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프로포폴 약병과 주사기를 소지한 젊은 여성이 길가에 쓰러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가운데 해당 여성이 인근 피부과에 근무하는 직원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의료용 마약류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5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 A씨를 상대로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14일 오후 10시경 서울 서초구 신논현역 8번 출구 앞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목격자들의 진술 등에 따르면 당시 A씨가 들고 있던 쇼핑백에서는 프로포폴이 담긴 유리병들이 쏟아져 나왔고, 당시 A씨는 쓰러져 있던 중 잠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직접 주사를 투약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해당 여성이 인근 피부과에 근무하는 직원임을 확인했다. A씨와 같이 병원 근무자가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유출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지난 1월 40대 간호조무사가 병원에서 빼돌린 프로포폴이 담긴 주사기를 소지한 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2월엔 간호조무사가 반출한 프로포폴을 투약한 30대 여성이 고급 스포츠카를 몰다 반포대교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현행 마약류관리법상 의료용 마약류의 외부 반출은 엄격하게 금지된다. 프로포폴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 등 법령에 따라 허가받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일반인이 프로포폴을 소지하거나 투약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 때문에 일반 피부과 직원이나 간호조무사 등은 원칙적으로 마약류취급을 할 수 없는 비인가자에 해당해 일반인과 동일한 처벌 기준이 적용된다.
경찰은 현재 A씨가 실제로 프로포폴을 투약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정밀 검사를 진행 중이고 마약류 유출 경로 역시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A씨가 해당 프로포폴을 자신이 근무하던 피부과에서 직접 빼돌린 것인지를 파헤치고 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에 더해 형법상 절도죄나 업무상횡령죄가 추가로 성립하기 때문이다.
통상 프로포폴 단순 투약 초범의 경우 자백할 시 집행유예 등에 그치는 사례가 많지만 만약 A씨가 자신의 근무지에서 약물을 유출해 투약했다면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약류취급 권한이 없는 병원 직원 등의 약물 유출이 이어지면서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관리 체계의 허점이 지적되고 있다. 의료용 마약 관리의 허점을 노린 가장 대표적인 범행 수법은 내시경 검사나 수술 시 환자에게 실제 투약한 양보다 더 많은 양을 사용한 것처럼 부풀려 입력하고 남은 잔량을 빼돌리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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