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6년 6월 23일 09시 1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중앙일보·JTBC 등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 절차와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그룹 내 유일한 우량 계열사로 남은 SLL중앙의 향후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LL중앙은 독자 생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부채비율 등의 지표를 봤을 때 재무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 자산 매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SLL중앙이 티빙 지분 매각에 이어 미국 사업의 핵심 자산인 토네이도 엔터프라이즈(Tornado Enterprises)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LL중앙은 티빙 지분 매각을 포함한 자산 유동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티빙에 이어 미국 사업의 핵심 자산인 토네이도 엔터프라이즈도 잠재적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SLL중앙을 중앙그룹 내 사실상 마지막 우량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들이 연대채무와 지급보증 구조에 얽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것과 달리 SLL중앙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채무 고리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제작 역량과 지식재산권(IP), 주요 제작 레이블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 전체 기업가치의 상당 부분이 SLL중앙에 집중돼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가 주목하는 카드는 미국 사업이다. SLL중앙은 2021년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토네이도 엔터프라이즈 지분 80%를 약 1338억원에 인수했다. 토네이도 엔터프라이즈는 미국 제작사 윕(WIIP)을 보유한 지주회사다. 당시 SLL중앙은 글로벌 콘텐츠 시장 확대 흐름에 맞춰 북미 제작 역량 확보에 나섰다.
현재 미국 사업은 SLL아메리카(SLL America) 산하 SLL샤크홀딩스(SLL Shark Holdings)가 토네이도 엔터프라이즈를 보유하고, 토네이도 엔터프라이즈가 윕를 거느리는 구조다.
SLL중앙은 미국 사업 확대 과정에서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 왔다. 올해 1분기 기준 SLL중앙은 미국 자회사인 SLL아메리카에 약 804억원 규모의 장기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다. 또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엣워터(Atwater) 투자 유치와 관련해 약 557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으며, 윕 차입금과 관련해서도 약 757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서고 있다. 미국 사업과 관련한 직·간접 노출액만 2000억원 안팎에 달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토네이도 매각을 단순한 자산 처분이 아니라 미국 사업 관련 재무 부담을 줄이는 작업으로 보고 있다. 매각이 이뤄질 경우 현금 확보뿐 아니라 미국 사업과 연계된 대여금과 지급보증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클라이맥스스튜디오와 하이지음스튜디오 등 핵심 제작 자산은 매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들 제작사는 SLL중앙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상징하는 핵심 자산으로 기업가치의 상당 부분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사업과 티빙 지분이 비교적 독립적인 투자자산 성격을 지닌다면, 주요 제작 레이블은 SLL중앙의 본업 자체에 해당한다.
SLL중앙이 자체적으로 자금 확보하는 것과 별개로 중앙그룹 입장에서 SLL중앙 지분을 매각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티빙과 토네이도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확보된 자금이 곧바로 그룹 차원의 유동성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LL중앙 역시 독립 법인으로 상당한 규모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어 자산 매각 대금 상당 부분이 자체 재무구조 개선에 우선 사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LL중앙이 매각 대금을 모회사에 올리면, SLL중앙 채권자들이 반발할 수밖에 없다.
SLL중앙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 회사채 등을 포함해 약 3800억원 규모의 차입성 부채를 안고 있다.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우선 차입금 상환과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 자회사인 SLL아메리카에 대한 장기대여금도 보유하고 있어 미국 사업 관련 재무 부담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중앙그룹이 의미 있는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콘텐트리중앙이 보유한 SLL중앙 지분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룹 차원의 현금 확보 수단은 사실상 SLL중앙 지분 매각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SLL중앙의 최대주주는 지분 53.82%를 보유한 콘텐트리중앙이다. SLL중앙은 2021년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텐센트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당시 약 1조2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당시 평가를 단순 적용할 경우 콘텐트리중앙이 보유한 지분 가치도 상당한 수준으로 추산된다.
다만 실제 매각이 추진되더라도 가장 큰 변수는 몸값이다. 콘텐츠 업황 둔화와 국내외 OTT 시장 성장세 둔화로 과거 투자 유치 당시와 같은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SLL중앙이 추진한 신규 투자 유치 작업이 성과를 내지 못한 점 역시 시장의 눈높이가 과거와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낮아진 가격에 매각할 경우 콘텐트리중앙이 실제 확보할 수 있는 유동성이 기대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SLL중앙 지분에는 FI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데다 일부 지분에는 담보권도 설정돼 있다. 이에 따라 매각 대금이 발생하더라도 상당 부분이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나 담보권 정리 등에 우선 사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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