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행복주택 1884가구에 9.2만명 몰려
용산 단지,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
직장 때문에 지방에서 급하게 서울로 올라오게 돼서 일말의 희망을 갖고 신청했는데, 가전 무옵션인 곳까지 이 정도로 몰릴 줄은 몰랐네요. 600대 1 넘어가는 경쟁률에 셋방 발품을 계속 팔아야 되는데 매물이 워낙 없어 걱정입니다.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서울 전월세난이 심화하며 공공임대주택 경쟁률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공급한 올해 1차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에는 약 9만2000명이 몰렸고, 2000대 1을 넘어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도 나왔다. 청년과 신혼부부 가구 비중이 높은 서울 도심권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바늘구멍’ 청약 경쟁이 벌어지며 무주택자들의 주거 사다리 진입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는 양상이다.
23일 SH가 공고한 ‘2026년 1차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 최종 청약 경쟁률 현황’에 따르면, 이번 1차 모집에선 1884가구가 공급돼 9만1772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48.7대 1이다. 지난해 12월 말 진행된 2025년 3차 모집 경쟁률 29.7대 1(2368가구 공급, 7만272명 신청)보다 더 높아졌다.

단지별 경쟁률을 보면 우선공급 기준 2000대 1을 넘어간 곳도 두 곳 있었다. 용산구 ‘용산센트럴해링턴스퀘어’ 40㎡(이하 전용면적)는 청년 우선공급 1가구를 모집했는데 2822명이 신청했다. 이는 지난 2023년 1차 행복주택 모집에서 서대문구 ‘아현푸르지오클라시티’ 38㎡ 청년 우선공급이 3661대 1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아울러 송파구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 34㎡도 청년 대상 1가구 공급됐는데 2614명이 몰렸다.
강동구 대장주인 ‘고덕아르테온’에서도 신혼부부 대상 행복주택이 2가구 나왔는데 2506명이 접수해 1253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 33㎡도 청년 2가구 모집에 2130명이 신청했고, 강서구 ‘신마곡 벽산블루밍’ 59㎡는 신혼부부 대상으로 1가구 나왔는데 1006명이 청약을 넣었다.
국내 대표 학군지인 대치동에서도 ‘대치르엘’ 35㎡ 청년 예비입주자 4명을 뽑는데 3580명이 청약해 89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렇듯 서울 주요 지역, 선호도 높은 단지일수록 수백대, 수천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1차 공고에선 88개 단지에서 행복주택이 공급됐는데 청약이 미달된 곳은 고령자 대상 강동구 ‘고덕온빛채’ 한 곳 뿐이었다.
이렇듯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청년·신혼부부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건 최근 서울 내 아파트를 넘어 연립·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전세보증금, 월세가격이 치솟고 있는 영향이다. 행복주택은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2030 청년층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역세권 등 도심 주요 입지에 공급되는 임대주택으로, 시세의 60~80% 수준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실제 1차 행복주택 입주자모집공고를 보면 고덕아르테온 59㎡ 공급가는 보증금 1억5680만원에 월 임대료 62만8000원이다. 같은 타입 월세 매물이 시장에 보증금 1억원, 임대료 290만원에 등록돼 있는데 보증금 차이를 고려해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민간 임대차 매물 공급부족을 넘어 공공임대 또한 높은 수요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정비사업 규제완화 등을 통해 전반적인 주거 공급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결국 실수요자들이 거주하기 원하는 곳은 아파트인데 이런 수요에 매칭될 수 있도록 기존의 규제를 완화해 정비사업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절대적인 공급 물량 자체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전제 하에 행복주택 등 공공주택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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