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1년, 고강도 규제들 효과 '전무'
서울 전세금 13년만 최대 상승…강남·동탄 집값도 급등
"김용범의 '닥공' 발언, 위기의식 표현" 관측
[땅집고] 이번주 서울 아파트 주간 전세금이 12년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주춤했던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도 올 들어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년동안 펼친 각종 부동산 대책들이 효과가 전무했음을 확인한 청와대가 위기 의식을 느낀다는 신호가 읽히는만큼, 정부의 정책 기조에 변화가 나타날 지에 관심이 쏠린다. 가령 연초부터 “부동산 정상화는 5천피보다 훨씬 쉽다”는 등 부동산 정책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던 대통령도 전세대란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0.35% 오르며 2013년 10월 셋째 주(0.35%)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임대차 2법으로 역대급 전세난이 벌어졌던 문재인 정부 시절(2020년)을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성북·성동구(0.55%), 구로구(0.54%) 등 전세난에 떠밀린 실수요자들의 주택 매수가 이어졌던 서울 강북 지역에서 전세금 상승세가 가팔랐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주까지 누적 4.79% 오르며 상승률이 전년 동기(0.88%)의 다섯 배를 웃돈다.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한동안 소강상태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구 아파트 가격은 지난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반짝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다시 상승 전환, 이번 주에는 0.35% 상승하며 올해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동탄 아파트 가격 역시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과 주식 투자 수익 유입 등의 여파로 1.65% 폭등세를 나타냈다.
◇오세훈 “닥치고 공급” 인용에, 토론회까지…변화인가, 기만전술인가
정부는 이 같은 주택시장의 전세·매매가 상승세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1년 동안 집값을 잡겠다며 온갖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집값이 잡히기는커녕 점점 더 급등세를 나타냈다. 아직 공식적으로 정책 전환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다주택자 규제와 세금 강화로 일관했던 그동안의 정책에 대해 변화 기류가 읽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최근 발언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 실장은 2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수도권 주택 시장 불안과 관련해 “지금은 ‘닥치고 지어야 한다’고 할 정도로 공급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의 발언 맥락을 보면 그동안 추진해 왔던 지난해 9·7 공급대책과 올해 1·29 공급대책에서 발표한 공공 주도 공급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실장이 그 동안의 공급 부족이 집값 상승 원인임을 인정하는 동시에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의 선거 슬로건인 '닥치고 공급'을 인용한 것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중과와 실거주 의무 부여 등 규제로 일관했던 기존 노선을 수정하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대통령의 다음 수순은?
김 실장은 이와 함께 ‘주택시장안정’을 주제로 한 국민대토론회까지 언급했다.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놓기 위해 폭 넓은 의견수렴을 하겠다며 내달 중순 관계부처 및 전문가,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타운홀미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보유세 강화의지를 밝힌 이후로는 주택 시장이나 규제에 대해 이렇다 할 발언을 삼가는 중이다.
하지만 반대로 정부가 유권자 저항이 클 수 밖에 없는 증세를 준비하면서 한편으로 시장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말로만 공급과 변화 의지를 보이는 일종의 ‘기만술’을 펼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김 실장은 토론회에서 최근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관련 “노동·세제·주택 정책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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