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에서 취약계층 아동의 식사를 지원하기 위한 결식아동 급식카드(본보 2월9일자 5면 보도)로 부모가 술을 구입한 사례가 적발됐다. 부정사용을 막기 위해 결제 제한 시스템과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도내 A 지자체에서 부모가 아동의 아동급식카드로 동네 마트에서 술을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다. 아동급식카드로 구입하는 물품 중 술과 담배와 같은 유해품목이 포함되면 편의점에서는 구매할 수 없지만 일반 마트는 품목 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마트에서 주류 구매가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자체는 이번 적발을 계기로 해당 마트를 카드 가맹점에서 해제하고 카드 이용 역시 제한할 예정이다.
이같은 부정사용은 전국 각지에서 발생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과 보건복지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13곳에서 급식카드로 술과 담배를 구매한 사례가 확인됐다.
부정 사용 원인으로는 급식카드 이용 가맹점 관리 부실이 지목된다. 실제 도내 또 다른 지자체의 급식카드 가맹점을 확인한 결과 오후 6시 이후 문을 여는 횟집과 두루치기 전문점,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에 ‘술맛집’으로 검색되는 업체 등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해 마트 업종 결제를 제한하고 술집으로 분류된 업체는 가맹점에서 제외하고 있지만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한 뒤 주류를 판매하는 영업장의 경우 등록을 막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부정 사용이 이뤄지는 동안 정작 지원 대상 아동들은 급식카드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인을 우려하거나 사용 방법을 숙지하지 못해 연간 소멸하는 금액이 2024년 기준 171억원에 이른다. 실제 춘천에서 아동급식카드를 사용하는 B군(16)은 “친구들과 같이 편의점에 가면 급식카드를 사용한다는 걸 눈치챌까 봐 나중에 계산하거나 사용하지 않는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고은 기자 gony@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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