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810939?sid=101
후공정뿐 아니라 전공정 팹 건설도 거론
삼성 용인 클러스터 예정 팹 이전 가능성도
현실화 땐 수백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연합뉴스
광주전남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투자 규모를 수백조원대로 대폭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해당 지역에 신설을 검토해온 패키징(후공정) 공장뿐만 아니라, 반도체 전공정 팹(생산라인)을 짓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삼성전자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추진 중이던 팹 가운데 일부를 호남 지역에 대신 지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두 회사는 이달 말 발표되는 대규모 지방 투자 계획과 관련해 호남권에 수백조원을 투자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최소 200조원 이상을, 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웃도는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이다. 투자가 현실화한다면 수백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구축되는 것이다.
투자 규모가 대폭 확대된 만큼, 애초 검토된 반도체 후공정을 담당하는 패키징 공장에 더해 핵심 제조공정인 팹까지 짓는 안이 유력하게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호남 지역 사회에선 패키징 시설 유치를 넘어 팹을 직접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져왔다. 후공정은 전력, 용수, 인재 부담이 덜한 대신 투자 규모도 작기 때문이다. 하이닉스가 용인 클러스터 1기 팹 건설에 집행한 금액만 시설투자비를 포함해 30조원이 넘는다. 전공정은 웨이퍼에 회로를 새겨넣는 미세공정 과정을, 후공정은 제조 공정을 거친 반도체 칩을 완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삼성전자가 용인 클러스터에 설립하려고 추진 중이던 팹 가운데 일부를 호남으로 옮겨 지을 가능성도 내부에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이 용인 클러스터에 투자한 규모만 960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투자하는 용인 국가산업단지는 지난해부터 토지 보상 절차에 착수해 2028년 1기 팹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내년부터 팹 가동에 들어간다.

경기 용인 반도체 일반 산단에 지어지는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조감도. 용인일반산업단지 제공
다만, 용인에 건설할 예정인 팹 일부를 호남으로 이전하게 되면, 지역 갈등이 불거질 우려도 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이미 국가정책으로 결정돼 국책사업으로 진행 중인 용인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프로젝트를 공론화 명분으로 시민사회 논쟁의 장으로 끌어들여 흔들려는 의도라면 용인특례시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이닉스는 반도체 공장 투자뿐 아니라 이르면 이달 말에 조 단위의 사회공헌 방안을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두 기업이 패키징 공장뿐 아니라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팹 건설로 투자 규모를 확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이재명 정부의 지역균형 발전 기조에 적극 동참하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는 국가 균형 성장 전략으로 ‘5극3특’(5개 초광역권, 3개 특별자치도)을 내세우며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축 전략을 세워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엔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을 만났고, 오는 25일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직접 만나 지역균형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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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최태원 회장도 지난 2일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기자들과 만나 2030년까지 메모리 부족이 이어질 거라 전망하며 “향후 5년 안에 전체 메모리 생산 능력(웨이퍼 기준)을 2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두 기업의 반도체 생산·제조 기지는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돼 있었다. 호남 지역은 국내 최대 수준의 재생에너지 기반을 갖추고 있는 데다 비수도권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대되고 있어 두 기업이 투자 지역으로 낙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