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22차례 찾아가 초인종 수백 번 누르고 우편물 투척
경찰 경고·접근금지 명령도 무시
정국 측 엄벌 요구에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집 현관문 초인종을 하룻밤 새 133번이나 누르고, 배달원을 뒤따라 몰래 집 안까지 침입한 브라질 국적의 외국인 팬이 결국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한국에서 추방될 처지에 놓였다.
하룻밤 새 초인종 133번…배달원 노려 자택 잠입까지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판결문에 따르면, 브라질 국적의 피고인 A씨는 2025년 12월 7일부터 약 한 달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정국의 자택을 22번이나 찾아갔다.
A씨는 집 주변을 배회하며 정국을 기다렸고, 담벼락 너머로 물건을 던지거나 문틈 사이로 우편물을 밀어 넣기도 했다. 특히 지난 12월 12일 저녁부터 밤까지는 무려 133회에 걸쳐 초인종을 누르는 등 극심한 집착을 보였다.
A씨의 빗나간 팬심은 단순한 배회를 넘어 주거침입으로 이어졌다. 그는 문 앞에서 기다리다 배달원이 나오는 틈을 타 열린 쪽문을 통해 정국의 집 안으로 몰래 들어갔다.
법원 '접근금지 명령'도 비웃은 빗나간 팬심
결국 이날 현행범으로 체포된 A씨는 이튿날 경찰로부터 "주거지 근처에도 가지 말라"는 엄중한 경고를 받고 풀려났다. 하지만 그의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석방 직후에도 계속해서 B씨의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우편물을 투척했다.
경찰의 경고를 무시하고 스토킹을 이어간 A씨는 12월 28일, 경찰로부터 B씨의 주거지 등에서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하는 '긴급응급조치'를 받았다.
이는 스토킹 가해자의 접근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경찰의 즉각적인 처분으로, 법원의 사후 승인까지 내려진 강력한 조치였다.
하지만 A씨는 이를 비웃듯 이듬해 1월 4일 또다시 정국의 집 근처에 사진과 인쇄물을 두고 가는 범행을 저질렀다. 결국 A씨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주거침입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 "해칠 목적 없고, 추방 예정"…엄벌 탄원에도 집행유예 선처
사건을 심리한 서울서부지방법원 박지원 판사는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의 경고를 받고 석방된 후에도 범행을 저질렀고, 긴급응급조치도 이행하지 않았으며 피해자가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법원은 범행 동기와 피해 정도를 종합적으로 참작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해를 가할 목적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해자가 초인종을 누를 당시 이를 직접 인식하지 못했고, 피고인이 실내 주거 공간(방 안)까지 깊숙이 침입한 것은 아니며, 긴급응급조치 불이행의 정도도 가벼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정적인 감형 사유로 '추방'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약 3개월간 구금되어 있었고, 이 판결이 확정되면 강제로 국외 추방될 것으로 보여 피해자에 대한 재범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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