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안정환 “32강 가더라도 싹 다 바꿔야...감독·협회 책임”
7,120 54
2026.06.25 15:45
7,120 54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2002년 이탈리아전 역전 골든골)의 주인공 안정환이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중앙일보에 관전평을 싣는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부터 본지와 인연을 맺은 안정환의 이번 관전평의 제목은 〈안정환의 ‘데킬라 샷’〉이다.

 

 

월드컵에서 이렇게 답답한 경기가 또 있었을까. 이번 대회 3경기 중 최악이었다. 참혹했다. 아무것도 못했다. 의욕도 없어 보였다.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

 

전술? 없었다. 전술 자체를 느끼지 못했다. 뭔가 틀도, 타이밍도 안 맞았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을 후반전에 상대의 힘이 떨어질 때 쓰려고 했던 것 같다. 나도 선수 시절 승부처에 교체로 들어간 적이 많다. 그런데 안 먹혔다.

 

손흥민 대신 선발 출전한 오현규는 전반 막판까지 볼 터치가 단 6번 뿐이었다. 황인범과 백승호의 중원 조합도, 윙백의 크로스도 아쉬웠다.

 

이강인이 혼자 공격을 이끌고 수비도 정말 열심히 해줬다. 그런데 상대 두세 명에 둘러싸였다. 우리나라가 1, 2차전을 치르면서 상대는 우리를 다 안다. 이미 전술이 노출됐다. 전술은 한 가지만 가지고 가면 안 된다. 상대에 따라 변화를 줘야 한다.

 

지고 있는데도 모험을 걸거나 포메이션이나 전술 변화가 없었다. 골을 넣으려면 박스로 올라가야 하는데, 뒤쪽에 숫자가 너무 많았다. 남아공도 매 경기 다른 전술과 포메이션을 쓰고 실패를 겪으면서 변화를 준 끝에 결국 이겼다. 난 대회 전부터 남아공이 약하지 않다고 말해왔다. 월드컵 무대에서 도대체 1승 제물이 어디 있나.

 

절실함도 없었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도 아니다. 이게 월드컵인지 모르겠다. 한 골 넣기가 이렇게 힘든 거다. 2002년엔 모두가 절실하게 뛰었다. 남아공이 목숨 걸고 뛰는데 우리가 어떻게 이기나.

 

대표팀 내부 사정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선수로 뛰어봤으니 뭔가 문제가 있거나 곪아 터진 것처럼 느껴졌다. 컨디셔닝 조절 실패일까.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원팀을 보여주지 못했다.

 

월드컵마다 매번 이슈는 있었다. 이겨내느냐, 못 이겨내느냐의 차이였다.

 

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기간 도중 짐을 싼 적도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철이 없고 생각이 짧았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묵묵히 열심히 했다. 그때 잘못 판단했다면 평생을 후회하며 살았을 거다. 경기 뛰는 선수도 중요하지만, 뒤에 있는 선수들도 중요하다.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이 하는 거다. 제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메시를 보유한 아르헨티나도 자기를 버리고 희생한다.

 

남아공 선수들이 믹스트존을 크게 노래를 부르며 지나가면서 우리 선수와 충돌도 했다던데, 실력에서 진 데다 자존심까지 상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떨어진 건 아니고 확률상 기회는 있다. 각 조 3위 팀 중 상위 8개 팀에 들 수 있을지 초조하게 기다려야 한다. 토너먼트 진출 기회가 남아있다는 게 오히려 더 굴욕적으로 다가온다.

 

32강에 행운으로 올라가든, 나아가 16강에 가더라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바꿀 건 싹 다 바꿔야 한다.

 

감독 책임이 맞다. 시대가 변해서 각자 선수들의 개성이 있다고 해도, 결국 팀을 만드는 건 감독이다. 카를로 안첼로티나 알렉스 퍼거슨은 분위기를 잡고 매니징을 하며, 전술은 주로 코치들이 짠다. 32강에 올라가든 어떤 성적을 내든, 경기력만 따져보면 책임은 불가피하다.

 

난 이전부터 줄곧 얘기해왔다. 대표팀이 결과를 못 내면 내가 가장 강하게 홍명보 감독을 비판할 거라고. 잘못되면 축구협회도 다 바꾸고 갈아엎어야 한다고 말이다.

 

분명 과거의 실패 후 시간이 있었는데도 이 모양이다. 다 완전히 깨끗이 청소하지 않으면 계속 반복될 거다. 새롭게 안 바뀌면 똑같이 반복이고 팬분들도 화를 내실 거다. 일본을 보면 부럽고 질투가 난다. 미리 철저하게 준비했으니, 결과로 나올 수밖에 없다.

 

다만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손흥민의 교체 타이밍을 두고 논쟁이 오가는데, 손흥민을 아꼈다고 해서 선발로 들어간 선수가 안 좋은 선수라는 뜻인가. 그런 식의 비난은 해당 선수에게 자괴감이 들게 할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대회 전부터 대표팀을 주위에서 너무 흔들어 놓은 건 아닐까. 저부터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대표팀을 흔든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든다. 

 

-후략

 

전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33157?sid=104

 

 

댓글 5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웨이브 오리지널 <피의 게임X> 최초의 목격자 시사회 초대권 이벤트 150 06.25 19,71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542,39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917,08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426,75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197,617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65,76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6 21.08.23 8,620,07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4 20.09.29 7,525,42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3 20.05.17 8,748,25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633,16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631,498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00975 기사/뉴스 롯데 영화 '와일드 씽' 선전, 근데 왜 KT 표정이 밝나 01:01 142
3100974 정보 에휴 오늘 🇿🇦남아공 국대팀을 승리로 이끈 감독 휴고 브로스에 대한 정보들 2 01:00 129
3100973 정보 유명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하루에 내는 세금.jpg 18 00:54 1,583
3100972 기사/뉴스 '김부장' 소지섭, 13년 만에 SBS 컴백…신드롬 재현할까 2 00:48 220
3100971 이슈 9년전 오늘 발매된, 에이핑크 "FIVE" 4 00:47 50
3100970 이슈 불량공주 모모코 느낌난다는 아이브 레이 도쿄돔 솔로무대 착장.jpg 10 00:46 1,444
3100969 이슈 진짜 여자들이 좋아하게 생긴 최근 우주소녀 설아.jpg 11 00:44 1,211
3100968 이슈 나가는 돈 중에서 식비가 진짜 수도꼭지임 11 00:43 2,050
3100967 이슈 오늘 전원 라이브 겁나 잘 들리고 무대도 날아다닌 여돌 엠카 3 00:42 685
3100966 유머 원래 환경운동가는 욕을 많이 먹음 실제로 칭기즈 칸이 지구온난화를 200년가량 늦췄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함 17 00:40 1,863
3100965 유머 남편 욕해달라는 기혼 감쓰질에 질려버린 세계인들 29 00:39 2,204
3100964 이슈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80~90년대 열대야 27 00:38 1,826
3100963 이슈 메시의 호위무사라고 불리는 한 선수....jpg 21 00:38 1,196
3100962 유머 요즘 유행하는 강아지 개인기🐶 5 00:37 706
3100961 이슈 하필 어제 축구 컨셉이었던 엠카운트다운.... 13 00:36 1,510
3100960 이슈 2년만에 차량 옵션 처음 써본 브라이언 2 00:36 659
3100959 이슈 5년만에 고양이를 되찾은 프랑스 여성... 그런데 😡..insta 17 00:31 2,152
3100958 유머 자 얘들아 내일 국적 일정 알려줄게 독일응원하시고 30 00:30 2,876
3100957 이슈 Redred 모르는 애가 부르는 레드레드 00:29 411
3100956 유머 나랑 다를 바가 없다는 월드컵 리액션 남돌 짤.jpg 7 00:29 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