가 취소 절차 검토에 착수해 갈등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https://v.daum.net/v/2026062616555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