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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게, 거슬리는 설레임이다"…허남준, 로코의 영업기술

무명의 더쿠 | 10:12 | 조회 수 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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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준 연기 미쳤다."

 

처음엔 배우 임지연의 독주일 줄 알았다. 그도 그럴게, 허남준은 이제 2번째 주연. 지난해 '백번의 추억'에 이은 도전이었다.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따라붙었다.

 

그러나 SBS-TV '멋진 신세계'를 끌고 간 건, 한 사람이 아니었다. 두 사람의 합이었다. 특히 마지막회까지 시선을 사로잡은 건 허남준의 연기였다.

 

그는 코믹과 멜로, 허당과 서늘함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다. 마지막회에서 정점을 찍었다. 서리의 의식이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절절한 순애보로 다소 다급한(?) 엔딩도 납득하게 만들었다.

 

허남준은 "로코는 처음이라 어려울 거란 생각도 컸다. 그런데 너무 해보고 싶었다"며 "살짝의 부담감과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도전의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장르 특화 배우에서 로코 '착붙' 배우가 되었을까. '디스패치'가 최근 허남준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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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르 특화 얼굴

 

사실 허남준은 로코와는 거리가 먼 배우였다. 지난 2020년 OCN '미씽: 그들이 있었다'로 장르물에 발을 들였다. 2021년 JTBC '설강화'에선 긴장감 짙은 첩보극 조연이었다.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즌2, 3에선 장르의 얼굴을 더 각인시켰다. 까마귀 부대 군인 '강석찬'을 맡았다. 능글맞다가도 위기 앞에서 침착해지는 매력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지난 2024년 ENA '유어 아너'의 빌런 김상혁. 대사 없이 눈빛만으로 차갑고 위험한 얼굴을 완성했다.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 후보에도 올랐다.

 

다음 행보는 정반대였다. JTBC '백번의 추억'. 첫 주연이자 첫 정통 청춘 멜로였다. 결과는 애매했다. 장르물에서 다져온 단단한 인상이 풋풋함을 요구하는 멜로와는 살짝 어긋났다.

 

'허남준은 역시 장르물'이라는 반응이 컸다. 그런데도 다음으로 고른 건 로코였다. 그는 "부담도 컸지만,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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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을 자신감으로

 

'멋진 신세계'는 조선시대 악녀 악혼이 빙의된 배우 신서리(임지연 분)와 악질 재벌 차세계(허남준 분)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로코는 장르물과 비교했을 때 극적으로 보여줄 자극적인 지점이 없다. 동시에 섬세함이 중요한 장르다. 허남준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를 가장 고민하게 한 건 말투였다. 차세계는 돈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자낳괴'다. 냉소적이면서도 자기애 가득한 대사가 로맨스 남주와 어울릴까. 스스로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허남준은 "가장 풀리지 않는 부분이었다. 초반에 고민이 많아서 감독님과 작가님께 질문을 엄청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1회 신서리와의 '꽃타작신'. 등장부터 여주와 치고받고 싸우는 설정은, 전형적인 로코 남주와는 거리가 멀었다.

 

전체를 보니 답이 보였다. 그는 "말은 까칠하게 하지만, 뒤에서 다 챙겨주는 스타일이다. 대본에서 차세계를 나쁠 수 없게 만들어놨더라"고 설명했다.

 

"그런 장치들이 있으니 까탈스러운 말투를 구사해도 매력으로 느껴질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신서리도 만만치 않은 여자에요. 센 캐릭터끼리 만나니까 시너지가 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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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숙 작가 보고 있나?

 

차세계를 호감으로 이끈건 의외로 비호감에 가까운 말투와 오글거리는 대사였다. 일례로 신서리가 먹던 사탕을 받아먹고 "더럽게 달달하네"라고 말한다던가, "다른 새낀 다 집어치우고 넌 나만 봐" 등.

 

'파리의 연인'(2004년)의 한기주(박신양 분)을 떠오르게 하는 다소 폭력적이면서도 오글거리는 대사. 온라인에선 "김은숙 작가 보고 있나"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오글거리는 대사를 명대사로 바꿔온 김은숙 작가만큼, 허남준의 소화력도 만만치 않았다. 그의 입을 거치면, 간지러운 대사도 절박하고 관능적인 언어로 탈바꿈했다.

 

그에겐 어려운 지점이 아니었다. 허남준은 "처음 봤을 때 '큰일 났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연기를 하는 사람이니까, 주어진 걸 어떻게 소화할지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물론 아주 잠깐 한숨이 나오는 순간도 있었죠. (웃음) 그래도 해내면 재미있겠다는 도전 의식이 컸어요. 글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어서 오히려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후반부 감정신에서 보여준 폭발하는 눈물 연기까지 더해지며 캐릭터의 온도를 완성했다. 까칠함으로 시작한 인물을 결국 진심으로 설득하며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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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하는 사람이 더 열심히 하네"

 

차세계의 까칠함이 사랑스러움으로 바뀐 데는 상대 배우의 공도 컸다. 임지연은 극 중 강단심과 신서를 동시에 연기하면서 멜로, 코믹, 액션까지 소화했다.

 

임지연 역시 코미디는 처음이었기에, 있는 힘껏 망가졌다. 주저 없이 내려놓은 만큼 명장면도 많았다. 강희빈 빙의밈 , 홈쇼핑 신, 눈을 까뒤집은 감전신도 그렇게 탄생했다.

 

허남준은 임지연에 대해 "성격이 정말 좋았다. 신체적으로 힘든 순간에도 흔들림이 없었다"며 "잘 시간도 없을 정도였는데, 대사 NG를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리허설도 러프하게 하는 법이 없었다. 이미 뭘 의도하는지가 다 보이더라고요. '잘하는 사람이 더 열심히 하네' 싶었죠. 현장에서 매번 자극받으면서 연기했습니다."

 

작품을 향한 진심은 연기에도 그대로 묻어났다. 그는 "캐릭터가 몸에 붙기 시작하면서 인물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애드리브도 조금씩 추가했다"고 말했다.

 

"집에서 대본을 볼 때는 최대한 이성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요. 그 다음에 현장에선 최대한 느끼려고 합니다. 확신을 가지고, 머리 대신 본능적으로 연기하려 하죠."

 

◆ "내 스타일 아닌데 거슬려"

 

이제 연기 경력 7년차. 역대급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그는 "바로 차기작 '고래별'에 들어가서 반응을 실감하진 못했다. 그래도 촬영장에 있다보면 알아봐주시는 빈도가 높아졌다"고 털어놨다.

 

방송 전보다 SNS 팔로워는 90만 명이 늘었다. 허남준은 "원래는 주로 한국 팬분들이 반응을 남겨주셨다. 요즘은 각종 외국어 댓글이 많아졌다"며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로는 "내 스타일은 아닌데 거슬려"를 꼽았다. 그는 "잘 해냈다는 증거인 것 같아서 보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공을 작품과 팀에 돌렸다. "기본적으로 글이 좋고, 연출을 잘해주시고, 잘 담아주셔서 드라마가 잘 됐다. 그 덕분에 제 연기도 빛을 본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배우 허남준 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그는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걸 잘하는 것 같다. 또, 멋있는 지점만 보여주지 않고 누구에게나 있는 연약하고 찌질한 면을 보여줬기에 공감해주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허남준은 마지막으로 담담한 다짐을 전했다.

 

"지금까지 열심히 안 한 건 아니지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뱉어야 되는 대사의 양 만큼, 가지고 있는 롤의 양 만큼 책임감 있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반응이 갈리는 날도 오겠지만,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본질에 집중하며 프로답게 앞으로도 해 나가겠습니다."

 

https://v.daum.net/v/20260625093500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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