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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그 뜨거운 사랑 속에, 김도연ㅣw korea 인터뷰

무명의 더쿠 | 06-22 | 조회 수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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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라한 꿈의 경계에서 생 로랑과 함께 마주한 여름날의 신기루.


영화 <도라>로 칸을 찾은 김도연에겐 지금 사랑이 가득하다. 이 영화의 모든 것을 사랑해서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고 싶었던 도연은, 여전히 그 뜨거운 사랑 속에 있다.



<W Korea> 우리, 칸 해변에서도 우연히 잠깐 만났죠? 도연 씨가 ‘깨발랄’ 표정으로 챌린지 영상을 찍고 있을 때. 그리고 몇 시간 후 크루아제트 극장에서 <도라>가 상영했죠.


김도연 
그날 영화는 못 보셨죠?



봤죠. 기립박수 타임 때 울던 도연 씨도 지켜본걸요. 무대인사 때 불어 한 문장을 수줍게 뱉던 모습이 예뻤는데, 뭐라고 한 거예요?


‘Je Suis Très Heureuse(저는 매우 행복합니다)’였나. 사실 뒤에 한 문장 더 있었는데, 어려워서 순간 까먹고 말 못했어요(웃음).



영화 <도라>는 제79회 칸영화제 ‘감독주간’ 섹션의 출품작이었습니다. 정주리 감독은 2014년 <도희야>와 2022년 <다음 소희>에 이어, 발표한 모든 장편영화가 칸영화제에 공식 초청받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죠. 지금 칸을 떠올리면 어떤 장면이 딱 생각나요?


기립박수를 받을 때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옆에 앉은 감독님과 안도 사쿠라 배우가 제 눈에 들어왔어요. 그 순간의 그 장면이 제일 강하게 남아 있네요.



도연 씨가 손수건으로 눈물 훔치던 모습도 기억나요. 팔레 드 페스티벌의 메인 상영관은 아니었지만 극장 규모도 꽤 컸고, 무엇보다 진득한 기립박수에 담긴 진심 어린 호응을 느낄 수 있었어요.


감동에 가까운 눈물이었겠지만, 사실 그 눈물에 담긴 감정이 정확히 뭔지는 저도 잘 몰랐어요. 저는 영화를 보면서부터 이미 울고 있었거든요.



감개무량함 때문이었을까요?


스토리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영화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 ‘도라’와 ‘나미’라는 인물…. 그러니까 그 사랑. 눈물의 이유라 하면 그냥 <도라> 그 자체가 이유였을 거예요. 사실 상영 후 기립박수 속에 있는 경험을 하면서 막 놀랍다는 느낌도 안 들었어요. 영화가 안겨준 감동과 감정에 푹 젖은 상태여서. 박수 소리는 희미하게 들리고, ‘비로소 세상에 나왔구나’, ‘우리가 함께 이 영화를 만들었구나’ 싶었죠.



고등학생인 도라는 원인 모를 피부병에 시달리다 부모님과 함께 바닷가 시골 마을에서 휴양 생활을 시작하죠. 그곳에서 새로운 이웃을 만나며 처음 겪는 감정과 관계에 휩싸입니다. 정주리 감독이 반년 동안 3,000명 정도 오디션을 본 것 같다고 해서 많이 놀랐어요. 오디션은 어떤 과정이었죠?


첫 오디션 때는 발췌 대본을 주셨고, 리딩하면서 얘기를 조금 나누는 정도였어요. 이후 감독님과 대화도 하면서 5차 정도까지 갔는데, 카메라 테스트를하고도 끝이 안 나더라고요.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사실 1차 때였어요. 발췌 대본의 장면을 두고 제가 “도라는 지금 거짓말을 하는 건가요?” 물었거든요. 감독님이 이러셨어요. “도라는 늘 진실만을 얘기해요.” 그 말씀을 듣고 제가 오디션장에서 막 울었어요, 도라한테 너무 미안해서.



이럴 수가. 김도연과 도라가 처음 접점을 가진 순간이었겠네요. 도라는 일단 취약한 소녀입니다. 성정은 젖혀두고, 우선 몸 상태 자체가 정말 그러니까요. 캐릭터에게 접근하는 건 수월했나요?


처음에는 정말 너무 막막했어요. 제 사고방식, 제가 자라온 환경으로는 도저히 도라를 이해하기가 어렵더라고요. 먼 인물로만 느껴졌어요. ‘왜 내가 뽑혔을까? 어떻게 해야 이 아이를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가지고 감독님을 또 만났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저한테서 취약함이 많이 드러난다는 거예요. 그 순간 머리를 얻어맞은 듯 띵했어요. 놀랐어요. 저는 스스로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충격이 드디어 김도연과 도라가 포개지는 찰나였군요?


감독님과 헤어지고 엘리베이터를 탄 순간부터 생각이 밀려오는데, 나는 원래 취약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금세 떠올랐어요. 그런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어느 순간 ‘아니야 나는 강하고 굳건해’라고 믿기 시작한 거죠. 이상적인 상을 만들어낸 거예요. 원래의 나에게 취약한 면도 있다는 걸 인정하고, 인지해야겠다는 깨달음이 들었어요. 그래야 제가 좀 유연해지겠더라고요.



김도연이 생각하는 김도연의 취약한 면은 예를 들면 어떤 모습인데요?


순수함일 것 같아요. 제 입으로 이런 말 하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요. 그 순수함 때문에 힘들어요. 무언가에 크게 영향을 받고, 쉽게 흔들리고. 그런데 그 점이 저는 좋기도 해요. 정말 도라처럼, 순수한 면 때문에 제가 아주 강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감독님은 여러 인터뷰에서 ‘취약하고 아픈 도라가 결국 온전히 회복한 존재로 일어서길 바라며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셨어요. ‘김도연에게서 회복한 이후의 도라를 봤다’는 말씀도 하셨고요. 그 소녀에게서 도연 씨가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은 뭔가요?


사랑. 영화 속에서 도라는 많은 일을 겪고, 무너지기도 해요. 그럼에도 도라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건 사랑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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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족>, <괴물> 등에 출연한 안도 사쿠라가 도라와 가장 중요한 관계를 맺는 인물로 나옵니다. 그녀에게선 뭘 느끼고 발견했어요?


자꾸 궁금해지고, 뭔가 묘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티스틱한 분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리딩 자리에서 처음 만나 별 대화 없이 바로 리딩을 시작했거든요. 그러다 어느 장면에서 눈을 마주쳤는데… 그때 뭔가 딱 통했어요. 그 순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촬영 기간에는 늘 조금의 거리감을 갖고 계셨던 기억이에요. 그게 사쿠라 배우가 의도한 거리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녀 입장에선 제가 먼저 거리를 둔다고 느꼈을 수도 있어요. 서로가 배려하고 조심스러웠거든요.



현장에서 배우들이 슛 들어가기 전까지 서로 장난치면서 릴랙스하는 경우도 있고, 또 의도적으로 혹은 저절로 거리를 두는 경우도 있죠.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우리의 모습이 정말 도라와 나미의 관계 같기도 해요. 참 신기해요. 평행 이론 같달까. 감독님이 캐릭터와 실제로 비슷한 인물을 캐스팅해서 그럴 수도 있어요. 우리는 결국엔 더 가까워졌어요. 칸에서 같이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저한테 이런 말을 해주더라고요. 제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고, 저를 배우로서 보호해주고 싶다고.



안도 사쿠라가 김도연을 보호해주고 싶어 한다니! 뭔가 그녀에게서 엄마로서의 모멘트가 느껴지네요. 두 사람은 영어로 대화하나요?


우리 둘끼리 대화할 때는 거의 영어로 하고, 촬영 현장에서는 통역가가 계셨고요. 사쿠라는 정말 섬세해요. 둘이 얘기하면서 울기도 했거든요. 제가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겪을 상처와 온갖 일들로부터 보호해주고 싶다, 자기가 도움이 되고 싶다고 한 게 기억에 남아요.



그녀와 꽤 쉽지 않았을 장면도 소화했죠. 이 작품을 선택할 때 분명 부담을 느끼고 고민하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그렇다고 하면, 그럼에도 왜, 어떤 결정적 요인 때문에 <도라>를 했는지 궁금해요.


제가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는 도라라는 인물이 막막했지만, 전체 시나리오를 읽은 후 첫 감상은 엄청난 자유로움이었어요. 자유, 해방감 같은 걸 느꼈죠. 그리고 말씀드렸듯이, 사랑. 이 작품을 결심하게 된 큰 이유를 단 한마디로 하면 ‘사랑’일 것 같아요. 저는 <도라> 시나리오를 너무 사랑했고, 감독님을 너무 사랑했어요. 감독님이 표현하고자 했던 도라를 내가 정말 잘 해내고 싶었어요. 그렇게 하는 게 행복했고요. 작품에 너무 빠져들면 좋지 않다는 말을 선배님들한테 종종 들었는데, 이 영화는 완전히 몰입하고 빠져들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냥 나를 기꺼이 내어주고 싶기만 했어요. 부담스러울 장면이 있다는 거,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어요. 불필요한 장면이었다면 저는 감독님에게 말씀을 드렸을 거예요. 하지만 중요하고 필요한 장면이었어요.



<도라> 안에, 그리고 김도연 안에 사랑이 가득하네요. 도연 씨는 영화의 주인공이지만, 아직은 낯설 영화 현장의 관찰자이기도 했잖아요. <도라>와 함께 보낸 여름 현장에서 각인된 순간이 있다면요?


저희 현장에서는 4개 국어가 들렸거든요. 프랑스 스태프와 일본 스태프가 있었고, 영어와 한국어가 있었고. 촬영 감독님이 프랑스 분이었어요. 통역가님은 정주리 감독님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가까운 사이였고요. 두 분의 대화에서 되게 인상적인 대목이 있었어요. 보통 바닷가가 주요 촬영지면, 조수 간만의 차라고 하나요, 그 차이가 심하지 않아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촬영하기가 수월하잖아요. 저희는 여수 금오도에서 촬영했단 말이에요. 바다 상태의 폭이 커서 다들 힘들었죠. 그러다 두 분이 차를 타고 이동하며 바다를 바라보시는데… ‘그래도 도라를 표현할 수 있는 건 이 바다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변화무쌍하고, 섬세하면서 강렬한 바다만이 도라와 맞다고. 그런 감상을 할 수 있는 사람들, 결국엔 시네마라는 세상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작업을 한 거예요. 이번 경험으로 영화에 대한 제 사랑도 확 커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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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계를 돌려보자면 도연 씨에게 더 최근의 일은 아이오아이 재결합이죠. 지난 주말에는 아이오아이 서울 콘서트가 있었고요. 오랜만의 콘서트 경험은 어땠어요?


꿈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반응이 너무 뜨거운 게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음원 차트 1위부터 콘서트 분위기까지, 저희가 예상한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죠.



아이오아이가 9년 만에 재결합해 5월 19일 미니 앨범 <I.O.I : LOOP>를 냈어요. 신스팝 색깔인 타이틀곡 ‘갑자기’가 1위를 찍었고요. 녹음하고 춤추고 노래하는 일, 체감상 예전과 좀 다른 면이 있나요?


저는 단순한 생각으로 이 재결합 프로젝트에 임했거든요. ‘오랜만에 재밌겠다, 다시 모이는 거 의미도 있다’ 정도였어요. 그런데 막상 다시 활동하려니까 자꾸 이질감이 드는 거예요. 그 느낌 때문에 처음엔 스트레스를 좀 받았어요. 화면으로 보이는 내 모습이 낯설고. 제대로 못하는 것만 같고. 아마 다시 아이돌로 돌아가는, 적응하기 위한 과정이었나 봐요. 어느 순간부터는 ‘그래, 나 이렇게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라고 딱 알겠더라고요. 콘서트 무대에 오를 즈음엔 이제 적응이 다 되어서 온전히 즐길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깨달았어요, 좀 힘을 빼고 살아도 되겠다는 걸. 나는 항상 강할 필요도 없고, 순수한 상태 그대로여도 좋겠다고.



무대에 서는 뮤지션의 삶에서 배우의 삶을 시작한 이후, 스스로 좀 달라지기 위해 애썼던걸까요. 어린 나이를 벗어나는 과정이어서 변화가 생겼을 수도 있고요.


아이오아이 활동을 워낙 어렸을 때 했잖아요. 멤버들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그동안 혼자서 어떻게든 치열하게 일해왔어요. 배우 활동을 시작한 이후엔 어른스러워야 한다, 성숙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휩싸인 것 같아요. 원래는 애교도 많았는데 좀 무뚝뚝해졌고요. 그러면서 제 원래 모습, 순수했던 모습이 점점 가려졌나 싶어요. 예전에는 아이오아이 언니들한테 아기처럼 굴면서 애교도 잘 떨었거든요.



멤버 수가 워낙 많잖아요. 재결합 활동 전까지, 전원이 모여 얼굴 보기는 쉽지 않았겠어요.


저희는 크리스마스 때 다 같이 모인다든지, 그런 식으로 종종 만나긴 했어요. 단톡방도 활발하게 돌아갔고요. 이제 언니들 곁에 자주 있으니까 전처럼 밝고 크게 웃고, ‘깨발랄’ 모습도 나오고 그러는 거죠. 다시 저로 돌아온 기분이라 너무 좋아요. 많은 깨달음을 얻은듯해요. 지금 타이밍에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된 이유가 다 있는 것만 같고.



칸영화제 초청과 그룹 재결합 활동, 너무 큰 화두 두 가지가 한 시기에 겹쳐 일어났네요.


최근 저에게 스펙터클한 일이 동시에 벌어진 거죠. 칸에서 돌아오자마자 방송 녹화를 하러 갔어요. 바로 어제까지 계속 달렸어요. 6월에 아시아 투어까지 마치고 7월이 되면 그제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하고 찬찬히 복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콘서트 전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하루 시간을 내서 카페에 오래 앉아 있었거든요. 가만히 앉아 생각하거나, 글을 쓰거나. 저는 소소한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힐링이 되더라고요. 그런 하루만으로도 제법 스트레스가 풀려요.



<도라>가 올해 안에 개봉하길 바라지만, 아직은 시기를 특정할 수가 없다죠. 영화가 개봉하면 어떤 반응이 있을 거라 예상하세요?


의견이 분분할 것 같아요. 깊게 공감하는 관객도 있겠고, 좋아하지 않는 관객도 있겠고. 저는 <도라>가 아주 인간적인 영화라고 생각해요. 따뜻해서 인간적인 거 말고요. 어떤 판단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요. 영화 속 어떤 모습이든 그냥 다 우리 인간이 가진 모습이에요. 그걸 관객이 어떻게 느낄지… 다양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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