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안정환 “32강 가더라도 싹 다 바꿔야...감독·협회 책임”
5,145 48
2026.06.25 15:45
5,145 48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2002년 이탈리아전 역전 골든골)의 주인공 안정환이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중앙일보에 관전평을 싣는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부터 본지와 인연을 맺은 안정환의 이번 관전평의 제목은 〈안정환의 ‘데킬라 샷’〉이다.

 

 

월드컵에서 이렇게 답답한 경기가 또 있었을까. 이번 대회 3경기 중 최악이었다. 참혹했다. 아무것도 못했다. 의욕도 없어 보였다.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

 

전술? 없었다. 전술 자체를 느끼지 못했다. 뭔가 틀도, 타이밍도 안 맞았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을 후반전에 상대의 힘이 떨어질 때 쓰려고 했던 것 같다. 나도 선수 시절 승부처에 교체로 들어간 적이 많다. 그런데 안 먹혔다.

 

손흥민 대신 선발 출전한 오현규는 전반 막판까지 볼 터치가 단 6번 뿐이었다. 황인범과 백승호의 중원 조합도, 윙백의 크로스도 아쉬웠다.

 

이강인이 혼자 공격을 이끌고 수비도 정말 열심히 해줬다. 그런데 상대 두세 명에 둘러싸였다. 우리나라가 1, 2차전을 치르면서 상대는 우리를 다 안다. 이미 전술이 노출됐다. 전술은 한 가지만 가지고 가면 안 된다. 상대에 따라 변화를 줘야 한다.

 

지고 있는데도 모험을 걸거나 포메이션이나 전술 변화가 없었다. 골을 넣으려면 박스로 올라가야 하는데, 뒤쪽에 숫자가 너무 많았다. 남아공도 매 경기 다른 전술과 포메이션을 쓰고 실패를 겪으면서 변화를 준 끝에 결국 이겼다. 난 대회 전부터 남아공이 약하지 않다고 말해왔다. 월드컵 무대에서 도대체 1승 제물이 어디 있나.

 

절실함도 없었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도 아니다. 이게 월드컵인지 모르겠다. 한 골 넣기가 이렇게 힘든 거다. 2002년엔 모두가 절실하게 뛰었다. 남아공이 목숨 걸고 뛰는데 우리가 어떻게 이기나.

 

대표팀 내부 사정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선수로 뛰어봤으니 뭔가 문제가 있거나 곪아 터진 것처럼 느껴졌다. 컨디셔닝 조절 실패일까.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원팀을 보여주지 못했다.

 

월드컵마다 매번 이슈는 있었다. 이겨내느냐, 못 이겨내느냐의 차이였다.

 

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기간 도중 짐을 싼 적도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철이 없고 생각이 짧았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묵묵히 열심히 했다. 그때 잘못 판단했다면 평생을 후회하며 살았을 거다. 경기 뛰는 선수도 중요하지만, 뒤에 있는 선수들도 중요하다.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이 하는 거다. 제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메시를 보유한 아르헨티나도 자기를 버리고 희생한다.

 

남아공 선수들이 믹스트존을 크게 노래를 부르며 지나가면서 우리 선수와 충돌도 했다던데, 실력에서 진 데다 자존심까지 상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떨어진 건 아니고 확률상 기회는 있다. 각 조 3위 팀 중 상위 8개 팀에 들 수 있을지 초조하게 기다려야 한다. 토너먼트 진출 기회가 남아있다는 게 오히려 더 굴욕적으로 다가온다.

 

32강에 행운으로 올라가든, 나아가 16강에 가더라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바꿀 건 싹 다 바꿔야 한다.

 

감독 책임이 맞다. 시대가 변해서 각자 선수들의 개성이 있다고 해도, 결국 팀을 만드는 건 감독이다. 카를로 안첼로티나 알렉스 퍼거슨은 분위기를 잡고 매니징을 하며, 전술은 주로 코치들이 짠다. 32강에 올라가든 어떤 성적을 내든, 경기력만 따져보면 책임은 불가피하다.

 

난 이전부터 줄곧 얘기해왔다. 대표팀이 결과를 못 내면 내가 가장 강하게 홍명보 감독을 비판할 거라고. 잘못되면 축구협회도 다 바꾸고 갈아엎어야 한다고 말이다.

 

분명 과거의 실패 후 시간이 있었는데도 이 모양이다. 다 완전히 깨끗이 청소하지 않으면 계속 반복될 거다. 새롭게 안 바뀌면 똑같이 반복이고 팬분들도 화를 내실 거다. 일본을 보면 부럽고 질투가 난다. 미리 철저하게 준비했으니, 결과로 나올 수밖에 없다.

 

다만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손흥민의 교체 타이밍을 두고 논쟁이 오가는데, 손흥민을 아꼈다고 해서 선발로 들어간 선수가 안 좋은 선수라는 뜻인가. 그런 식의 비난은 해당 선수에게 자괴감이 들게 할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대회 전부터 대표팀을 주위에서 너무 흔들어 놓은 건 아닐까. 저부터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대표팀을 흔든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든다. 

 

-후략

 

전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33157?sid=104

 

 

댓글 4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동국제약🧡 한장으로 선케어 끝! ✨ 마데카 선쉴드 패드 체험단 모집 (100명) 287 06.24 23,43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539,43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912,42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425,56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192,62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65,76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6 21.08.23 8,620,07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4 20.09.29 7,524,13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3 20.05.17 8,747,62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631,95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628,17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00466 이슈 상탈주의) 개그맨 이선민 에스콰이어 화보.jpg 1 17:13 80
3100465 유머 요즘 아이들 옥수수 먹는 법🌽 17:13 85
3100464 유머 병원다녀온 블랙핑크 고양이 3 17:12 354
3100463 기사/뉴스 '호르무즈 탈출' 한국 선박 속도, 일본보다 빠르다 10 17:11 310
3100462 이슈 무보정 한혜진 피지컬 체감 1 17:11 380
3100461 이슈 이건 멈춰있는 그림임 2 17:10 159
3100460 기사/뉴스 ‘1세대 인플루언서’ 이주희 아브컬렉션 대표 별세…추모 물결 이어져 2 17:10 808
3100459 유머 겁나 귀여운 오이팩 받는 춘봉이 ㅋㅋㅋ [언더월드] 11 17:09 443
3100458 이슈 팬들의 이중적인 모습에 충격받은 아이돌 6 17:09 512
3100457 이슈 영국: 한국이 이렇게 축구 존못일 이유가 없는데... 일부러 져서 더 유리한 조편성을 노리는건가? 15 17:09 939
3100456 정치 김장호 구미시장 "김부겸 반도체 팹 유치 목소리 내야"(종합) 23 17:09 296
3100455 기사/뉴스 미야오, 오늘(25일)부터 후속곡 ‘Hit 'Em’ 접수 시작…‘띠로리’ 잇는다 1 17:08 54
3100454 유머 요즘 한국사람들이 하는 얘기들.zip 2 17:08 727
3100453 이슈 저희도 리센느입니다… 1 17:07 375
3100452 정보 이수혁 VOGUE 홍콩 화보 1 17:07 240
3100451 이슈 [KBO] 키움 이용규 플레잉 코치에 대한 KBO 상벌위원회 결과 -> 2년 실격 2 17:07 450
3100450 정치 [퇴근길 정치톡] '보완수사권·문재인 오찬' 정무 승부수 던진 李대통령 1 17:06 92
3100449 기사/뉴스 윤지성, 뮤지컬 '소년의 초상'으로 1인 2역 도전 17:06 229
3100448 이슈 보아 한미일 역대 앨범 타이틀곡들 3 17:05 195
3100447 이슈 황정민 x 조인성 x 정호연 <엘르> 패션필름 1 17:04 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